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지출관리, 지갑을 닫아라목적별 자금관리가 재테크 첫걸음… 직·간접 분산투자로 리스크 줄여야

대기업 입사 7년차인 김 대리. 청년실업이 심각한 ‘이태백’ 시대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 적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 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인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과연 그럴까. 지금 그가 직장생활하며 모은 금융자산은 고작 3,000만원이 전부다.

단순 산술적으로 계산해 매달 83만원씩 저축하면 10년 뒤엔 1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그것도 원금만 계산했을 때의 얘기다. 연 이자율을 4%로 가정한다면 ‘1억 모으기’는 2년이나 앞당겨져 8년 지난 후 가능해진다. 재테크를 더욱 잘 해서 연 수익률을 9% 달성한다면 1년이나 더 단축돼 7년 뒤면 1억원을 모은다.

다시 말해 입사 7년차 이상의 샐러리맨은 매달 83만원씩 투자해 잘 운용했더라면 지금쯤 금융자산이든 부동산이든 최소한 1억원의 재산을 보유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지금 김 대리 손에는 3,000만원만 남아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남들처럼 저축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김 대리의 가계지출 현황을 보고 문제점과 대책을 짚어보자.

1. 지출관리가 소득관리보다 더 중요하다.

대개 소득 중 지출 비중은 40~50% 정도가 적정하다. 그런데 김 대리는 소득의 60%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지출 성향은 고치기 힘든 습관과도 같아 매달 쓰는 비용은 좀처럼 줄일 수 없게 된다.

소비 성향은 소득과 비례하여 커지지만 만약 소득이 줄게 되더라도, 소비는 소득과 비례하여 줄지 못하고 직전의 소비 성향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400만원일 때 200만원을 소비하던 사람은 소득이 매달 200만원으로 줄면 소비도 덩달아 기존의 2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여야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득이 하락하면 소비곡선은 신속한 조정을 보이지 못하고 일정 기간 동일한 소비행태를 보이다가 톱니바퀴처럼 서서히 조정된다.

2. 저축에 꼬리표를 달자.

그렇다면 저축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일까. 저축은 금액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먼저 목적이 정해져야 한다. 저축에 나름의 이름을 붙여 일정한 돈이

마련됐을 때 그 이름대로 써야 저축의 역할은 끝난다.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악착같이 저축해서 어느 정도 목돈을 손에 쥐면 그동안 참았던 보상심리로 인해 소비의 유혹이 쉽게 빠진다. 심지어 부화뇌동하거나 불필요한 소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처럼 목적이 없는 저축은 곧바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무작정 저축해서 차도 사고 집도 사고 자녀 교육비로 쓰겠다는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돈이 섞이지 않게 목적별로 통장을 따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금융상품들은 목적별, 기간별로 제각각 특성이 있으므로 저축의 목적과 기간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3. 여왕개미만 키우는 일개미들

김 대리의 자산운용의 문제는 직접투자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개인의 직접투자 수익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의 50%가 직접투자로 손해를 보았고, 14%는 본전을 건지는데 그쳤다. 나머지 36%만이 어느 정도 수익률을 올렸다고 한다.

물론 직접투자로 가난한 횟집 소년에서 100억원대 주식부자가 된 수퍼개미 박성득 씨 의 전설적인 성공담이 최근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우리 주변에서 로또 복권 당첨만큼이나 희박한 사례이다.

김 대리처럼 직접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현실적 한계 때문에 대부분 실패의 쓴잔을 마신다. 너무 귀따갑게 들어 식상하겠지만 전문가들은 간접투자가 그래도 안전하게 돈버는 정석이라고 말한다. 즉 자본력과 정보력, 분석력 면에서 개인에 월등히 앞서는 전문가의 머리를 빌리라는 것이다.

김 대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금융자산을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비중을 줄이고 펀드 등 간접투자 비중을 늘린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일에 있을 위험도 분산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들이 이른 시일 내 ‘1억 만들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소비 지출의 억제 ▲저축의 목적과 기간 설정 ▲내게 맞는 적합한 투자방식과 상품의 선택이라는 3가지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노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갈수록 노후대비 자금 마련이 중요해지는 요즘, 직장에서 은퇴하기 전에 ‘10억 만들기’는 이젠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재테크다. 과거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자산을 운용했다가는 나이들어 후회하기 십상이다. 재테크 원칙을 지키되 시장 흐름과 투자 방식의 변화에 맞춰 자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길이다.

- 이화여대 신방과 졸
- 한국국세신문 기자
- 현 케이리치(주) 자산운용연구소 연구원

케이리치와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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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숙 케이리치 연구원 jhs1164@kri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