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RX400h 본격 판매, 한국인의 낮은 인지도 등이 걸림돌

▲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한 달에 20대 이상 팔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토요타자동차가 9월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렉서스 RX400h’를 본격 판매하기로 하면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카 붐이 얼마나 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97년 처음 선보인 하이브리드카는 그동안 해외 언론을 장식하며 차세대 친환경자동차로 주목받아 온 것이 사실. 상대적으로 아직 자동차 배기가스나 대기오염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규제가 미흡한 국내 시장에는 뒤늦게 발을 내디딘 셈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8만여 대가 팔려 5년 만에 시장이 10배나 성장했다. 올해는 28만대가 팔릴 것으로 토요타는 예상한다. 지금까지 팔린 자동차 숫자는 75만여 대. 한해 전 세계에 팔리는 자동차가 6,700여 만대로 집계되는 것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치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시판될 하이브리드카 ‘렉서스 RX400h’의 가격은 출시 전까지는 비밀이다. 토요타측은 민감한 부분이랄 수 있는 가격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반 가솔린 엔진을 단 ‘렉서스 RX400h’의 국내 소비자가가 6,96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비쌀 것임은 분명하다. 또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도 한국 판매가가 관세와 부대비용 등을 감안, 좀 더 비쌀 것으로 전망된다.

비싼 만큼 하이브리드카는 더 나은 연비를 매력으로 내세운다. 렉서스 RX400h의 연비는 리터당 13~14km로 가솔린의 7.9km보다 더 멀리 달릴 수 있다. 이는 미국에서 측정된 수치지만 국내에서도 엇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해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것이 붐 확산에 걸림돌이다. ‘어, 하이브리드카가 정확히 뭐에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온다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왜 필요하지?” 라는 질문이 아직도 쉽게 나오고 있는 것. 토요타는 이 벽에 먼저 맞닥뜨려야만 한다.

또 미국에서는 영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친환경차를 탄다는 것을 이미지로 내세울 만큼 환경에 민감하지만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은 아직까지는 환경에 무관심한 편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카가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국내에서 외제 고급차를 사는 소비 계층이 연료 절감 부분에 얼마나 매력을 느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판매 대수를 떠나 토요타는 앞으로 한국에서도 전에 비해 강화될 배기가스 규제 등과 관련해서 선점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즉 토요타의 진출이 없다면 한국 정부는 현대, 기아 등과만 법규나 정책을 협의할 것이지만 토요타 등 외국 자동차 업계의 입장도 감안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하이브리드카의 상륙으로 외국에 비해 뒤처진 배기가스 규제가 앞당겨지고 상대적으로 기술이 앞선 외국 업체가 시장을 파고드는데 더 유리해 질 수도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정성상 영업이사는 “하이브리드카 렉서스 RX400h 모델은 개발된 지 얼마 안 되는 신차종”이라며 “토요타는 친환경 측면에서 하이브리드가 중심에 서는 기술로 확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토요타측은 내년부터 렉서스 전 모델에 걸쳐 하이브리드카를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