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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판매로 위장한 다단계 영업 실태는…
아모레퍼시픽 등 16개 회사 다단계 판매 무더기 적발
규제조항 많은 다단계 등록 피하고 방문 판매 간판으로 위법 영업



국내 정수기 판매 시장 점유율 1위인 웅진코웨이, 화장품 시장 1, 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학습지와 참고지 시장 선두인 대교, 나드리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방문판매업으로 신고해 놓고 그간 다단계 영업 행위를 해온 16개 업체들이 공정위 단속에 적발됐다. 이들 업체는 다단계업체로 새로 신고 전환하거나 방문판매법에 맞춰 판매 조직 등을 전면 재조정해야만 한다. 사진은 전시회에 소개된 웅진코웨이 제품들(기사의 특정사실과 상관없음).


다단계 판매와 2단계 판매의 차이는? 또 ‘무늬만 방문 판매’란 무엇?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웅진코웨이, 대교, 등 유명 대기업들이 불법적으로 다단계 영업을 한 것으로 최근 드러나면서 ‘다단계’ 영업행위의 명확한 개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불법 다단계 영업 행위로 적발된 업체는 아모레퍼시픽 등 모두 16개 회사. 이들 업체는 방문판매업으로만 사업 신고를 했으면서도 실제로는 다단계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밝혀져 모두 고발 및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다. 적발된 업체들은 나드리화장품, 한불화장품 등 화장품과 정수기, 학습지 등 주로 생활용품 관련 업종들이다.



다단계 판매란 말 그대로 판매원(혹은 판매 조직)이 2단계를 초과한 경우를 가리킨다. 즉 판매원이 3단계 이상으로 연결되거나 조직된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1단계 혹은 2단계 판매는 다단계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행법상으로도 다단계 판매는 ①판매원의 가입이 단계적, 누적적으로 이루어져 가입한 판매원의 단계가 3단계 이상이고 ②판매원을 단계적으로 가입하도록 권유하는 데 있어서 판매 및 가입유치 활동에 대한 경제적 이익의 부여를 유인으로 활용하는 것을 구성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일례로 판매원 A가 판매원 B를 권유해 판매원으로 가입해 활동시키고 또 B가 판매원 C를 추가로 영입시킬 경우 이 구조는 3단계를 형성한다. 당연히 이는 다단계 판매에 해당한다.

흔히 세간에서 다단계 판매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단계판매 조직 대부분이 하방 확장성을 갖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새끼가 새끼를 치는 식으로’ 다단계 판매 조직이 매우 쉽게 형성되고 확대될 수 있어서다.

또 다단계 영업은 연고 판매나 대인 판매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데다 판매가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비율로 판매 수당을 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행성을 조장하고 다수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당국에서는 다단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전제 조건과 규제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다단계 판매업자에 대해서는 피해 예방과 소비자보호 등을 위해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고 후원수당 지급총액을 매출액의 35%범위 내로 준수시키고 있는 것.

더불어 다단계 업체들에게는 판매하는 물품의 가격에도 상한선 제한을 두어 130만원을 넘는 제품을 팔지 못하게 하고 있다. 후원수당 정보 공시 등을 의무화시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조치들은 다단계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 (※방문판매업자와 다단계판매업자의 규제내용 비교 도표 참조)



이번에 공정위에 의해 적발된 이들 16개 업체가 다단계 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다단계 영업을 해온 이유는 다단계 판매업자에게 주어지는 이런 준수 의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이들 업체는 모두 방문판매업자로만 신고를 해 놓고 있었다. 다시 말해 방문판매를 가장한 다단계판매, 소위 ‘무늬만 방문판매’를 해왔던 것.

한 마디로 다단계 판매시 규정된 의무 사항은 지킬 필요가 없고, 다단계 판매의 이점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웅진코웨이 경우 다단계 판매업체로 등록을 하게 되면 130만원이 넘는 제품은 팔 수 없지만 방문판매업자 신고 상태에서는 수백만원 짜리 정수기도 팔 수 있었던 셈이다.

또 판매원에게 정수기 한 대를 팔 경우 주어지는 후원 수당도 평균 60%나 돼 다단계 규정의 35%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조사를 담당한 공정위는 “결국 소비자들이 판매원에게 과도하게 주어지는 판매수당이 포함된 정수기를 비싸게 산 꼴”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다단계 판매업자들은 소비자 피해보상 보험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해야 되기 때문에 공제료와 담보 부담을 져야 한다. 하지만 방문판매업으로만 신고하면 이에 대한 강제규정이 없다.



● 다단계와 피라미드 판매는 전혀 다르다








흔히 다단계 판매와 피라미드식 판매가 같거나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결론은 '전혀 다르다'라고 해야 맞다.

다단계 판매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제2조 제5호)에 다음과 같이 규정돼 있다.

