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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쓰는 소프트웨어 시대가 온다
정보화시대의 핵심기술과 장비 '관리' 부담없이 사용

서울 시내 한 소프트웨어 매장에서 어린이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고른느 학부모, 빌려쓰는 소프트웨어 시대가 본격화하면 구매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이 본격적으로 급상승을 하던 시기,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것 중에 하나가 ‘소프트웨어 임대 서비스(ASP ; Application Service Provider)'였다. ‘소프트웨어를 빌려쓴다’는 얘기였다.

10년쯤 지난 지금 실제로 이 ‘빌려쓰는 소프트웨어 시대의 도래’가 점쳐지고 있다. ASP라는 이름도 조금 달라졌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라는 새로운 용어로 진화했다.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라는 뜻이다.

렌탈서비스라는 게 있다. 장비나 기계를 통째로 사서 쓰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임대료를 내고 빌려쓰는 서비스다. 값비싼 장비를 사서 쓸 여력이 없을 경우 아주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다.

단순히 비용만의 문제는 아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장비가 얼마 지나지 않아 구식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을 유지·관리하는 것도 여간 신경쓰이지 않는데, 이럴 때 렌탈서비스는 더 없이 유용하다. 사용료만 쪼개서 내면 되고, 가장 최신의 장비를 쓸 수 있다. 관리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렌탈서비스 업체가 기본적으로 해준다.

주목받는 SaaS, 구글 네이버 등서 서비스

이런 개념의 서비스가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상륙한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정보시스템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요한 기술이자 제품이다. 모든 컴퓨터는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중요한 만큼 가격이 비싸다. 특히 기업에서 사용하는 업무관리용 소프트웨어는 수억, 수십억원짜리들도 수두룩하다. 유지·관리비용은 더 만만치 않다. 게다가 최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고 있는 만큼,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업그레이드를 할 때마다 또 돈이 든다. 전문인력도 배치해야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빌려쓰는 소프트웨어’ 개념이다. 듣기에는 그럴 듯한데, 사실 지금까지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것과 빌려쓴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소프트웨어를 빌려쓴다는 것은 임대 서비스 업체가 운영하는 거대한 전산실에 네트워크로 연결해 그 안에 들어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만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서비스 업체의 전산실에 고품질의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네트워크 인프라가 부족했다.

또 기본적으로 전산실을 외부에 둔다는 것을 기업들이 불안해했다. 기업 내의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곳이 전산실인데, 이걸 외부에서 관리하게 한다는 것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이밖에 임대 서비스를 해줄 기업이 많지않았다. 투자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그런 상황이 변했다. 우선 네트워크 인프라 문제는 인터넷이 해결해줬다. 저렴한 비용의 고품질 네트워크인 인터넷이 이제 세계를 휘감고 있다.

사내 정보를 제3자가 관리하는 것에 대한 불안도 완화되고 있다. 이건 마인드의 문제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이메일을 사용하지만, 서비스 업체가 자신의 이메일 내용을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재 빌려쓰는 소프트웨어의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SaaS'다. ASP에서 진화 또는 분화된 것으로,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쓴다는 의미에서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새롭다고 했지만 사실 SaaS는 이미 실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 중이다. 이메일을 떠올리면 금방 이해된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메일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다가 내 PC에 설치해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인터넷으로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로그인한 후 쓰고 있다.

이메일과 함께 많이 사용하는 것이 문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이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나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건 돈을 주고 사야 한다.

그런데 이것도 인터넷에 접속해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냥 쓸 수 있다. 구글이 이미 ‘구글닥스’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도 한컴씽크프리와 손잡고 구글닥스와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거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앞으로 SaaS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것이다.

거대 소프트웨어 기업 앞다퉈 진출

지난 3일에는 국내 대표적인 보안소프트웨어 업체 안철수연구소가 바로 이 SaaS 개념의 보안서비스를 발표했다. ‘빛자루’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사용자 PC의 모든 보안 관련 문제를 점검하고 예방하고 치료해주는 서비스다.

보안소프트웨어를 사서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원격 관리해주는 것이다. 5월부터 본격 서비스가 시작되면 1주일(2,200원), 1개월(5,500원), 1년(2만5,000원) 등 사용 기간과 비용을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SaaS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소프트웨어에 적용될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워낙 고가인 데다, 관리의 부담도 큰 것이 기업용 거대 소프트웨어들이다.

이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SaaS서비스 기업이 미국의 세일즈포스닷컴이다. 기업이 고객을 관리해주는 소프트웨어를 흔히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물론 고가의 소프트웨어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이 CRM을 SaaS로 제공해주는 업체다. 벌써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한항공 등 약 40개 업체가 이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올해 안에 한국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사전 정지작업은 시작됐다. 최근 방한한 애론 캣츠 세일즈포스닷컴 아·태지역 부사장은 “조만간 지사를 설립하고 한국 업체와 놀랄 만한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세계 최대의 SaaS 업체가 한국시장 상륙작전을 시작한 것이다.

개인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마치 ‘서비스’를 받고 있다는 생각으로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최근엔 기업들도 저비용 고효율의 서비스로서 SaaS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세일즈포스닷컴뿐 아니라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거대 기업들이 앞다퉈 SaaS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금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꿈틀대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4/11 13:36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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