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PC 공모대전에 나온 기발한 작품들상상의 나래 무한대… 미래의 컴퓨터 모양 보여줘

PC가 혁신적인 디자인 옷을 입고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부분 책상 위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하얀 색상의 덩치 큰 네모 상자, 바로 PC의 오늘 모습이다. 과연 PC는 언제까지 딱딱한 외관의 4각형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변하지 않는 PC 외모에 컴퓨터 사용자들은 늘상 물음표를 던졌다. 그것에 대한 해답이 최근 열렸던 ‘대한민국 디자인 PC 공모 대전 2007’에서 제시됐다.

인텔코리아와 삼성전자가 주최한 이번 PC 공모전은 기존의 덩치 크고 딱딱한 외관의 PC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일반인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PC 디자인을 보여주고자 마련됐다. 공모에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644 점의 미래형 PC 디자인들이 대거 출품됐을 정도로 일반인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기존의 형식을 뛰어넘어 작고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튀는 디자인으로 시선을 모은 출품작들은 수상에 관계 없이 미래의 PC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예고해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차 심사는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관련 분야의 실무자들이 함께 참여해 진행됐다. 최종 수상작은 혁신상을 수상한 왕춘호, 조정현, 이종희씨의 작품 ‘Egg’ 등 모두 6개 모델. 실무자들이 추리고 추린 끝에 선택한 10여 점 중에서 낙점을 받았다.

대상인 혁신상을 수상한 에그(Egg)는 세 개의 구슬을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사용이 가능한 신개념의 PC. 멀티미디어 콘텐츠 저장기능, 휴대용 외장하드, 카메라 기능 등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구슬을 PC본체의 트레이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별다른 장치 없이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됐다. 컨셉이 혁신적이고, 조형적으로 미려하며 완성도가 높은 것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

미래상을 거머쥔 터닝램프(Turning Lamp)는 스탠드 조명에 착안해 조명을 켤 때처럼, 줄을 당기면 PC가 켜지고 정육면체 모양의 조명을 돌리면 원하는 모드(PC, MUSIC, MOVIE 등)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전혀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하이테크 컴퓨터의 미래라는 데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실무 심사위원장을 맡은 삼성전자 김명중 컴퓨터 수석디자이너는 “아직까지 PC는 책상 위에서 사용하는 사무용 기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출품작들을 통해 앞으로 가정 PC는 인테리어나 패션, 건축, 자동차 등 여러 생활 환경과 어우러지는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게 됐다”고 총평했다.

실제 PC업계는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신제품을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이번 공모전도 ‘PC 분야에서 디자인 역할을 한번 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 현재 컴퓨터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감성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어 이미 PC의 변신은 예고됐던 셈이다.

“컴퓨터 발전 기술을 배제하고서 수상작을 선정하기는 곤란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컴퓨터 디자인 분야가 ‘새로운 창작물을 선호한다’는 예술적 요소와 조화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형태나 디자인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능 수행성과 실용성 등도 고려 대상에 넣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독창적인 PC환경을 제시하고, 실제 미래에 실현 가능한 제품 디자인인지, 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성 등을 고루 갖췄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이번 공모전에서는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직접 설계한 새로운 개념의 PC 디자인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상봉 패션 디자이너는 PC를 여성용 핸드백과 결합시켜 패션과 디지털, 기능과 형식의 절묘한 앙상블을 선보였고 자동차 디자이너 리처드 정은 평소에는 UMPC로 활용하다가 자동차에 부착시켜서 내비게이션, 화상 통화 등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PC를 디자인했다.

또 건축 디자이너 김원철 씨는 가구와 PC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컨셉트의 PC 디자인을 소개했고 웹 디자이너 설은아 씨도 둥그런 달을 모티브로 구의 유선 형태를 이용한 독창적인 PC를 내놓았다.

출품작들은 대부분 앞으로 다양한 컴퓨터 환경에 PC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했다. DMB나 와이브로가 가능한 핸드헬드PC(Hand-held PC) 등 휴대용 포터블 PC를 비롯, 거울이나 병풍 등 가구와 매치된 PC 디자인, 모니터와 본체가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올인원 형태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적용 가능한 PC들이 대거 등장했다. 자동차 안에서 사용하기 편하도록 디자인된 오토 PC 또한 대표적인 응용 모델.

수상작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병풍을 응용해서 만든 접이식 PC인 ‘병풍(屛風)’, 의자와 PC를 결합시킨 ‘휴(休)’, 손 안에 들어오는 정육면체 퍼즐 루빅큐브 컨셉의 ‘스마피(Sma.pi)’ 등도 주목을 받았다.

인텔코리아의 이희성 사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PC 디자인의 변화를 원하고 있는지 실감했다”며 “특히 개성적인 디자인과 함께 게임,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능의 PC를 원하고 있음도 확인했다”고 평했다.

