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견조세·기업실적 호전 등 잇따른 호재로 사상 최고치 경신악재 내성 길러진 다우지수 "상승 대세"… 한국 증시도 같은 궤적 예상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 증권거래소 다우지수의 상승세가 놀랍다. 다우지수는 지난 5월 16일을 기준으로 13,383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였으므로 여기서 조금이라도 추가로 상승하면 그만큼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런 상승세가 시작된 것은 2002년 10월이며. 당시 다우지수 저점은 7,180을 나타내고 있었다. 따라서 바닥에서 출발한 상승세로 인해 주가가 4년 반 만에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라선 것이다. 더구나 이런 상승세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노릇이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항시 증권시장 일각에서는 ‘과열’을 말하는 의견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다우지수의 상승세가 “너무 과하다”고 주장하며 곧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지금을 고점이라고 주장하며 “현 주가 수준을 향후 10년 동안은 보지 못할 것”이라는 독설을 퍼붓는 분석가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과열을 경고하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는 연일 오르고 있으니 그게 문제이다. 조정국면이 나타날 것을 예상하고 기다리자니 주가는 좀처럼 고공행진을 멈출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매수하자니 현 주가의 수준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진퇴양난.

다우지수 향후 움직임이 투자판단 시금석

그런데 이 같은 진퇴양난의 국면은 비단 다우지수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도 1,600선을 넘어 연일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의 상하이나 선천 증시도 일부에서 제기하는 과열 주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럴 때, 세계 증시의 선두주자로서 다우지수의 향후 움직임은 다른 나라에서도 투자판단에 좋은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만일 다우지수가 최근의 과열 논란에 부담을 안고 하락하기라도 한다면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를 비롯, 다른 나라 증시도 하락하는 같은 배를 탈 공산이 높다. 하지만 그 반대로, 다우지수가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그만큼 우리증시가 한 단계 더 올라서는 데 도움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사실을 말한다면, 다우지수의 과열 논란이 최근 처음으로 제기된 것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지금보다 다우지수가 훨씬 아래쪽인 12,000에 머물러 있던 작년 연말부터, 다우지수가 과대평가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였던 터.

예를 들어 지난해 연말, 올해의 증시를 전망하면서 GMO의 제레미 그랜덤 사장 같은 분석가는 "주가가 오를 만큼 올라 대형 우량주가 결코 싸지 않으니 가능한 한 위험 부담을 줄일 것"을 권한 바 있다. 그러나 그의 권고대로 위험 부담을 줄일 요량으로 주식을 팔았거나 혹은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후회할 투자자들이 많을 뻔했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다우지수가 ‘거침없는 하이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첫 번째로 무엇보다도 미국의 경기가 꾸준히 좋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작년 말만 하더라도 미국의 경기가 다시 곤두박질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감돌기도 하였고, 그것이 증시 전망을 불안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의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이런 정도의 성장이라면 전혀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우려하던 바와는 달리 미국 경기가 견실하다보니 그만큼 주가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두 번째로 달러 금리가 현 수준에서 더 이상 오를 가능성은 없고, 오히려 하반기 이후 금리가 내려갈 공산이 높다는 것도 주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는 5.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금의 달러금리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나 잠재 성장률을 감안할 때 적정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금리가 더 올라갈 확률은 매우 낮다.

더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그리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하반기에는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리라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거나 하락하리라 기대되면 주가에 호재가 되는 것은 상식이다.

세 번째로, 기업의 실적이 좋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결국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리라는 전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나빠지기는커녕 되레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기업 중에서 이제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공표한 기업은 모두 24개사인데, 이 중에서 23개사가 시장의 예상치를 넘기거나 최소한 예상치와 엇비슷한 실적을 발표하였다. 단 1개사만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였을 뿐 나머지 회사들의 실적은 모두 호전됐다.

네 번째로,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는 뜻이다. 지난 4월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한 투자자 여론조사에 의하면 향후 다우지수가 14,000 수준으로 상승하리라고 낙관하는 의견을 낸 투자자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고 항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시장의 분위기가 나쁠 때보다야 주가가 상승할 공산이 더 높은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다우지수 올해안에 14,000돌파" 예상도

뉴욕증시는 그동안 몇 차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잠잠할 때마다 터져 나왔던 악재들은 예컨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방침 루머나 혹은 금융긴축 우려감으로 중국 증시가 폭락한 것, 일본의 저금리를 이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곧 청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 그리고 미국의 자체적인 문제인데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대거 부실화되어 경제에 타격을 줄지 모른다는 불안감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악재들은 다우지수의 상승세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지 못하였다. 거꾸로 말한다면 다우지수는 이제 웬만한 악재에도 견딜 만한 내성을 가진 셈이다.

‘상승장세의 여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골드만삭스의 수석 투자전략가 애비 코언은 최근 “올해 안에 다우지수가 14,00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녀는 작년 말 다우지수가 올해 안에 13,50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는데,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자 당초 전망을 수정하여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그녀는 적어도 내년 말까지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근거로 들고 있다.

물론 증시라는 것은 항시 우리가 예측하는 범위를 벗어나 움직이기도 한다. 지금으로서는 미국의 다우지수가 웬만큼 악재에 대한 내성을 길렀다고 보이지만 예컨대 우리가 현 시점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대형 악재가 장래의 어떤 시기에 갑자기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양상이 또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객관적인 시각으로 살펴본다면 다우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갈 공산이 훨씬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주가 역시 같은 궤적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중근 메버릭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