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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집값에도 한파 닥칠까… 지구촌 부동산 경기 급속 냉각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등 영향 전세계적인 하락·조정 국면
국내도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쌓여 중견 건설회사 도산하기도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유동화 증권 시장 크지 않아 충격 작을 듯

최근 회고록을 출간한 미 연방준비위원회 전 의장 그린스펀은 책에서 오랜 기간 미국의 금융경제의 수장으로서 일하였던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그리고 그는 여러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하여서도 요즘 불거지고 있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경제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활발하게 밝히고 있다.

비록 현직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아니지만, 현직에 있었을 때의 무게를 고려하면 그린스펀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는 여느 평범한 사람의 말과는 다른 비중으로 다가온다.

그의 발언을 통하여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그가 미국의 부동산을 비롯하여 영국이나 다른 선진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린스펀은 지난 9월16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사람들이 예상하는 수준보다 주택 가격이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 하락폭이 한 자릿수에 그치길 기대하지만, 설령 두 자릿수가 되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하여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의미이다.

그는 이미 미국의 집값이 2-3% 가량 하락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였는데, 다만 궁극적으로 집값이 어디까지 하락할지는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아울러 지적하였다.





그는 또 영국에 대하여서도 “영국의 부동산 시장이 고통스런 조정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금리 상승으로 집값의 오름세가 멈출 것"이며 그 결과 "영국의 주택소유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영국은 시장 5위 규모의 모기지 전문 은행인 노던락이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인하여 영국의 중앙은행으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하려는 소비자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등 혼란을 겪는 상황이기도 하므로, 그린스펀이 영국의 부동산 경기가 고통스러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하여 시장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영국왕립평가사협회는 지난 달 영국의 주택가격이 2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하였다. 또, 영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금융경색과 금리 인상으로 인하여 영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이 내년에는 올해의 절반인 3%까지 둔화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비단 미국이나 영국의 부동산 경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거의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확연하게 위축되거나 하락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경우, 아직까지는 과거 9년 동안 이어지던 부동산 붐이 지속되고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은 상승할 수 없다는 것은 점점 명백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내 주택가격의 상승속도가 개인소득의 증가율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빠르면 내년부터 부동산의 열기가 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외에도 스페인,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이제까지 자산시장의 붐을 타고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던 나라에서도 부동산의 하락조짐이 확연하다.

아일랜드에서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가격이 내렸고, 뉴질랜드는 아직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으나, 거래량이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수측에서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므로 조만간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 스페인·뉴질랜드 등도 하락 조짐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열기가 급격하게 식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금의 흐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이 크다.

지금까지는 부동산 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기에 부동산을 사서 보유하기만 하면 저절로 돈을 벌 수 있었고, 그러기에 너도 나도 주택 매수에 뛰어들었었다.

금융기관도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에 적극적이었으므로 쉽게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하는 거래가 성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자, 막연하게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하면서 자신의 재무적인 능력 이상으로 높은 금리를 감수하여서라도 대출을 받았던, 즉 서브 프라임 모기지 자금의 차입자들이 대출금 상환에 차질을 빚기 시작하였다.

부동산 대출자금의 부실 비율이 크게 늘어났던 것. 그러다보니 부동산 담보 대출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채권의 가격도 급락하면서 이 채권에 투자한 헤지펀드가 큰 손실을 보는 등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결국 이제는 부동산 대출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채권에 투자하려는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도 선뜻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당연히 부동산 금융의 원활한 흐름이 막힐 수밖에 없다. 부동산 담보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의 경우도 자금줄이 막히니 대출을 줄이거나 모기지 대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주택가격의 하락을 초래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형편이다.

전반적인 부동산 금융시스템이 이전처럼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여야 하는데, 이는 현 시점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인 셈.

■ 헤지펀드, 부동산 채권 투자 꺼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의 하락 혹은 조정국면의 와중에 우리나라라고 하여 예외일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이전처럼 막연하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를 기대하기에는 시기가 지났다는 견해가 많다.

아직까지는 지방에 국한된 이야기이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이로 인하여 자금난을 겪게 된 지방의 중견 건설회사들이 잇달아 부도를 내는 것이 그냥 허투루 볼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거기에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금융의 한 축이 되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하여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 대출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증권이 만들어져서 금융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예컨대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주체에 대한 대출 채권을 담보로 하여 유동화 증권을 만들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아파트가 순조롭게 분양이 되면 분양대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게 되고, 그러면 상환된 대출금으로 유동화 채권을 상환하는 절차를 밟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만일 아파트가 제대로 분양되지 않고 미분양으로 쌓인다면 대출금의 상환에 차질이 빚게 되고, 이는 결국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그리고 이어서 유동화 채권의 가격하락이나 부실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화된 것도 이런 과정을 겪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과는 달리 유동화 채권의 규모가 전체 금융시장의 규모에 비하여 그리 크지 않는데다, 미국처럼 대출채권을 모아 1차 유동화 채권을 만들고, 그 유동화 채권을 담보로 2차 채권을 만드는 등 복잡한 단계를 거치고 있지 않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1차 유동화, 2차 유동화, 그리고 3차 유동화 등으로 나아갈수록 시장이 커지고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1차 유동화에 그치고 있어서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에도 금융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지 않으리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유동화 채권의 규모는 약 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의 위축은 우리나라에도 최소한 약간의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터. 비록 그 영향은 작을 수는 있으나 어차피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면, 미리 대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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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01 13:27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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