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대한민국 톱 100 블로거' 선정'무브온21' 1위… 팀블로그 약진·기자들 강세

블로거들의 세상, 이른바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에 작지만 의미있는 이벤트가 벌어졌다. 바로 ‘대한민국 최고의 블로거 100명’이 발표된 것이다.

블로그(Blog)는 1인미디어의 총아로, 또 웹2.0 시대의 최고 수훈갑으로 칭송받고 있다. 또 블로그의 확산과 영향력은 갈 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 블로거(블로그 운영자) 100명이 선발돼 공표됐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좀 과장하면, 블로고스피어의 퓰리처 시상식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지금 ‘톱100 블로거’ 선정 및 발표를 놓고 블로고스피어가 술렁대고 있다. 전통 언론계에서도 꽤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에 있는 블로그 전문 검색서비스 업체 테크노라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매일 12만개의 블로그가 생기고 있다. 1초에 1개이상씩 새로운 블로그가 생기고 있다는 얘기다. 언뜻 감히 잡히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빠른 확산 속도다.

우리나라만 놓고 보면 어떨까. 우리도 이미 1천만 블로그 시대라고 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자사 회원 2300만명 가운데 700만명 정도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이나 엠파스 등 다른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1천만 블로그 시대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물론 이 가운데는 등록만 해놓고 활동은 안하는 블로그가 훨씬 더 많을 테니, 활동하는 블로그만을 가려내면 그 수는 훨씬 줄어들겠지만 블로그의 확산세는 분명 급물살처럼 거대하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 톱 100 블로거’가 선정됐으니 눈여겨 볼 만 하지 않을까. 이번 톱 100 블로거 선정은 메타블로그 사이트 올블로그(www.allblog.net)에서 주관해 진행했다.

특정 사이트가 자사의 서비스 이벤트의 하나로 진행한 것이지만, 올블로그는 국내 최대의 블로그 포털이라는 점에서 깎아내릴 것 까지는 없을 듯 하다. 사실, 톱 100 블로거 선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블로그가 지난해부터 상반기와 하반기, 그리고 연말 결산 이렇게 매년 세 번씩 발표하고 있고 블로고스피어에서도 선정된 블로거는 파워블로거로 인정하고 있다.

100명의 리스트가 수록된 올블로그 사이트에는 수상자의 수상소감과 블로거들의 축하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퓰리처 시상식 못지 않은 박수와 열기가 넘쳐난다.

지난 13일 발표된 올블로그 선정 ‘톱 100 블로거’는 올해 상반기를 결산한 결과다. 블로그의 조회수와 추천수를 기반으로 조사한 것이다. 그럼 국내 최고의 블로거 100명의 면면은 어떨까. 전체 100명 리스트는 올블로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간단하게 분석해보자.

우선 ‘넘버원’ 블로거로 ‘무브온21(http://blog.daum.net/moveon21)’이 선정됐다. 꽤 의미있는 결과다. 무브온21은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아니다. 여러명이 함께 운영하는 공동 블로그다. 이른바 ‘팀블로그’다. 이렇게 공동이 함께 운영하는 팀블로그는 그 자체로 조직화된 미디어로 볼 수 있다.

이런 팀블로그가 올 상반기 국내 최고의 블로그로 꼽혔으니 팀블로그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섣부른 판단만은 아니지 싶다.

무브온21말고도 영화 전문 팀블로그 ‘익스트림무비’, IT 전문 팀블로그 ‘스마트플레이스’도 톱10안에 선정됐으니 말이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올 상반기 블로고스피어의 최대 뉴스로 ‘팀블로그의 약진’을 꼽을 만 하다.

팀블로그는 비슷한 주제의 블로거들이 연합해 공동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블로그라는 점에서 좀 더 미디어의 성격에 가깝고, 이런 팀블로그의 약진은 블로그의 미디어화가 좀 더 체계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팀블로그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톱100 블로거에 현직 기자가 5명,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블로거 기자단의 기자 7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눈에띈다. 아직은 블로거가 직업이 아닌 이상, 가욋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파워블로거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조건의 사람들이 기자다.

현장 취재 경험과 글쓰기 훈련 등에서 훨씬 앞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현직 기자들 가운데 열성적인 블로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파워블로거로 인정을 받아왔다.

오히려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자사 사이트를 통해 기자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면, 톱100 블로거에 기자가 5명뿐이라는 것은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기자협회보가 톱100 블로거 선정과 관련해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기자협회보는 “블로그스피어 안에서 생산되는 콘텐츠 신뢰도와 소통 수준은 블로그 확산을 발목 잡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언론인과 지식인들이 블로그에 동참해 이 안에서 공동참여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일반 전문가에 비해 기자들이 참여하는 ‘기자 블로그’의 경우 그동안 축적된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존 영향과 다른, 반향과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자들의 적극적인 블로거화를 주문했다. 또 현직기자의 말을 빌어 전문가나 기자 블로그가 활성화되는 시점이 ‘블로그 르네상스’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다른 측면으로 보면, 현재 블로거들이 생산하는 컨텐츠의 신뢰성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톱100 블로거 선정과 관련해 블로고스피어 내부에서도 좀 더 발전적인 블로깅 문화를 촉구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눈길끌기 위한 의도적인 제목이나 태그 달기, 블로그 역시 특정 이슈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성향, 예의없는 커뮤니케이션, 지나친 검색광고 부착 등이 대표적이다.

블로고스피어의 확산은 이제 대세를 넘어 현실이 됐다. 지적과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블로그의 톱100 블로거 선정과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는 앞으로 더 계속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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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