이번에 수상한 작품 중 몇 가지 모델은 앞으로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삼성전자와 인텔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모델에 맞는 부품을 확보하고 실제 기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을 만큼 우수한 디자인이 많다”고 실용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특히 새로운 디자인의 PC 개발에 있어 기술 발전은 필수요소다. 일례로 인텔의 ‘코어2 듀오’는 PC 성능을 40% 향상시키면서 에너지 효율성도 40% 강화해 크기가 작고 소음이 적은 PC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이번 공모전 결과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PC 개발을 가속화하고 보다 독창적인 디자인의 PC를 선보이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컴퓨터시스템 사업부 김헌수 부사장은 “요즘 소비자들이 PC를 구매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항목이 디자인이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PC 디자인이 무엇인지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며 “고객이 제안하는 독창적인 PC 디자인을 제품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소비자와 더욱 가까워지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상 내역은 ‘대한민국 디자인 PC 공모대전 2007’ 공식 웹페이지(www.designpc.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인텔 본사가 최근 실시한 PC 디자인 대회에서 한국 삼보컴퓨터의 뉴 루온 PC는 블랙크리스탈 컬러가 적용된 디자인으로 스타일, 음향효과, 기능성 및 디지털 홈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가장 잘 결합시켜 최고 평점을 받았다. 노르웨이 메시로(Mesiro)의 ‘아소노 메리움(Asono Merium)’ 시스템은 2등을 차지했다.

Turning lamp-이승찬

스탠드 조명에 착안해 조명을 킬 때처럼, 줄을 당기면 PC가 켜지고 정육면체 모양의 조명을 돌리면 원하는 모드(PC, MUSIC, MOVIE 등)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

B-Membrain-이원석, 노성연

모니터 대신 영상빔을 벽이나 하얀 스크린 위에 투영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빔프로젝터가 원반형 PC본체 상단에 부착되어 거리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으며 터치키보드와 마우스 존을 통해 손가락 하나로 간편한 조작이 가능.

Clock PC-조재민

파이프 오르간을 디자인 모티브로 하여 고전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을 때는 LED 표시장치로 시각을 표시하며 취향에 따라 벽에 걸어 두거나 테이블에 세워놓을 수 있는 것이 장점.

Digiplan-장진호

다이어리 수첩에 PC를 접목시켜 수첩의 속지 대신 슬림한 LCD 모니터와 키보드 등을 결합시킴. 첨단 디지털 이미지와 다이어리 수첩의 따뜻한 아날로그 느낌의 조화를 강조

Any top-방미선

미니멀리즘을 강조하였으며 지저분한 전선을 제거하고 터치 스크린을 통해 심플한 이미지를 강조. 데스크톱 PC와 UMPC 모두 사용 가능.

1. Luna-설은아 웹디자이너
달을 모티브로 구의 유선형태를 이용하여 공중에 부유하는 듯한 느낌으로 미니멀하게 디자인 함. 특히 음악을 즐겨 듣는 유저를 위해 음악을 청취할 때 인공지능 센서가 음파에 따라 음악 분위기와 어울리는 다양한 영상을 보여줌.

2. Egg-왕춘호, 조정현, 이종희
세 개의 구슬을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사용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PC. 멀티미디어 콘텐츠 저장기능, 휴대용 외장하드, 카메라 기능 등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구슬을 PC본체의 트레이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별다른 장치 없이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3. 외출-이상봉 패션 디자이너
패션과 PC의 절묘한 앙상블. 외관상으로는 핸드백처럼 보이지만, 핸드북을 열면 작고 슬림한 노트북 PC가 장착되어 언제 어디서라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4.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Mirror)-김원철 건축 디자이너
가구와 PC의 만남을 통해 보다 친근하게 PC에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 특히 나무 가구의 따뜻한 질감이 차가운 PC이미지를 상쇄시켜 주변 인테리어와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룸.

5. VeMo(Vehicle Mobile PC)-리처드 정 자동차 디자이너
UMPC 형태를 취하면서도 이동 시에는 자동차에 부착시켜 네비게이션, 화상 통화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 보다 소비자들이 PC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휴대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춤.

블랙 크리스탈 PC

4.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Mirror)-김원철 건축 디자이너
가구와 PC의 만남을 통해 보다 친근하게 PC에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 특히 나무 가구의 따뜻한 질감이 차가운 PC이미지를 상쇄시켜 주변 인테리어와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룸.

5. VeMo(Vehicle Mobile PC)-리처드 정 자동차 디자이너
UMPC 형태를 취하면서도 이동 시에는 자동차에 부착시켜 네비게이션, 화상 통화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 보다 소비자들이 PC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휴대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춤.

6. 블랙 크리스탈 PC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