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입춘에 결혼 시장 최대 호황, 특급호텔도 차별화로 선남선녀 잡기 경쟁

▲ 롯데호텔 웨딩홀.
올해는 입춘(入春)이 두 번 들어 있다는 쌍춘년. 음력으로 2006년(丙戌年)은 양력으로 2006년 1월 9일부터 2007년 2월 17일까지인 데 그 사이에 절기인 입춘이 두 번 들어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이 두 번이나 있기 때문에 길(吉)하다고 보는 2006년 결혼 시장도 뜨거운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올해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려는 선남선녀들을 잡기 위해 웨딩 업체들 사이에 불을 뿜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대표적인 고급 결혼 예식홀로 손꼽히는 호텔 웨딩홀은 물론 대기업, 홈쇼핑, 백화점 등까지 업종을 불문하고 웨딩 고객 유치전은 치열하다.

특히 연회홀을 갖춘 호텔들의 웨딩 고객들을 잡기위한 노력은 눈부시다. 서울 도심의 특급호텔인 소공동 롯데호텔은 지난달 연회장 바로 옆 룸에 웨딩 센터를 오픈, 웨딩 사업에 본격 팔을 걷어붙였다.

120평의 널찍한 공간에 3개의 웨딩 상담실과 신부대기실 등을 갖춘 웨딩 센터는 LCD 프로젝터를 통해 동영상, 웨딩 전용 홈페이지 및 여러 가지 비주얼 자료를 고객이 직접 보면서 연회장, 식사, 무대 디자인, 웨딩 스타일에서부터 소소한 웨딩 아이템까지 선택 할 수 있도록 한 공간. 고객이 선택한 아이템들을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예상 경비까지 추정해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재 마케팅과장은 “특히 그레이 톤의 모던하면서도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와 장식은 결혼을 앞둔 신부들에게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해 주도록 했다”고 소개한다.

특히 롯데호텔은 웨딩 프로듀서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 10년 경력을 갖춘 3명의 베테랑 웨딩 프로듀서들이 고객이 꿈꾸던 웨딩을 만족감 있게 설계해 주도록 하는 등 웨딩 사업에 전례없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테마 컬러로 웨딩을 연출하는 컬러 웨딩, 파티처럼 다 함께 즐기는 파티 웨딩, 레스토랑을 빌려 캐주얼하고 오붓하게 진행하는 레스토랑 웨딩 등 신세대 신랑, 신부를 겨냥한 감각적인 맞춤식 테마 웨딩 연출도 새롭게 선보였다.

▲ 메리츠타워 내 예식홀 엠아모리스홀.

서울 역삼동의 GS타워내 예식홀인 아모리스홀을 운영하는 LG계열의 아워홈도 웨딩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000여 명 수용 규모의 아모리스홀은 많은 하객들을 수용하는 고품격 웨딩 장소로, 추가로 강남역 메리츠타워에 들어선 600여명 수용 규모의 엠아모리스홀은 소수 맞춤형 테마결혼식장으로 특화했다.

웨딩 컨설팅 협력사인 메리앤과 함께 컬러맞춤형 웨딩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아워홈은 신부가 고른 색상과 컨셉트로 컬러와 꽃장식, 테이블 클로스 등을 치장하는 테마 웨딩 상품에 판촉을 집중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로 이름난 듀오도 웨딩 사업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웨딩 컨설팅을 별도 사업부로 신설한 듀오웨딩이 만만치 않은 실적을 올리며 웨딩 컨설팅 업계의 강자로 부상한 것.

결혼 적령기에 든 고객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두툼하게 갖고 있는 데다 컴퓨터로 모든 것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듀오웨딩만이 가진 힘의 원천이다.

손혜경 웨딩사업부 본부장은 “20여 명의 웨딩플래너가 이 시스템을 공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최신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스케줄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소개한다.

듀오웨딩은 올 1분기 컨설팅 성사 건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0%나 느는 등 올해도 웨딩 컨설팅 분야에서 선두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미 올해 웨딩 시장의 호황을 겨냥한 듯 지난해 로비와 그랜드볼룸 개보수를 마친 신라호텔은 ‘명품 웨딩’이란 타이틀을 강조, 하이엔드 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최고급 명품 혼수를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신라 명품 아케이드를 완비한 것을 비롯, 뷰티 부분을 아우르는 겔랑 스파, 연회 메뉴의 대대적인 개편, 디자인 전공자와 웨딩 부분 베테랑으로 구성된 ‘웨딩 디자인팀’의 구성 등은 국내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원스톱 명품 웨딩’ 서비스라고 신라호텔측은 주장한다.

또한 신라호텔은 영국 왕실 전용 플라워 브랜드이자 아티스트인 폴라 프라이크를 영입, 웨딩 컨설팅 역할을 담당토록 하는 등 웨딩 사업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탤런트 김민에 이어 신동엽과 자우림의 김윤아, 송선미 등의 연예인 결혼식을 유치한 것도 성과물로 꼽힌다.

케이블TV 홈쇼핑 업체인 CJ홈쇼핑도 웨딩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홈쇼핑을 통한 혼수 시장을 겨냥, 2003년 ‘디어 포 웨딩’이란 브랜드로 웨딩 컨설팅을 시작한 CJ홈쇼핑은 6월 삼성역 근처에 들어서는 광고문화회관에 직영 웨딩홀 예식장까지 갖출 예정이다. 기존 웨딩 컨설팅 사업에 이제는 예식홀까지 구비, 본격적인 웨딩 서비스의 틀을 마련한 셈.

CJ홈쇼핑 김형태 대리는 “예식홀 마련은 웨딩 사업을 더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결혼을 위해 종합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은 평생 고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웨딩 사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