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일관제철소 건립 꿈, 정몽구 회장이 이뤄

현대 정씨 일가의 숙원, ‘철강 제국’

“우리만큼 철판 쓰는 회사가 어디 있느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직접 만들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평소 하던 말이다. 말에서 느껴지듯 일관제철소 건립은 정 명예회장이 못 다 이룬 꿈 중 하나다.

결국 아들인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그 뜻을 이어받았다. 96년 회장 취임 일성으로 “일관제철소를 짓겠다”고 선언한 정 회장은 마침내 선친의 한을 풀었다.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 공사의 첫 삽을 뜬 지난해 10월 27일 기공식에서 정 회장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한국 철강사에서 손꼽힐 만한 일이다. 한국 철강협회도 지난해 말 ‘2006년 철강업계 10대 뉴스’ 중 이 소식을 톱뉴스로 선정했다. 국내에서 일관제철소를 갖춘 곳은 포스코가 유일한 상황에서 한국 철강산업이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전환한다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범용강재에 고로에서 생산되는 고급강재까지 더해져 최적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현대제철은 2011년까지 350만 톤 규모의 고로 2기, 연산 7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이 설비는 최대 생산시 연간 800만 톤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산 700만 톤 규모의 일관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총 1,750만 톤 규모로 확대돼 세계 10위권의 철강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향후 2015년까지는 연산 1,200만 톤 체제로 설비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때는 조강생산 능력 2,250만 톤 규모의 세계 6위 철강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일관제철소의 성공적인 건설을 통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를 통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함은 물론, 국민경제 성장과 소비자 권익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한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뿐만 아니라 조선, 전자, 자동차 등 국가기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이 본격화되면 당진지역은 새로운 철강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동시에 아산, 평택 등 주변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통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기업도시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일관제철소 완공에 따른 직접 고용 효과는 4,500명 수준에 이르고 건설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 9만3,000여 명, 제철소 운영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 7만8,000여 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제철은 제철소 건설기간에 일관제철소와 관련된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는 13조원, 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도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향후 1200만 톤으로 확장 시는 건설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 20조원,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 17조원, 15만 명의 대규모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또한 일관제철소 착공에 앞서 3만 톤급, 5만 톤급, 10만 톤급, 20만 톤급 각 1선석, 총 4선석 규모의 항만을 현재 건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5만 톤급 1선석은 지난해 9월 8일 개항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가 당진 공장에서 생산된 열연강판의 수출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슬래브와 제품하역에 사용될 3만 톤급 1선석은 올해 3월 완공될 예정이다.


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