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금리 인상등여파로 연체 악화돼유동성 공급·재할인율 인하등긴급 처방… 그래도 언제든 떠오를수있는 잠재 뇌관

지난 16일 일본 남성 두 명이 도쿄 거리에 세워진 주가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428.15포인트가 폭락한 16,047.46 포인트로 마감됐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부실 우려감이 세계 금융시장을 급격하게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실 서브 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에 처음으로 서브 프라임 대출의 부실 우려감이 불거졌던 터.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별 일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 되면서 시장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다가 지난 7월 . 미국의 유수한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운용하고 있는 뮤추얼펀드가 서브 프라임 채권 가격의 폭락으로 말미암아 파산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보도가 터져 나왔고, 주식시장에 충격을 던진 바 있었다.

그러나 역시 그 때에도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의 버냉키 의장이나 공개시장위원회가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면서 시장에 약간의 충격만을 던지는 수준에서 봉합되는 듯하였다.

하지만 다시 지난 8월 중순, 프랑스의 BNP파리바 은행이 서브 프라임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의 손실이 너무 커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파장은 다시금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투자자들은 혹시 BNP파리바 은행뿐만이 아니라 다른 유수한 투자은행들도 서브 프라임 채권에 투자하였다가 크게 손실을 본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즉각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주가 폭락, 자금시장에서의 금리 급등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단기간에 4% 이상 추락하였고 조정국면에서 벗어나 재차 상승을 모색하던 우리나라의 주가도 크게 악영향을 받았다. 8월16일에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크게 흔들렸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그날 하루 하락폭이 10%를 넘겨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써킷 브레이크가 발동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하였다.

■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이란 무엇인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이란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모기지 대출 전문 금융기관에서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역사는 과거 1990년대 클린턴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저소득층이 주택을 사기 위하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데에 애로사항이 많다는 것이 이슈가 되었다.

신용대출이 정착된 미국에서는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이 돈을 빌리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고 하여도 저소득층은 집값의 10~20%에 달하는 선불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저소득층의 이해에 맞추기 위하여 다소 신용도가 낮더라도 주택을 담보로 하여 대출이 이루어지는 서브 프라임 대출이 활성화되게 되었다.

지난 16일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를 찾은 한 주식 투자자가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여파로 폭락한 주가에 상심한 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런데다 선불금을 마련해야 하는 저소득층을 돕기 위하여 아예 선불금까지도 몽땅 금융기관에서 대출해주었다. 다만 서브 프라임 모기지대출은 이자율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일반적인 모기지 대출은 대략 6% 정도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에는 대체로 시장금리+3% 수준의 높은 금리가 적용되었다.

■ 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문제가 되는가?

금리가 높더라도 집값이 오른다면 대출을 받더라도 남는 장사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부동산 열기는 최근 급격하게 식어가는 양상이며, 주택가격도 하락하는 추세인 반면 금리는 오르고 있어서 대출을 받고 집을 산 사람들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미국의 시장금리는 2004년만 하더라도 0.25%였으나 이후 17차례에 걸쳐 인상되면서 현재는 5.25%에 이른다.

더구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은 만기이전에 상환할 경우 금융기관에서 물리는 중도 상환 페널티가 혹독하다. 그러다 보니 중도에 상환할 수도 없고, 집값은 계속 하락하는데다 이자부담마저 높아가는 삼중고를 겪는 저소득층은 별 수 없이 대출을 연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2003년만 해도 7% 수준이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연체율이 2006년 말에는 14%를 상회하였으며, 최근에는 연체율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모기지 대출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채권을 발행한다.

이 채권은 신용도는 낮으나, 수익률은 높은 고위험 고수익 채권이므로 BNP파리바 은행의 뮤추얼 펀드처럼 고수익을 추구하는 뮤추얼 펀드들이 이 채권을 대거 매수하였다.

그러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이를 자산으로 하는 채권가격이 폭락하였고, 그 채권을 대거 매수한 뮤추얼 펀드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안겨주는 결과가 되었다.

현재 미국 전체에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재원으로 하는 채권에 투자하였다가 입은 손실은 대략 2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관련된 파생상품 거래 등을 통하여 속으로 감추어진 손실이 모두 얼마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이유도 2천억 달러의 손실이 이슈가 된 것이 아니라, 더 큰 잠재손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무차별적인 투매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채권의 부실화문제가 대두되게 되면 결국 금융시장은 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안전자산을 선호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가격은 폭락하여 금리가 급등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또한 안전자산의 추구로 인하여 위험자산으로 간주되는 주식에는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부실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주택경기의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자칫 주택가격은 더욱 더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고, 나아가 실물 경제에도 당연히 악영향을 미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부실이 확산될 경우, 수익을 쫓아 고위험 자산에 투자되어 있던 엔 케리 트레이드 자금이 대거 청산되고, 이는 세계 자산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터.

■ 각국 중앙은행의 대책 및 향후 전망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부실로 인하여 금리가 급등하고 또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신용도가 낮은 곳은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용경색 양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는 급거 시중에 1천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나타내었다. 더 나아가 지난 8월17일에는 시중은행에 대한 재할인율을 5.75%로 전격 인하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중앙은행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단적으로 나타내어 주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의 공급과 재할인율 인하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위원회가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연체율도 낮추고, 경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의견이다.

만일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시장은 한숨 돌릴 가능성은 크다. 그러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므로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서 부실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이 문제는 두고두고 시장에 잠재적인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