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 기반 블로그 시대 본격 열려휴대폰 영상통화 상반기 전국 서비스 … PC 시장은 침체 못 면할 듯

올해 정보기술(IT) 분야는 신기술의 등장보다 기존 기술과 서비스의 확장과 진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인터넷은 웹 2.0으로 진화하고 이동통신은 휴대인터넷(와이브로)과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등 차세대 서비스의 확장이 예견된다. 또 디지털 라이프는 차세대 게임기들의 본격 보급으로 더욱 화려해질 전망이며, 풀HD 시대가 본격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1. 휴대폰 영상 통화 시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올해를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본격 확장 시점으로 보고 있다.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영상통화로 대표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HSDPA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SK텔레콤과 KTF를 중심으로 국내에 선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전국 84개 지역에서만 서비스되는 등 전국 통화가 불가능해 보급에 한계가 있었다. 올해는 3월부터 KTF를 시작으로 SK텔레콤 등이 기지국 확장을 통한 전국 통화권을 형성하면 상반기 중에 본격적인 휴대폰 영상 통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LG텔레콤도 HSDPA에 준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1x EV-DO 리비전 A 서비스를 3월 이후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영상통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리비전 A의 경우 HSDPA만큼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지는 않아도 영상 통화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LG텔레콤측 설명이다.

2. 웹 2.0 서비스 만개

올해 인터넷의 화두는 단연 웹 2.0이다. 웹 2.0은 인터넷 기반기술인 만큼 이용자들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각종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이를 접할 수 있다. 웹 2.0이 적용되면 이용자들은 각종 서비스 메뉴와 화면을 자유롭게 구성해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네티즌들은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을 이용할 때 인터넷 서비스업체에서 제공하는 구성에만 의존했다. 그러나 웹 2.0 기술이 도입되면 각각 개성대로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메뉴 및 화면을 바꿀 수 있다.

이미 NHN은 이달부터 블로그 시즌2라는 웹 2.0 기반의 블로그 서비스를 개설했으며 야후와 SK커뮤니케이션즈, 다음 등도 서비스를 웹 2.0 환경에 맞춰 변경했거나 개편을 준비 중이다. 야후의 경우 1분기 중에 웹 2.0 기술을 도입한 파워 블로그를 개설할 예정이며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서 웹 2.0 기술을 적용한 ‘C2’ 서비스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선보일 방침이다. C2는 기존 미니 홈피와 블로그를 통합한 확장형 커뮤니티 서비스이다. 다음도 지난해 말 태터툴즈와 제휴를 맺고 T스토리닷컴이라는 웹 2.0 환경의 블로그 서비스를 선보였다.

NHN 관계자는 “웹 2.0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자유로운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참여도를 높여 풍부한 콘텐츠를 생산하게 한다”며 “앞으로 인터넷 사이트들이 다양한 이용자제작콘텐츠(UCC)를 확보하려면 웹 2.0의 도입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3. 차세대 게임기 전쟁

이제 콘솔로 불리는 비디오 게임기도 차세대 기기 시대로 접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상반기에 ‘엑스박스360’을 선보인 데 이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플레이스테이션3’로 뒤를 추격하고 있으며 닌텐도도 지난해 말 ‘위’를 내놓으며 차세대 게임기 대열에 동참했다.

차세대 게임기의 특징은 화려한 그래픽과 상상을 뛰어넘는 조작성이다. 엑스박스360과 플레이스테이션3는 모두 1,980 X 1,080 픽셀의 완전 고화질(Full HD) 영상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엑스박스360은 차세대 영상매체로 꼽히는 HD-DVD를, 플레이스테이션3는 블루레이 디스크드라이브를 각각 장착했다.

반면 닌텐도의 위는 엑스박스360이나 플레이스테이션3보다는 그래픽이 떨어지지만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획기적인 인터페이스로 관심을 끌고 있다. 리모콘 형태의 소형 조작기를 손에 들고 사람이 동작을 취하는 대로 게임이 진행된다. 예를 들어 테니스 게임의 경우 조작기를 테니스라켓처럼 잡고 허공에서 휘두르면 된다. 한국MS의 조혁 차장은 “엑스박스360을 비롯한 차세대 게임기들은 게임 기능뿐만 아니라 차세대 DVD, 음악, 인터넷까지 지원하므로 단순 게임기에서 벗어나 홈엔터테인먼트의 중심기기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4. 풀HD 영상 시대

올해 영상 가전의 꽃은 단연 풀HD다. 풀HD란 HD기술로 뽑아낼 수 있는 최고 화질인 1,980 X 1,080 영상을 지원하는 기술을 말한다. 즉 가로 1,980개 화소와 세로 1,080 화소를 곱한 세밀한 그림을 한 화면에 표시한다는 뜻이다.

여기 맞춰 올해 가전업체들은 모두 풀HD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8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참가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업체와 소니, 샤프 등 해외 영상가전 업체들은 일제히 풀 HD를 지원하는 LCD 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과 LG는 현재 나와 있는 40인치대 제품을 뛰어넘어 풀 HD를 50인치대까지 확장한 LCD TV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뒤질세라 소니, 샤프 등도 50인치 이상의 대화면 풀HD LCD TV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풀 HD TV가 보급되면 자연스럽게 HD DVD와 블루레이 등 차세대 DVD 플레이어의 보급도 확산될 전망이다. HD DVD와 블루레이는 기존 DVD보다 영상이 월등 개선돼 풀HD 방송 수준의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가정용 미디어 기기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도시바 등이 각각 HD DVD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놓을 예정이며 이번 CES에서 미리 공개할 방침이다.

5. PC 제로 성장

그렇다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세계 컴퓨터(PC) 성장은 그다지 큰 성장세를 보이기 힘들 전망이다. MS에서 윈도비스타 등 차세대 운용체제(OS)를 내놓지만 이 때문에 새로 PC를 구입할 사람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메모리 확장, 대용량 하드디스크 추가 설치 등 부분적인 개선에 그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데스크톱 시장이 줄어들고 대신 노트북이 그 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최연진 한국일보 산업부기자 wolfpac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