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PVR / 타임머신 TV / 하나TVLG전자·하나로텔 이어 스카이라이프도 가세 방송 첨단서비스 경쟁

Sky PVR, 타임머신 TV, 그리고 하나TV까지···.

TV의 한 종류를 얘기하는 용어 같기는 한데 아직까지는 생소하게만 들린다. 다름 아닌 최근 각종 광고에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개인 TV’ 서비스 브랜드들이다.

방송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맘대로 틀어 볼 수 있는 ‘개인 TV’ 서비스 상품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선을 보이고 있다. TV에 하드 디스크가 내장되는가 하면 인터넷 전용망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위성 방송 통신망까지 활용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기만 하다.

‘개인 TV’란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아무 때나 필요할 시간에 원하는 분량만큼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를 표현한 TV시청 컨셉트이다. 방송국에서 정해진 시간에 송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일괄적으로 시청하는 지금의 방식이 불편하다는 발상에서 나온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또 보다 자유스럽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TV를 시청하겠다는 시청자들의 의사를 반영gks다.

방송프로 저장 원하는 시간에 재생

시청자들의 ‘개인 TV’ 욕구에 강하게 불을 지핀 것은 지난해 선보인 하나TV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위성방송 채널인 스카이라이프가 ‘Sky PVR’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또 LG전자도 ‘개인 TV’ 개념이 도입된 ‘타임머신 TV’를 업그레이드하고 올해부터 집중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양상. 때문에 3가지 방식이 모두 다른 기술과 사용 패턴을 갖고 있지만 비슷한 계층을 소비자층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경쟁이 최근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다채널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말 출시한 ‘Sky PVR’은 우리나라 방송 사상 최초의 PVR 서비스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PVR(Personal Video Recorder)은 일종의 개인형 맞춤 방송 프로그램 저장형 서비스. 하드 디스크가 내장된 셋톱박스를 이용해 스카이라이프가 제공하는 모든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자유롭게 저장하고 원하는 시간에 맞춰 재생해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비디오 테이프나 CD는 물론 사용되지 않는다.

이 서비스는 160GB 용량의 하드 디스크가 내장된 셋톱박스를 통해 원터치 생방송 녹화, 간편 예약 녹화, 시리즈 녹화, 생방송 타임머신 기능 등이 지상파 포함, 모든 텔레비전 다채널에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 160 GB는 약 100시간 분량(SD급 기준)의 프로그램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래서 광고 타이틀도 “세상의 모든 TV, 나에게 맞춰라!”이다.

구체적으로 SkyPVR 서비스는 100여 개가 넘는 스카이라이프의 비디오 채널에서 제공되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녹화, 재생해 시청할 수 있다. 편성표(EPG)를 이용해 녹화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녹화버튼만 누르면 채널, 시간에 대한 별도 설정 없이 간편하게 예약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인기 드라마나 교육 프로그램 등 방송 시리즈물을 매번 녹화하지 않고 한 번만 설정해 놓으면 종방 시까지 자동으로 연속 녹화하는 시리즈 녹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정지시켰다가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을 갖고 있다. 녹화한 프로그램을 최대 30배속까지 빨리 감기하거나 뒤로 감기도 할 수 있다. 한 채널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다른 채널의 프로그램을 녹화하거나, 녹화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다른 두 개의 채널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는 듀얼 레코딩 기능도 제공된다.

NVOD(Near Video on Demand)로 제공되는 스카이 초이스 프로그램을 저장해 보고 싶은 시간에 꺼내 보면서 멈춤, 뒤로 감기, 빨리 감기 등 기존의 VOD와 동일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스카이라이프 정영주 홍보과장은 “TV 시청 행태가 점차 개인화, 고급화돼 가고 있는 추세에 맞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스카이라이프는 전체 가입자 200만명 중 올 해 10만명 이상이 SkyPVR를 새로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 마케팅의 최우선 순위도 SkyPVR에 두고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까지 세워놨다.

