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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금리 인상과 글로벌 타이트닝 시대 - 엔·유로 '들썩'… 국내 금리는?
美 FRB 버냉키 의장 0.25% 포인트 인상, 추가 상승도 강력 시사
한국도 영향 예상… 기업실적 악화 등 맞물려 증시에 악재 우려



/ 연합뉴스

3월28일 열렸던 미국의 연방준비은행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융시장에서 진작에 예상하였던 대로 달러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사실 전임 연방준비은행(FRB)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 시절이었더라면 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달러 금리를 인상하였더라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린스펀 의장은 2004년부터 무려 13차례에 걸쳐 매번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릴 때마다 달러 금리를 꼬박꼬박 인상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었던 터.

하지만 이제 그린스펀 의장은 물러가고 벤 버냉키가 신임 연방준비은행 의장으로 취임한 상황이므로 이를테면 새 시대가 도래한 셈.

신임 버냉키 의장의 행동이나 발언 하나하나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었고, 그러기에 이번 연방준비은행의 공개시장위원회는 그가 주재한 첫 회의라는 점에서 특별히 관심을 끌었다.

현재까지 시장에서는 버냉키가 무난하게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방준비은행 의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임 그린스펀 의장은 경기상황이나 혹은 정책방향에 대하여 직설적인 언급은 피하고 마치 ‘선문답’과 같은 애매모호한 발언을 하기 일쑤였기에, 금융시장 분석가들은 대체 ‘그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해석하느라 골머리를 썩여야 하였다.

그러나 이와 달리 버냉키 의장은 의회에서의 증언이나 강연회 등 각종 연설에서 직설법을 구사함으로써 최소한 그 의미가 무엇인지 해석하느라 고심해야 하는 부담은 주지 않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시장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버냉키가 이번에 ‘직설적’으로 표현하였듯이 FRB는 미국 경기에 대하여 여전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아울러 인플레이션 압력도 다소 우려하는 시각을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이전까지 공개시장 회의가 끝난 이후 나온 발표문에 어김없이 들어있던 “인플레가 완만한 수준이다”라는 표현이 이번에는 삭제되어 있어 주목된다. 이는 결국 달러 금리가 올해 안에 더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은 비단 달러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작년만 하더라도 그린스펀 의장이 주도하였던 달러 금리 인상 러시에 비하여 유로화 혹은 엔 등의 금리는 거의 인상되지 않았다.

그 결과, 달러화의 환율은 작년 연초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한 바와는 달리 작년 내내 강세를 보이기도 하였던 것.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달러 금리는 물론이고, 엔이나 유로 등의 다른 글로벌 통화들의 금리도 덩달아 들먹거리고 있다.

먼저 유로를 보자. 금융시장에서는 유로화의 금리를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경기회복과 또한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JP모건 체이스와 UBS 등 주요 투자은행 등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비롯하여 블룸버그, 마켓뉴스인터내셔널(MNI) 등의 금융전문 언론매체들은 유로화의 기준금리가 올해 안에 최소한 두 차례 이상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속속 발간하고 있다.

거기에 의하면 올해 연말 금리 기준, 유로화의 금리는 3.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정책을 담당하는 당국자들도 유로화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하여 부인하지 않고 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론적 차원의 중립 금리 수준을 논하지는 않을 것이며, 유럽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을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가안정을 위하여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유럽중앙은행의 금융정책위원들 중에도 인플레 압력에 맞서기 위하여서는 금리정책을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매파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래저래 유로화의 금리는 올해는 꾸준한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유럽중앙은행은 작년 12월과 올해 3월2일에 유로화의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하였다. 그 결과 현재 유로화의 기준금리는 2.5%를 기록 중이다.

일본은행 제로금리 정책 포기 방침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금리인상 움직임이 뚜렷하다. 3월 초에 열렸던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 결과, 일본은행은 이제까지 과거 5년 동안 견지해왔던 통화완화 정책, 즉 소위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한다고 선언하였다.

이제까지 일본은 10년 장기불황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듯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일본의 중앙은행도 금리를 거의 제로수준으로 유지하는 통화팽창 정책을 유지해왔다.



▲ 버냉키 FRB 의장 / 로이터


그러나 경기가 최근 완연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데다 인플레이션이 강화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 일본은행으로서는 언제까지나 제로금리 정책에만 매달릴 수 없다. 결국 일본은행은 아직은 선언적인 의미에 불과하지만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따라서 이제 문제는 언제쯤 실제로 일본의 금리가 인상될 것이냐는 쪽으로 모아진다. 금융시장에서는 아직 일본의 금리가 당장 인상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부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섣부른 금리인상이 가져올 경기후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고, 그러기에 일본은행으로서도 그런 리스크를 안고 금리를 당장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미 정책의 방향을 제로금리 포기, 금융완화 정책 전환으로 설정한 만큼 이제 일본의 금리인상은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시간’의 문제로만 남은 셈. 금융시장에서는 대체로 올해 안에는 일본은행이 0.25%포인트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올해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일본 등이 잇달아 금리를 인상하는 소위 ‘글로벌 타이트닝’ 시대에 돌입한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단순히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일로 다가온다.

다른 나라가 금리를 올렸다고 우리가 반드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법은 없으나, 그만큼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압력을 받을 것은 당연한 일. 국제적인 금리인상 추세가 바로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노릇인 것이다.

전임 한국은행 총재였던 박승 총재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금리격차는 국제적인 자본의 이동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며, 또한 환율결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변수이다.

특히 다른 나라의 금리가 인상되는데, 우리나라의 금리는 오르지 않은 채 그대로 머물러 있다면 자칫 높은 수익률을 좇아 국제금융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이 실제로 금리를 인상한다면, 이제까지 낮은 금리를 이용하여 ‘캐리 트레이드’의 자금줄이 되었고, 이에 따라 이머징 마켓 등 세계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엔 자금이 일거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위험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의당 우리나라의 증시도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가계 이자부담 증기, 경기 위축 우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우리나라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문제가 많다. 당장 개인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올라 가계에서 이자부담이 늘면 가계 소비가 줄고 이에 따라 경기를 위축시킬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금리가 인상될 경우 기업실적 악화를 초래하여 역시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예견된다.

물론 일본의 경우, 당장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낮으므로 우리도 다소 시간을 벌 수 있는 데다, 미국도 달러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위안이 되긴 한다. 그렇더라도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금리가 내리기보다는 오를 공산이 훨씬 크다.

주식시장이나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된다.



입력시간 : 2006/04/05 10:27




김중근 한맥레포크선물 수석 이코노미스트 elliottwav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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