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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국내 벤처기업들과 갈등
휴대폰용 동영상 솔루션 탑재한 칩 공급 확대
벤처사들 "독점 지위 이용해 횡포" 공정위 제소… 퀄컴 "기술 진화일 뿐"



국내 휴대폰에 채택된 CDMA 원천기술 보유 회사인 퀄컴이 휴대폰용 동영상 솔루션을 탑재한 칩을 공급하면서 최근 국내 벤처 기업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종전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을 공급하던 벤처 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며 공정위에 제소하는 등 반발하고 있고 퀄컴 측은 ‘기술 개발의 진화 과정’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

양측의 갈등이 불거지게 된 계기는 퀄컴이 최근 휴대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칩셋에 미들 웨어인 ‘QTV멀티미디어 솔루션’ 탑재를 확대하면서부터다. 즉 퀄컴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휴대폰용 칩셋과 이 솔루션을 함께 판매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미들 웨어란 칩셋이라는 하드웨어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주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모듈. 이번에 문제가 된 QTV멀티미디어 솔루션은 휴대폰에서 각종 동영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재생과 다운로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퀄컴이 이 솔루션 개발과 탑재를 본격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 LG전자의 LG3100 휴대폰 모델을 시작으로 본격 상용화돼 지금은 거의 전 모델에 공급되고 있다.

QTV멀티미디어 솔루션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당장 피해를 입게 된 측은 관련 벤처업체들. 그간 관련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이들 회사에 판매해 오던 벤처업체들은 “영업에 치명타를 맞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퀄컴이 이 솔루션 판매를 시작한 이후로 국내 관련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전 관련 업체만 해도 대여섯 군데가 됐는데 지금은 2개만 남은 상태. 네오엠텔, 엠큐브웍스, 바로비젼, 픽스트리는 관련 사업을 모두 축소했다. 영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업체는 넥스트리밍과 씬멀티미디어 2곳뿐.

때문에 두 회사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퀄컴을 상대로 제소를 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게 된 것은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우선 “퀄컴이 공정거래법상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한다. 퀄컴이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베이스밴드 칩셋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칩셋 위에 올려지는 미들웨어인 QTV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은 다른 솔루션 사업자들의 사업행위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퀄컴의 ‘연매 행위도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퀄컴이 QTV 멀티미디어 솔루션을 구매한 사업자들에게 미디어플레이어 등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소스코드와 함께 무료로 제공하면서 경쟁사업자들을 시장에서 쫓아내고 있다는 것. 이미 멀티미디어 관련 응용 애플리케이션에서 퀄컴의 시장점유율은 100%에 가깝다.

이들 업체는 크게 이들 2가지 문제점으로 볼 때 “하드웨어인 칩 부문에서 출발한 퀄컴의 독점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응용 어플리케이션까지 통째로 이어지고 있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퀄컴은 이런 갈등에 대해 ‘기술 개발의 발전단계에서 일어나는 커다란 흐름의 일환’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기존 칩셋에 새로운 부가적인 기능을 추가하면 그만큼 비용이 축소되고 기능이 향상되는데 굳이 외부의 기술이나 사업자의 제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

때문에 퀄컴은 이번에 문제가 된 QTV멀티미디어 솔루션도 더 업그레이드된 칩셋을 개발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로 여기고 있다. 특히 휴대폰이 날로 작아지고 고성능이 돼가는 현실에서 칩셋도 그에 부응해 더 나은 제품을 공급해야 할 과정에서 갈등은 어차피 거쳐야 할 통과의례라는 것이다.

하지만 퀄컴은 대외적으로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몰아 부치는 양상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에 갈등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예전에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테스팅을 하던 협력업체들이고 일부 업체는 퀄컴이 로열티를 지불하던 곳이다. 때문에 이들 벤처업체들이 주장하는 ‘끼워팔기’나 ‘번들 판매’라는 용어에 대해 퀄컴은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번들로 일부 제품을 판매해 문제가 됐던 경우와는 다른 ‘칩셋 기술의 업그레이드’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엇갈리는 주장에 대해 공정위는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퀄컴측은 “공정위로부터 제소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 정확한 사항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퀄컴코리아 사무실을 방문해 이번 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휴대폰 동영상 관련 기술 시장은 올해 연간 1,000억원에 달하며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많다. 특히 휴대폰에서 동영상 기술이 보편화되고 날로 고성능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시장은 몇 배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국내 벤처업체들은 “앞으로 커나갈 황금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나가게 될 지도 모른다”면서 “유망한 시장을 그저 손을 놓고 바라만 봐야 하는 입장이 돼버렸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반대로 퀄컴측은 “날로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자의 요구가 확대되는 정보통신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않으면 퀄컴 역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위기 의식에서 퀄컴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2/26 13:05




박원식차장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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