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년 만에 비약적 성장, 나스닥 상장으로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

▲ 뉴욕 맨허튼의 나스닥 전광판에 G마켓 상장을 알리는 글이 떠있다.
지난 6월 29일 나스닥에서는 G마켓(GMKT) 주식의 거래가 시작됐다.

국내 온라인 쇼핑업체 사상 처음으로 나스닥에 상장된 G마켓 주식은 주당 15.25달러에 911만9,565주가 공모됐다. 6년 전 인터파크의 작은 사내벤처인 ‘구스닥’에서 출발한 G마켓의 비즈니스모델이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순간이었다.

온라인 업계의 신데렐라… G마켓

G마켓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 업계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부동의 1위였던 옥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거래규모와 점유율 모두 초고속성장이라고 할 만하다.

거래 규모의 경우 2004년 2,2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800억원으로 5배 가량 커졌고 2004년 말 4.8%선이었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14.4%로 크게 높아졌다. 올 1분기에는 점유율 14.9%로 옥션(12~13%)을 앞선 것으로 추정된다.

방문자 수도 지난 5월 1,750만 명으로 경쟁자인 옥션(1,710만 명)을 따돌린 것은 물론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포털사이트를 추격할 정도로 급신장하고 있다.

2003년만 해도 시장점유율 1% 선 안팎이었던 G마켓은 2004년부터 서서히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해 말 야후가 G마켓의 지분 10%를 인수하면서 주주가 됐기 때문. 당시 야후의 주식인수가는 6,000만 달러. 이는 주당 67만원 꼴로 야후는 당시 액면가 5,000원이었던 G마켓 주식이 130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셈이다.

G마켓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9월부터 나스닥 상장 준비를 시작, 올 6월 상장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6월 중순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을 순회하며 가진 로드쇼에서 투자희망금액(3조원)은 총 공모액의 20배를 상회할 정도였다.

코스닥 상장 대신 절차가 복잡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 이유와 관련, G마켓 재무담당 이덕준 전무는 “G마켓의 비즈니스 모델이 국제적으로 공인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추진했다”며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나스닥 상장을 통해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G마켓은 이번 상장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840억원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영문 사이트를 개설하고 내년까지 일본 진출, 이후 미국과 중국 진출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낮은 진입장벽, 다양한 서비스가 성공비결

G마켓의 성공요인으로는 야후가 관심을 기울일 정도로 차별화한 비즈니스모델의 개발과 온라인 쇼핑몰의 주 이용자인 젊은 세대들의 흥미를 끄는 서비스 제공, 조직의 신속한 의사 결정 등이 꼽힌다.

온라인 쇼핑몰의 수익모델은 G마켓 이전만 해도 옥션과 같은 경매거래가 주도했지만 G마켓은 ‘고정가 중심거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정가 중심거래는 판매자에게는 위험부담을 줄여줬고, 구매자는 경매종료 시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돼 ‘쇼핑의 기회비용’을 줄이게 되는 윈윈효과를 발휘했다. 특히 기다리기보다는 즉시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에게 크게 어필했다.

옥션과 달리 진입장벽을 크게 낮춘 것도 특징. 등록수수료를 없애고 판매수수료를 낮게 책정했다. G마켓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옥션도 결국 1,000원 이상이었던 등록수수료를 3분의 1이상 낮추고 품목과 수량에 차등 적용하던 수수료를 300원으로 고정했다.

구매자와 함께 온라인 쇼핑의 양대축을 이루는 판매자들에 대한 전략도 독특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해 7월 가수 이효리를 내세워 대박을 터뜨렸던 스타샵이다.

오픈마켓의 개별적인 판매자들이 이효리와 같은 인기스타를 광고모델로 쓴다는 것은 통상 불가능하지만 G마켓은 각 판매자들로부터 일정금액의 G캐시(G마켓 내에서 현금과 동일하게 쓰이는 광고비)를 십시일반으로 각출해 광고비를 마련하도록 했다.

