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전문가들 "조정장 당분간 지속… 안전한 포트폴리오 짜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훌쩍 넘어서면서 상승세가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시기가 얼마 오래전의 이야기도 아닌데, 그 사이에 코스피지수는 1,700선마저 내주고 추락하기도 하였다가 다시 급반등하며 1,800선을 되찾기도 하였다.

잠시 한 눈을 팔고 있었다가는 그 동안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주식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반인들로서는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알기도 어려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니 혹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같은 이야기들이 돌아다니고, 외국인들은 그동안 한국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버렸는지 최근에는 연일 매도에만 주력하고 있는 양상이기도 하다. 더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의 다우지수나 나스닥지수도 매일매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웃 일본이나 중국의 증시 혹은 이머징마켓으로 대표되는 베트남이나 인도 증시의 경우도 역시 변동성은 높아가고 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그냥 아무 펀드에나 돈을 넣어두기만 하면 저절로 수익이 나는 것처럼 여겨졌던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펀드를 가입할지 어떨지에 따라 수익이 날지 혹은 손해가 날지 판가름이 나는데다, 혹은 펀드에 가입하더라도 어떤 펀드에 가입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거나 나아가 자칫 원금이 크게 손실을 보느냐 아니면 ‘대박’을 터뜨리느냐의 갈림길에 설 수도 있다. 자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펀드의 가입과 관련하여 따져보아야 할 점은, 첫째로, 현재 시점의 주가는 그간의 주가 하락세 덕택으로 고점에 비하여 상당히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 메리트’를 기대하고 지금이 펀드를 가입해야 할 타이밍인지 아닌지부터 먼저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만일 펀드에 가입하기로 한다면 어떤 펀드에 가입하여야 할 것인지도 또한 생각해보아야 한다. 채권형일지 주식형일지부터 따져야 할 것이고, 국내 펀드에 투자할지 아니면 해외펀드에 투자할지도 아울러 판단하여야 한다.

우선, 지금이 펀드에 가입할 타이밍인지부터 생각해보기로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향후 증권시장의 전망이 어떨 것인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만일 향후 주식시장의 전망이 밝다면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겠으나, 거꾸로 향후 주식시장의 전망이 좋지 않다면 차라리 주식형 펀드보다는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 아니면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도록 설계되어 있는 ETF에 투자하는 편이 오히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각 증권사의 시황전망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증시의 장기적인 전망에 대하여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만장일치가 된다고 하여 전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살아나고 있고 본격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속도나 혹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를 감안한다면 주식시장의 장기전망에 부정적인 토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라면 펀드에 가입하는 것 역시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

■ 거치식 펀드는 가입시기가 수익률 좌우

다만, 시점이 문제인데, 현재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 명확한 의견의 일치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체적인 의견은 주식시장이 1~2 개월 정도는 더 조정국면을 지나면서 박스권 행보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과거의 경우에도 주가가 급등한 이후 지금처럼 조정국면이 나타났었는데, 그러한 조정국면의 기간이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것이다.

결국 2,000선을 넘겼던 코스피지수가 1,630선까지 추락하면서 완연한 조정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 이후, 최근에는 반등세가 나타나 지수가 1,800선을 회복하기는 하였으나 그것만으로 조정국면이 마무리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성급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장기전망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으나, 가입 시기는 주가가 조정을 더 나타낼 때까지 다소 뒤로 미루더라도 무방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1,750선 이하로 내려선다면 적극적으로 펀드 가입을 검토하여도 좋으리라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펀드의 종류에 따라서도 가입 시기의 선택은 대단히 중요하다. 매월 일정액을 불입하는 적립식펀드의 경우는 설령 펀드의 가입 시기가 다소 이르거나 늦더라도 전체적으로 길게 본다면 수익률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일시에 목돈을 불입하는 거치식펀드의 경우는 언제 펀드에 가입하느냐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된다.

주식시장이 아직은 조정국면을 완벽하게 지나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펀드가입을 지금시점에서는 서두르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둘째로, 그렇다면 어떤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앞서 주식시장의 전망이 좋다는 점에서 채권형 펀드보다는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나으리라고 보인다.

그렇다면 지역적으로 국내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해외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여기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국내 펀드가 해외 펀드에 비하여 메리트가 있어 보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해외 펀드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중국 펀드를 노려보라고 권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펀드의 경우에도 과거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길 때와 같이 급격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당분간은 어려울 터이니 성장주 위주의 공격적인 펀드보다는 배당주, 안정주 위주의 보수적인 펀드, 혹은 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인덱스 펀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편이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법인세 인하 예정 중국 펀드는 여전히 유망

이제까지 해외 펀드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한국 증시에 집중되었던 포트폴리오를 해외 증시에 나누는 분산투자의 의미가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증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시가총액 규모나 주가수익 비율 등 제반 지표가 거의 선진국 증시와 맞먹을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러니 미국이나 유럽, 혹은 일본 등의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나 우리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따라서 일부러 분산투자를 목적으로 해외 펀드에 가입하느니 차라리 국내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가 성립한다.

반면 해외 펀드의 경우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아닌 이머징 마켓이라면 아직도 유망한 지역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중국 펀드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것은 중국 증시와 경기의 과열 양상을 진정시키려는 중국 당국의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 증시의 전망이 밝아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조만간 법인세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에 기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호전될 수 밖에 없을 터이고, 아울러 홍콩 증시의 경우 중국인 개인의 투자가 허용되면서 수급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망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