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경쟁리노베이션 통해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바비룸
특급 호텔들의 업그레이드 경쟁이 뜨겁다. 웨스틴조선, 그랜드 하얏트, 밀레니엄 서울 힐튼 등 주요 호텔들은 편리함을 모토로 객실 내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하고 분위기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꾸미는 한편, 스파와 피트니스 센터를 새롭게 오픈하고 초저가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한류가 한풀 꺾이고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서, 호텔가에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객실 판매에 의존하던 관행을 깨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 붐이 일고 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한국 호텔들의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크게 상황이 반전될 이슈가 없어 자생적인 탈출구 모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북의 일부 특급 호텔들은 지리적인 위치의 제약 등으로 강남에 새롭게 들어선 특급 호텔들에 밀려 비즈니스 호텔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어 호텔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또 특급 호텔을 찾는 이용객은 한정돼 있는 반면 객실 수는 신규 호텔 오픈과 증축으로 인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차별화 경쟁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 TV로 비행기 예약하고, 객실에서 통역 서비스 받고

서울 중구 소공동 은 올 초 100억원을 들여 객실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특히 객실 내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도록 하는 디지털 인포메이션 서비스 구축에만 25억원을 투자했다. 453개 전 객실에 광케이블을 설치 ‘디지털TV 인포메이션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웨스틴조선호텔

대신 호텔 안내 책자가 자취를 감췄다. 음식과 세탁 주문은 물론 비행기 예약과 체크 아웃 수속도 TV화면의 버튼 하나로 해결된다. 호텔 측은 “IT 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최첨단 IT의 편리함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국내외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3월 ‘호텔 안의 호텔’로 불리는 그랜드 클럽의 리노베이션을 마쳤다. 12층에서 20층, 총 8개 층을 현대적인 느낌으로 전면 개·보수했다.

평면TV, DVD플레이어, 티캐틀 등 최신의 가전을 구비해 편리함과 편안함을 배가했다. 또 이 클럽에 숙박하는 고객에게는 관광 정보 제공부터 통역 등 편의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비즈니스 호텔로의 입지도 다졌다. 올 상반기까지 진행된 이번 개·보수 비용은 총 570억원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리츠칼튼은 6월부터 객실 리노베이션에 들어간다. 기존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유지하되 세련미와 편리성을 강조해 객실 177개를 리노베이션할 예정이다. 객실 수는 변함없이 유지되지만, 발코니가 있는 스위트 룸으로 업그레이드한다.

리츠칼튼 홍보실 김하연 씨는 “리츠칼튼을 찾는 기존의 고객층을 유지하면서 20~30대의 트렌드세터(trendsetter)로서 자기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감각적인 젊은 층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 웰빙 스파로 긴장 풀고, 최신식 피트니스로 몸매 가꿔

JW메리어트 호텔 피트니스 클럽

주중에 비즈니스 호텔, 주말엔 도심 속 리조트로 변신한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하고,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ㆍ대만 등지의 호텔에서 외국인 대 내국인 이용 비율이 1:1 수준이 되면서,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주력했던 호텔들이 국내 레저 고객 잡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총 14개의 스파 룸을 갖춘 <더 스파>를 지난달 오픈했다. ‘아름다운 정원’을 컨셉트로 건물 전체를 자연친화적으로 꾸몄다. 스파 룸의 천정에는 단풍나무와 느티나무를 넣어, 마치 고요한 나무 그늘 아래 누워있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JW메리어트 호텔은 지난해 말 20억원을 투자해 초대형 피트니스 클럽을 새롭게 오픈했다. 슬라럼 스키를 타는 듯한 운동 효과를 주는 ‘카디오 웨이브’, 몸의 근육 곳곳을 활용하여 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케네시스 월’ 등 총 96종의 최신식 시설 구비로 이용객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데 신경을 썼다. 개인 회원의 경우 입회비 4,000만원에 연회비가 198만원에 달하지만, 연 회원의 추가 등록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 '초특급 호텔 1박+ 공연 = 11만원' 저가, 이색 패키지 경쟁

호텔의 문턱 낮추기도 한창이다. 호텔들은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미래의 주 고객인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색 이벤트 개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더 스파'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창립 44주년 가정의 달을 맞아 11만원짜리 초저가 패키지를 내놓았다. 6월 9일까지 한시적으로 선보이는 ‘고맙습니다’ 패키지는 뮤지컬 하이라이트쇼인 ‘서브웨이’ 관람을 포함한 1박 가격이 11만원(세금ㆍ봉사료 별도). 1일 44실 기준으로 선착순 판매한다. 3만원을 추가하면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캐주얼 레스토랑 더뷰에서 아침 뷔페도 즐길 수 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기발한 패키지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여자들만의 파티를 위한 ‘레이디스 룸’(1박 35만원, 3인 기준)과 아기와의 첫 외출을 컨셉트로 편안하게 아기자기하게 꾸민 ‘토들 & 와들 룸’ (1박 38만원), 연인을 위한 ‘커플 룸’(38만원) 등 3가지 스토리 룸이 그것.

‘토들 & 와들 룸’ 고객에게는 베이비 목욕 가운(5만 9,000원 상당)을 선물로 주며, 100만원 상당의 명품 유모차를 비치했다. 6월에는 동화 속 바비 룸을 재현한 바비 패키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은 출산을 앞둔 임산부를 위해 친구들이 파티를 열어주는 ‘베이비 샤워 패키지’를 비롯해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 패키지’(18만 5,000원부터) 등을 다채롭게 내놓았다. 웨스틴 조선호텔 홍보실 안주연 씨는 “호텔 패키지에서 제공하는 식사와 선물, 다양한 부대 서비스를 따져보면, 20만원대의 돈을 내고도 100만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