스타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높은 관심과 거액 투자를 할 수 없는 소규모 판매업자들의 이해를 절묘하게 연계시킨 아이디어로, 이효리 스타샵에서 2만원에 팔렸던 크롭팬츠는 한 달 동안 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밖에도 한 판매자의 판매물품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판매자 미니숍’ 도 판매자 우대전략의 일환이었다. 뿐만 아니라 판매자들의 경쟁을 유도한 전략도 효과를 거뒀다.

물건의 도착 및 지연 정도, 반송 비율 등 판매자들의 거래와 신용도를 종합해 ‘상품노출’ 비율과 ‘대금출금기일’ 등에 차이를 둬 결과적으로 판매자들이 앞다투어 소비자들을 위해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이벤트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절히 반영한 서비스들도 성공적이었다. 자신이 주문한 물건의 배송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물품위치 확인서비스’ , 쇼핑중 클릭했던 상품을 화면 오른편에 5개씩 자동으로 정렬해주는 ‘내가 본 물건’ 코너 등도 모두 G마켓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였다.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흥정을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한 ‘흥정하기’ 시스템은 쇼핑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도입한 아이디어로 “가장 즐겁고 재미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겠다”는 G마켓만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낮은 수익률, 신생업체들의 도전극복이 관건

물론 G마켓의 앞날에 희망적인 것만 아니다. 거래액에 비해 낮은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올 1분기 G마켓의 수익은 19억원 대로, 옥션(71억원)에 비해 3분의 1수준에 불과했기 때문. 완벽하지 않은 안전 거래의 문제, 근절되지 않는 짝퉁 거래의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구영배 G마켓 사장은 옥션과의 순익차이에 대해 “물품등록비 매출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며 “옥션에서는 실제로 거래되지 않는 물품이 등록되는 비율이 높아 등록비 매출이 상당수 발생하지만 G마켓은 그렇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는 상담서비스와 연계된 광고, 금융 광고 등을 강화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 매출 283억원 · 순익 19억30만원
· 작년매출 703억원 · 당기순이익 51억

이왕구 기자



인터뷰 / 구영배 G마켓 사장
"글로벌 성장성 고려, 나스닥 직상장"
"우리의 경쟁상대는 세계 시장" 해외진출에 강한 자신감

▲ 구영배 G마켓 사장

"토종 기업 G마켓을 이베이나 아마존 같은 세계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 www.gmarket.co.kr)의 구영배 사장은 5일 나스닥 상장 및 해외진출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G마켓의 경쟁상대는 국내 기업이 아니다. 회사 설립 때부터 세계 시장을 보고 회사를 발전시켜왔다"며 "조만간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G마켓은 지난달 말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해 거래를 시작했다. 2004년 12월 오크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2005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해왔다.

구 사장은 "지금 당장은 1등 기업의 프리미엄이 큰 코스닥 시장에 등록하는 게 나스닥 상장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향후 글로벌 확장성 및 편의성 면에서는 나스닥 상장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나스닥 시장에서는 현재의 1등보다는 기업이 성장성이 큰 프리미엄이 되는 만큼 G마켓의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나스닥을 통한 기업공개로 현재 G마켓은 840여 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 영문 버전의 웹사이트를 오픈해 지역과 언어기반을 대폭 확장해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한류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일본 시장 진출 계획"

구 사장은 "현재 글로벌 사업팀을 구성해 해외진출의 타당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의 경험을 단시간에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일본 시장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경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사장은 또 "중국은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대처해 진출할 것"이며 "미국의 경우 M&A 등을 통한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기업 이베이가 진출했다가 철수한 일본이나 지지부진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국 진출에 G마켓이 성공한다면 세계적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적으로도 치열한 온라인 쇼핑몰 시장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에서 단시간에 선두권에 올라선 경험과 열정이 글로벌 사업의 원동력이다.

구 사장은 "경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바로 성공에 대한 강한 열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지적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의지입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그렇고 직원들에게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정신을 가지라고 강조합니다. 그런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성취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날 것입니다."

구 사장은 이어 "최대한 합리적인 사고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공정한 방식으로 성취를 인정 받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라며 "국내 업계 1위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도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현정 기자


이왕구 기자 fab4@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