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생산·이통 서비스 사업 진출設… 모바일 기능 탑재 디지털 기기 가능성 높아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 구글(Google)이 휴대폰을 만들고 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글이 이른바 ‘구글폰’의 생산을 위해 부품업체 선정까지 끝마쳤으며, 내부적으로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는 등 설이 난무한다. 급기야, 최근에는 휴대폰이 아니라 아예 이동통신 서비스까지 하려한다는 소문까지 터져나온다.

‘악마가 되지 말자(Don't be evil)’는 게 구글의 공식 기업 슬로건이다. 그런 구글이 문어발식 영역 확장을 꾀하는 ‘악마’가 되려는 것일까. 말들이 분분하다. 구글폰 루머를 한번 따라가 보자.

사실 루머라는 표현을 썼지만, 루머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루머가 확산되고 있는 곳은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지만 유력 언론들까지 나서 구글폰의 등장을 점치고 있다.

당사자인 구글이 가타부타 언급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루머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언론의 추측성 기사일 뿐’이라고 넘겨버리기에는 추측성 기사의 근거가 제법 구체적이다.

구글폰을 둘러싼 루머는 지난해 말 구글과 프랑스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오렌지SA가 공동 브랜드의 휴대폰 공급을 협의 중이란 얘기가 나오면서 이후 급속하게 확산됐다. 몇 가지만 꼽아보자.

올해 3월 미국의 IDG뉴스는 구글의 구인 공고를 근거로 구글이 구글폰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구글이 공고를 통해 새로 뽑으려는 인력 가운데 전기 기술자, 아날로그 디자이너, 회로 설계자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 전원공급장치 디자인 경험자는 우대한다고 했다.

IDG뉴스는 휴대폰이 조만간 인터넷접속을 위한 보편적인 기기가 될 것인 만큼, 구글이 이곳에서 지분을 확보하려 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견해까지 곁들이며 구글폰 루머를 기정사실화했다.

뒤이어 월스트리트저널도 ‘구글폰 루머 확산’이라는 기사에서 구글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구글이 휴대폰을 겨냥한 SW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그것은 단순한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넘어설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구글폰의 가능성을 점쳤다.

기사를 요약하면 ‘구글폰이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구글 내부에서 움직임은 있는 것 같다. 또 구글폰이 나오게 된다면 구글 인터넷 서비스에 특화된 휴대폰인 듯하다’는 것이다.

■ 외신들 '구글폰 사업' 보도 잇따라

구글폰 뉴스는 미국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스페인어 뉴스사이트 Noticias.com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구글사업을 총괄하는 한 경영자가 구글폰 프로젝트의 존재를 인정했다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대만의 디지타임즈 기사는 더 구체적이다. 이 신문은 현지 부품업체들을 인용, 하이테크컴퓨터(HTC)란 업체가 구글폰을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부터는 판매가 가능하며 출하량이 많게는 100만 대까지 될 것이란 말까지 언급돼 있다. 더 나아가 구글폰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3G플랫폼과 EDGE를 지원할 것이며, GPS 기능은 없고 G메일과 구글 검색이 내장된다는 얘기까지 전했다.

이쯤되면 스펙까지 다 나온 셈이다. 물론 아직도 구글은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어, 여전히 루머일 수밖에 없지만 구글폰 루머는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가장 최근의 뉴스에 따르면 구글이 내년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준비 중인 무선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예정이라는 기사도 나왔다.

이는 구글이 휴대폰뿐 아니라,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까지 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루머는 원래 확대재생산된다. 현재까지의 수준을 보면 이 같은 루머는 구글이 공식 입장을 분명히 하기 전까지는 확대재생산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하면 개연성은 충분하다. 이미 애플이 2년간의 루머에 함구하고 있다가, 결국 올초 ‘아이폰’이란 이름의 휴대폰을 공식 발표한 사례도 있다.

웹2.0은 인터넷(웹)이 컴퓨터 세상의 플랫폼이 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더 확산돼 웹은 이제 컴퓨터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기기의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미 휴대폰은 ‘손안의 PC’가 된 지 오래다. 구글이 가만있을 리 없다.

결국 앞으로 휴대폰이니, PC니 하는 구분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구글폰은 휴대폰이 아니라, 작은 무선전용 PC로 볼 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도 사실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에 통신기능까지 추가했다고 보는 게 맞다.

다만, 휴대폰 제조업체나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업체보다는 모바일 기기에 기반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쪽이 유력해 보인다. 그러한 서비스를 위해 특화된 맞춤형 휴대폰이 필요할 수 있다.

구글은 이미 자사에서 쓰는 수만 대의 PC와 서버 컴퓨터를 검색서비스에 맞게 직접 설계해 맞춤형으로 주문해 사용하고 있다.

■ 모바일 서비스 위한 맞춤형 휴대폰 가능성

따라서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개발과 이에 적합한 맞춤형 휴대폰을 준비 중이라는 게 ‘구글폰 루머’의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이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으로 낙인찍힐 게 분명한 세상이다.

로이터통신이 이같은 시각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다. 이 통신은 파이퍼재프레이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구글은 휴대폰이 아니라 휴대폰에 들어가는 SW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 검색용 소프트웨어와 지역검색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 주장했고 구글 대변인도 확인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정도로 언급을 했다.

지금까지의 루머를 종합해 개인적으로 추측컨대, 구글폰은 분명 나올 것이다. 구글이 직접 구글폰 공장을 짓지는 않겠지만, 구글폰 설계에 상당히 참여할 것이다. 다만, 구글폰은 단순히 휴대폰이 아니라, ‘모바일 통신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된 웹표준 기반의 디지털기기’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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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