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F의 ‘3세대 난타전’이 불을 뿜는데 LG텔레콤의 모습은 어찌해서 전장에 보이지 않는 것일까. 촉각을 다투며 첨단 경쟁을 벌이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LG텔레콤도 3세대 서비스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 개시는 나머지 두 회사보다 좀 늦은 6~7월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텔레콤의 3세대 서비스는 기술 방식에서 다른 두 회사와 차이점이 있다. LG텔레콤이 취한 3세대 기술 방식은 ‘EV-DO 리비전A’다.

EV-DO 리비전A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가 한 단계 진보한 기술이다. GSM(유럽형 이동통신 방식)이 진화한 HSDPA와 달리 기존 CDMA 망과 중계기 등을 그대로 쓸 수 있어 HSDPA를 채택한 두 회사에 비해 인프라 투자비가 훨씬 적게 든다.

하지만 간과하기 힘든 단점도 있다. 현재 3세대 이동통신 판도는 HSDPA 진영의 승리로 가닥이 잡혔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HSDPA가 서비스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주류를 형성할 HSDPA 사용자와의 영상통화나 광범위한 글로벌 로밍 서비스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0년 유럽형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했다. 그때 이동통신 3사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인 끝에 결국 LG텔레콤이 탈락했다. LG텔레콤이 울며 겨자먹기로 EV-DO 리비전A를 택한 이유다. 3세대 서비스 시장이 무르익으면 LG텔레콤이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궁금해진다.


각국 4세대 표준화 논의… 2010년대 상용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이동통신을 기술 발전 단계에 따라 1세대(1G)에서 4세대(4G)로 구분하고 있다.

1세대 이동통신은 음성신호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아날로그 통신을 뜻한다. 1세대 이동통신을 구현한 아날로그 셀룰러폰은 1980년대 등장해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등 한 시대를 풍미했다.

1세대와 2세대를 가르는 기준은 바로 디지털이다. 96년 처음 상용화한 PCS가 2세대 이동통신 단말기다. 2세대 이동통신은 문자메시지 등 소량의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했지만 전송 속도와 용량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3세대 이동통신은 획기적 전송 속도와 더불어 전 세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범용통신을 말한다. ITU는 90년대 후반 3세대 이동통신을 ‘IMT 2000’으로 명명했다. 2000년대의 국제무선통신이라는 의미다.

3세대 이동통신에서는 나라별로 다른 이동통신 시스템의 표준을 마련해 세계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통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핵심으로 상정됐다. 아울러 전송 속도는 최소 144Kbps에서 최대 2Mbps를 지원할 수 있어야 3세대 기술로 인정된다. 3세대에서는 HSDPA의 사례처럼 전송 속도의 진보가 계속되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은 ITU의 국제표준화기구에서 SBI2K(Systems Beyond IMT 2000)라는 용어로 불린다. 말 그대로 3세대를 넘어선(Beyond) 이동통신이라는 뜻이다.

휴대폰으로 전화통화는 물론 위성망 연결, 동영상 전송, 이동 인터넷 서비스 등이 구현된다. 수십~수백 Mbps의 엄청난 전송 속도가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원활하게 가능케 한다. 지금 세계 각국의 기술 선도그룹이 4세대 표준 마련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어 이르면 2010년대에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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