이 같은 ‘개인 TV’ 개념은 LG전자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도 할 수 있다. 다름 아닌 ‘타임머신 TV’를 2년 전 처음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타임머신 TV의 원리는 간단하다. TV 속에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생방송을 바로 녹화해 두는 것. 리모콘만 조작하면 생방송을 돌려볼 수 있다. TV와 컴퓨터를 결합시킨 간단한 아이디어다. LG전자 DD연구소 연구원들이 '생방송을 멈추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 1년여의 연구 끝에 타임머신 TV를 개발해냈다.

타임머신 TV는 160~25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해 HD급 방송을 바로 저장하고 재생시킬 수 있다. HD방송은 최대 21시간까지, 아날로그 방송은 92시간까지 녹화가 가능하다.

'타임머신' 이란 이름은 TV를 켜는 순간부터 자동으로 1시간 분량이 녹화되는 기능을 말한다. 이를 통해 생방송을 잠시 멈췄다 다시 볼 수 있다. 잠시 자리를 비워도 끊김없이 연속 시청이 가능하다.

2005년 4월 한국과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LG전자의 타임머신 TV는 첫해 판매량이 3만 대에 그쳤으나, 지난해 본격적인 판매가 진행되면서 국내 시장 15만 대, 해외 시장 35만 대 등 총 50만 대가 판매됐다.

나아가 LG전자는 올해 타임머신 LCD TV를 주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공언하고 있다. 올 한 해 타임머신 기능을 탑재한 LCD TV와 PDP TV 200만 대를 판매해 전체 평판 TV 판매목표의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 홍보팀 오세천 부장은 “올해가 실질적인 타임머신 TV의 세계 확산 원년으로 삼고 있다”며 “지난해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60개국에 타임머신 TV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출시 국가를 8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기능과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3세대 타임머신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TV도 대표적인 ‘개인 TV’상품으로 인기를 높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공격적인 영업에 힘입어 가입자 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을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기만 하다.

하나TV는 초고속인터넷망과 IP 셋톱박스를 통해 TV로 영화, 드라마,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TV포털 상용서비스. 하나로텔레콤은 ‘하나TV’ 상용서비스 개시로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전화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Triple Play Service)까지 제공하고 있다.

'보는 TV'서 '참여 TV'시대로

이들 3개 업체의 서비스는 어쨌든 TV 방송 시청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란 점에서는 성격을 같이 한다. 하지만 기능별 특징에서는 서로 차이가 있고 각각의 장단점이 드러난다.

SkyPVR 서비스는 우선 TV 수상기에 상관없이 실시간 다채널 생방송과 결합된 타임머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인터넷 환경(속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모든 실시간·다채널 TV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Real PVR’ 서비스임을 강조한다.

고가의 DTV를 구매할 필요 없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TV(아날로그 TV 포함)에 SkyPVR 셋톱박스만 연결하면 된다는 것. 어떤 텔레비전이든 상관없이 다양한 PV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광고 내용이다. 또 드라마 등 시리즈물을 한 번의 설정으로 계속 자동녹화하도록 하는 기능 및 두 채널 동시녹화, 다채널 방송과의 연결성 등이 우수하다.

LG전자는 타임머신 TV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맞대응하고 있다. 기존 HD급 화질보다 두 배 이상 깨끗한 풀HD화면을 제공하는 타임머신 TV를 내놓아 1920×1080의 해상도로 200만 화소를 재현했다. 37, 42, 47인치 등 적용 모델도 늘렸다. 특히 지난해 타임머신 기능을 원칩화하는 데 성공, 기술에 있어서는 어떤 경쟁사보다도 월등히 뛰어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SkyPVR에 비해 하나TV 같은 VOD 위주의 서비스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서 재생하므로 즉시 시청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간혹 인터넷 과부하 시 방송이 끊기는 등 인터넷 상태에 따라 TV시청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각각 방식은 달라도 이들 3개사의 이 같은 서비스 경쟁은 TV를 단순히 ‘보는 TV’에서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참여 TV’로의 전환을 이끌어 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