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서 실물채취 성공, 9월 심해저 시추·2015년 상업 생산 예정

6월 19일 포항기점 동북방 135㎞, 울릉도 남방 약 100㎞해상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물리탐사선‘탐해2호'가 채취한 일명‘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대체 에너지원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모습.
미래 대체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가스(메탄) 하이드레이트(Hydrate, 함수화물)`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고유가 행진과 지구 온난화로 에너지 확보와 환경 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실물로 채취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정부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은 6월 19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포항 기점 동북방 135㎞, 울릉도 남방 약 100㎞ 심해에서 자연상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채취했다. 이는 미국(1980년), 일본(1989년), 인도(2006년), 중국(2007년 6월)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가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물분자와 결합하여 형성된 고체 에너지원으로 불을 붙이면 타는 성질을 갖고 있어 일명‘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기존의 휘발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연소 후 디젤유처럼 중금속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로 평가받고 있다. 효율도 높아 가스 하이드레이트 1㎥로 천연가스 164㎥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세계적으로 약 10조 톤(5,000년간 사용 가능)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울릉도와 독도 근해 수심 1,500m 지역에 6억 톤 가량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천연 가스 소비량이 연 평균 2,000만 톤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3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500억 달러(150조원)에 달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화석 에너지를 대체할 21세기의 차세대 에너지로 부상하면서 이미 미국, 러시아, 일본에서는 2015년 이후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자원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4년까지 총 2,257억원을 투입, 탐사와 기술개발 등을 거쳐 2015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는 9월 네덜란드로부터 가스 하이드레이트 시추선을 용선해 14곳의 시추 후보지 가운데 동해 해상 5곳에서 본격 심해저 시추를 벌일 예정이다.

■ 메탄 방출 막을 기술적 문제해결이 관건

그러나 실물 채취에 성공한 나라 중 상용화한 나라가 아직 없는 데서 알 수 있듯 심해저에 묻혀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상업적으로 생산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시추 과정에서 메탄의 방출을 막을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심각한 온실효과로 인해 급격한 기후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흔 교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에서 메탄을 빼낸 후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삽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방법이 실용화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환경보호의 난제도 풀 수 있게 돼 본격적인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일각에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채취의 경제성과 막대한 예산 투입 등 개발에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 하이드레이트 채취에 성공한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라며 “멀리 보고 미래 에너지원 개발과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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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