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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재테크, 장애물은 '정보 부재'
재무 전문가 장우 씨의 '새해 재산불리기' 조언
주변의 말 쉽게 믿어 묻지마 투자 잦아… '재무 주치의' 둘 만



장우 국제공인재무설계사. 박철중 기자


“경제가 어렵다 해도 웬만한 가정에선 주말 여행이나 외식, 중형 자동차, 백화점 세일 기간의 쇼핑 등을 쉽사리 포기하지는 않죠. 이는 전반적인 삶의 질을 추구하는 쪽으로 한국인의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징표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정에서는 소비생활을 할 수 있는 재원이 한정돼 있어요. 바로 그 때문에 가정경제의 주도권을 가진 주부들이 이제는 재테크를 할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개인재무 컨설팅 전문회사 케이리치(www.krich.co.kr)의 장우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는 ‘아줌마 재테크’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를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에서 찾았다. 풍요의 시대, 소비의 시대에 주부들도 더 이상 허리띠만 졸라매는 식의 과거 알뜰 주부상에만 머무를 수는 없게 됐다는 것.

특히 중산, 서민층 가정 주부의 재테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적은 수입으로 가정을 윤택하게 꾸려나가려면 이를 효과적으로 불리는 방법밖에 다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에 비유하자면 적은 자원을 투자해 최대의 산출을 이끌어내는 투자효율성 극대화 노력인 셈이다.

'무조건 알뜰'이 미덕은 아니다

주부 재테크의 첫걸음은 ‘소비 통제’다. 이는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게 아니라 불요불급하게 새나가는 지출을 줄여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통상 개인 재무설계 컨설팅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소비성향 분석부터 하는데, 이때 세금, 공과금 등의 불가피한 고정지출 외에 용도가 불분명한 변동지출부터 저축으로 돌리도록 권한다는 게 장우 CFP의 설명이다.

재원이 확보됐으면 다음 단계는 적절한 투자처를 찾아 이를 불려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주부들은 투자 단계에서 ‘수익률 환상’을 좀체 떨치지 못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주부 고객들과 상담하다 보면 연 20~30% 수익률을 보통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아요.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돈을 벌었다는데 나라고 안 될 게 있느냐는 식이죠. 이런 과도한 기대는 2000년 안팎에 불었던 주식 광풍 이후 우리 사회에 자리잡은 그릇된 대박 심리가 주범이에요.”

여기서 장우 CFP는 ‘합리적인 기대 수익률’에 대해 한마디 했다. 가령 10년 동안 자산을 2배로 늘리고 싶다고 하자(이 정도면 꽤 높고 건실한 목표다). 이때 필요한 연 수익률은 복리 기준으로 7.2% 정도면 된다. 만약 연 수익률이 10%라면 2배의 자산을 가지는 데는 8년밖에 안 걸린다.

반면 많은 주부들이 욕심을 내는 연 수익률 30%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불과 3년 만에 자산이 2배로 는다. 또한 30% 수익률을 10년 동안 계속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10년 뒤에는 자산이 13배로 불어난다. 환상적인 투자 성과지만 말 그대로 ‘환상’에 불과하다.

“수많은 투자 정보를 갖고 또한 엄청난 고뇌를 하는 일급 펀드매니저도 연 수익률 15%를 달성하는 건 어쩌다 한번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초보 투자자들인 주부들이 애초부터 20~30%의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게 말이 됩니까. 세상에 공짜 점심은 결코 없습니다. 기대 수익이 크면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게 투자의 원리예요.”

평소 장우 CFP는 고객들에게 거치식 투자냐 분할 투자냐에 따라 7~9%의 수익률을 합리적인 목표로 제안한다고 한다. 그 이상으로 목표를 높여 잡을 수도 있겠지만 고객의 잠재적 위험을 모른 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거액 자산가가 아닌 평범한 가정 주부들의 경우 잘못된 투자를 하게 되면 어렵게 일군 재산을 한순간에 날릴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진심 어린 충고다.

“투자의 첫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은 바로 리스크 관리”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부분 주부들은 대박 환상 못지않게 정보가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요즘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각종 투자 상품을 접해 ‘각론’에 강한 주부들이 크게 늘어났으나 경제 전반과의 연관성을 읽는 ‘총론’에 능한 주부는 여전히 극소수라는 게 장우 CFP의 진단이다.

“경제라는 큰 숲을 볼 줄 모르는 상태에서 주변의 ‘아줌마 오피니언 리더’에게 들은 몇 가지 단편적 정보 등을 토대로 ‘묻지마 투자’를 하는 주부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뭐가 돈 된다더라 하면 우르르 몰려가는 쏠림 현상이죠. 그럴 경우에는 돈 버는 확률보다는 잃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올바른 투자 안목을 기르려면 사람들을 현혹하는 선정적인 정보부터 먼저 가려낼 줄 알아야 합니다.”

주부들의 정보 부재는 주부들 스스로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애들 키우랴, 살림 챙기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판에 경제 공부를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10억 만들기’니 ‘대박 비결’이니 하는 류의 선정적인 문구로 포장된 재테크 서적에 눈길을 뺏길 정도일 뿐이다.

투자의 원칙은 꼭 지켜야

사실 이 같은 사정은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많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들 국가에서는 개인들의 재무상담과 재무설계를 전문적으로 해주는 개인재무 컨설팅 시장이 성숙돼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개인 자산관리 시장이 커지면서 케이리치처럼 재무컨설팅 서비스를 해주는 전문회사나 기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주부 스스로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안목을 기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식견과 덕목을 갖춘 전문가를 자신의 ‘재무 주치의’로 두는 것도 하나의 바람직한 방법이죠. 그 과정에서 주부들도 자연스레 경제를 보는 눈과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체득해 나갈 수 있습니다.”

재테크에 나선 주부들에게 장우 CFP가 건네는 조언이다. 혼자서 시시각각 급변하는 경제 흐름과 복잡다단한 경제 원리를 다 깨우치기에는 주부들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와 함께 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립적인 의사결정까지 몽땅 맡겨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는 결국 내가, 나를 위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우 CFP가 평소 고객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투자 원칙을 반드시 지켜라”는 것이다. 아무리 적은 돈일지라도 분산 투자를 하라, 선정적이고 귀에 솔깃한 정보일수록 재고하라, 설령 3~5년 내에 큰 성과가 안 나더라도 장기 투자는 결국 이익을 낸다 등이 대략적 내용이다. 언뜻 기본적인 수준의 권고 같지만 투자의 핵심은 역시 ‘기본’을 지키는 데 있다는 게 그의 확고한 믿음이다.

“주부들이여, 투자의 기본으로 돌아갑시다!” 새해 황금돼지 꿈에 부푼 주부재테크 전사들에게 그가 힘차게 외치는 구호다.



입력시간 : 2006/12/27 16:07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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