'판매업자가 특정인에게 다음 각목의 활동을 하면 일정한 이익(다단계 판매에 있어서 다단계 판매원이 소비자에게 재화 등을 판매하여 얻는 소매이익과 다단계 판매업자가 그 다단계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후원수당을 말한다. 이하 같다)을 얻을 수 있다고 권유하여 판매원의 가입이 단계적(판매조직에 가입한 판매원의 단계가 3단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으로 이루어지는 다단계 판매조직(판매조직에 가입한 판매원의 단계가 2단계 이하인 판매조직 중 사실상 3단계 이상인 판매조직으로 관리·운영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판매조직을 포함한다)을 통하여 재화 등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가. 당해 판매업자가 공급하는 재화 등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 나. 가목의 규정에 의한 소비자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당해 특정인의 하위판매원으로 가입하도록 하여 그 하위판매원이 당해 특정인의 활동과 같은 활동을 할 것.'

이 규정에 따르면 다단계에서는 판매원이 하위 판매원을 모집 또는 추천하고, 그에게 자신과 같은 판매 활동이나 가입유치활동을 하도록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피라미드 방식은 물건의 판매에 관계 없이 사람만 모집해 유치하면 수당을 받는 형태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한 판매원이 하위 판매원을 모집하기만 하면 모집수당을 받는 경우인 것.

이 때는 하위 판매원이 물건을 팔든 말든 관계 없이 사람만 유치한 데 대한 대가만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다단계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처럼 피라미드 방식은 재화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사람 장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한편 다단계와 2단계를 구분하는 기준과 관련, 하위 판매인이 판매한 수당에 대해 상위 판매인 어느 선까지 판매수당이 추가로 지급되느냐 하는 문제가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즉 판매인 A가 판매인 B를 모집하고 다시 B가 판매인 C를 가입시켰을 때 C가 판매한 물품에 대한 수익이 B에게만 가면 이는 외견상 2단계로만 보인다.

C의 판매수당 일부가 B에게는 가지만 A에게 주어지지 않으면 3단계(다단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다. 이번에 적발된 대부분의 업체들이 '다단계가 아니다'고 항변하는 근거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법원 판례가 기준으로 적용된다. 지난 2005년 판결에서 '다단계 판매는 후원수당의 지급이 당해 판매원의 직근 하위판매원의 판매실적 뿐만 아니라, 그 하위판매원의 판매실적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판시한 것.

쉽게 말해 판매원 C가 판매한 물품에 대한 수당이 B에게만 가고 A에게 가지 않더라도 다단계로 보는데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다. 공정위 역시 C의 판매수당 일부가 B에게만 가더라도 A와 B에게 나뉘어 가는 금액과 사실상 차이가 거의 없어 다단계로 보아도 전혀 틀리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런 문제가 논란이 되는 이유 또한 적발된 이들 기업의 판매수당과 관련이 깊다. 화장품이나 정수기업체 대부분이 50~60% 가까이 판매수당을 판매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어서다. 이는 다단계 업체로 등록된 한국암웨이가 법에 명시된 35% 이내에서 판매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공정위 김홍석 특수거래팀장은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이들 '무늬만 방문판매'업체의 제품을 규정된 판매수당 35%이상 부분만큼 과도하게 비싸게 주고 산 격"이라며 "문제는 다단계에 있다기 보다는 다단계관련 법을 악용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즉 적발된 이들 16개 업체는 소비자들이 피해보상을 받아야만 할 경우에 대비해 아무런 안전 장치를 마련해 놓지 않아도 됐던 것.

특히 소비자가 구입한 물건을 반납하고 환불 받아야 할 경우에는 차이가 커진다.

다단계 판매원의 경우 구입한 후 3개월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돼 있지만 방문판매업은 14일 이내로만 규정돼 있어 훨씬 소비자에게 불리해서다. 영업 상 금지된 행위들도 방문판매업의 9개 보다 다단계 판매 때는 15개로 더 까다롭다.

이번에 적발된 판매업체들은 최소 4~최대 8단계의 판매원 조직을 운영하면서 판매활동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부여하는 등 다단계판매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소망화장품과 소망유통이 8단계로 가장 단계 수가 많았으며 아모레퍼시픽과 화미화장품도 7단계나 됐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이들 ‘무늬만 방문판매’ 업체들은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함으로써 각종 다단계판매업자의 준수의무를 회피해 온 것 뿐 아니라 다른 소규모 업체들이 아모레퍼시픽, 웅진코웨이 등 선두 대기업체의 조직과 영업 사례를 모방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고 폐해를 꼬집었다.

공정위는 방문판매업 신고를 하고 실제로는 다단계판매 영업행위를 한 이들 16개 판매업자에 대해 대부분 과태료(100만~200만원)와 함께 시정명령을 내려 놓은 상태다.

특히 웅진코웨이와 나드리화장품은 고발 조치까지 받았는데 이는 그 동안 소비자피해가 다수 발생해온 점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조사를 맡은 공정위 김홍석 소비자본부 특수거래팀장은 “방문판매업 신고만 하고 다단계 영업을 벌여 온 판매업자들의 미등록 다단계영업행위에 대해 엄격하게 조치함으로써 이들 업체의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중지시키는 것과 함께 다른 업체로의 유사 사례 증가와 소비자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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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01 13:49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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