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개인공간 활용… 미국은 자기 PR 수단PR컨설팅사 에델만코리아 조사

1인미디어의 총아로 떠오른 블로거(Blogger). 세계 최대의 블로그 검색엔진 테크노라티는 자신들이 세계적으로 약 1억400만개의 블로그를 검색하고 있다고 한다.

대단한 수치다. 이 수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만 해도 개설된 블로그가 이미 1천만개를 넘은 지 오래다. 천만 블로그 시대라는 얘기다.

하지만 블로그 전반에 구체적인 통계나 보고서는 없다. 앞서 언급한 테크노라티에서 선정하는 ‘테크노라티100 블로그’나, 역시 국내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올블로그에서 선정해 발표하는 ‘톱100 블로그’ 등을 통해 대략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정도다.

올 3월에 발표한 ‘테크노라티100’을 보면 다른 블로거들이 링크를 얼마나 걸었는지, 북마크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얼마나 추천을 많이 받았는지 등 세가지를 기준으로 100개의 블로그를 선정해 각 기준의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100개의 파워 블로그들이 어떤 영역의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지 분석한 자료를 보면 테크놀로지 분야가 약 23%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정치(약 16%), 음악(약 10%)이 차지했다.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활동하는 블로거들이 가장 활발하다는 것을 알수 있는 정보다. 이같은 분석은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IT분야에 집중돼 있는 정도는 세계적인 동향보다 더 높은 편이다.

블로그에 대한 전반적인 통계나 분석 보고서는 그다지 많지 않다.

테크노라티100을 통해 대략적으로 블로그가 주로 다루는 분야와 파워블로거들의 면면을 짐작해보는 정도다. 국내 상황은 더 그렇다. 1천만 블로그 시대라고 하지만, 블로그에 대한 속성을 짐작이라도 해볼 수 있는 자료가 없다.

그 누구의 간섭이나 제약도 받지 않고 나만의 미디어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게 블로그다. 이같은 풀뿌리 미디어의 성향상 구체적인 조사 분석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미있는 블로그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세계 최대의 독립 PR컨설팅사인 에델만의 한국지사, 에델만코리아(www.edelman.co.kr, 사장 김원규)는 12일, ‘2007 한국 블로거 성향 조사’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에델만 코리아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2006년 12월부터 2007년 2월까지 총 59일 동안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블로거 총 347명이 참여했다.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 포인트다.

보고서의 제목에 나와있듯 이번 조사는 블로거들이 참여해 밝힌 성향 분석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표본이 그리 많지 않지만, 이같은 조사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또,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블로거의 특성 및 블로거와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현황을 조사한 것이어서, 국내 기업들이 블로거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인 블로그를 통해 어떻게 기업 신뢰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해 참고할 만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에델만 본사와 에델만의 일본 지사에서도 동일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어, 국내 블로거의 성향과 외국 블로거의 성향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블로거의 성향은 미국 등 서구 선진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그 운영 목적에 대해 미국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권위자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라는 답변이 33.9%로 가장 높게 나타난 데 비해 한국 블로거들은 이렇게 답한 응답자가 1.2%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 블로거들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된 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기록’(41.8%)하거나 ‘친구 및 지인과 교류’(19.3%)하는 것을 우선으로 꼽아 한국 블로거들의 61.1%가 블로그를 사적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적극적인 자기PR 성격이 강한 외국 블로거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기업이나 제품 정보를 얻는 정보 원천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미국의 경우 블로거의 62.9%가 일반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가장 신뢰하는 반면, 한국 블로거들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기업의 공식 웹사이트(한국 58.2%, 일본 70.4%)및 보도자료(한국 45.2%, 일본 62.9%)등 기업 공식 채널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블로거 세 명 중 한 명은(31.3%) 1주일에 1회 정도 기업 및 제품에 관한 글을 포스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이 자사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리뷰를 요청할 경우 음악, 영화 등의 엔터테인먼트 컨텐츠에 대해서는 81.3%가,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69.5%가 기꺼이 응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한국에서는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기업과 제품을 홍보하는 등의 상업적 활동이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블로그 운영 특성 및 블로거 성향에 맞춰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총괄.기획한 에델만코리아의 김원규 사장은 “웹 2.0 시대를 맞아 소비자 자체가 정보원이 되고 있으며 블로거, 파드캐스터, 비디오캐스터 등 다양한 쇼셜 미디어들이 새로운 저널리즘 변화를 주도하는 등 PR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즉, 블로그는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며 “이번 한국 블로거 성향 조사는 블로거와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정도를 밝혀내고 이를 통해 기업에게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새로운 채널로써 블로그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블로그의 동역학적 특징과 그것이 신뢰 구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정재승 교수(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및뇌공학과)는 “한국 블로거의 경우, 현재 일기나 개인 노트 수준의 매우 사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정보의 ‘신뢰(Trust)’보다는 ‘공감(Empathy)’을 매개하는 수단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기업이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기 원한다면 그들의 경험과 정서, 느낌을 공유하고 기업과 제품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감의 리더십을 기반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도 “연말로 예정된 대선이 블로거, 특히 블로그 포스트를 열심히 읽고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전파함으로써 대중의 담론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성향이 강한 젊은 남성 블로거들의 지대한 영향력을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결과 전문은 에델만코리아 웹사이트(www.edelma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ol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