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각 기업들은 저마다 핵심인 인재의 확보와 유지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평생직장 개념의 붕괴 등은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측면에서 기업에게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며, 개인의 시장 경쟁력 향상, 경력 선호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력 개발에 대한 다양한 연구 및 제도 개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샤인(Schein)은 대학 남자 졸업생 44명을 대상으로 10~12년 동안의 장기간 면접을 실시하여 1978년 경력 닻(Career Anchor) 개념에 대해 소개하였다.

그가 주장하는 경력 닻이란 자신의 흥미, 재능, 학습결과, 주변의 기대에 의해 자신의 경력 지향성이 생기고 이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알수록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인식하게 되고, 점차적으로 한 곳에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

유년 시절부터 필자는 주목 받는 일을 즐겼다.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노래를 불렀고 어른들은 즐거워하며 칭찬을 해 주시고, 맛있는 간식거리를 주셨다. 그 이후 나는 종종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조명은 가수가 서 있는 무대만을 비추고 있고, 객석은 컴컴하지만 관객과 팬들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무대에서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는 그러한 상상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가수의 꿈을 접었다. 솔직히 고백하지만 노래를 잘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경영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기업 경영의 파트너로서 혁신과 변화를 위해 경영자문을 한다.

분명히 가수는 아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가수의 속성과 유사한 일을 하며 어렸을 때의 꿈을 서서히 실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입사한 다국적기업 GE에서 인사 교육 담당 업무를 하며 임직원들 앞에 설 기회가 자주 있었다. 무대의 성격은 달랐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개선된 인사제도에 설명하고 핵심가치와 리더십에 대한 교육도 맡아 하였다.

비록 그 컨텐츠가 노래는 아니지만 내가 속한 조직의 성공을 위해 복잡한 비즈니스 컨텐츠를 적절하게 구성하여 계속 무대에 서왔다. 컨설턴트가 된 지금은 무대가 훨씬 넓어졌다. 더 넓고 큰 무대에서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수많은 피드백을 받으며 여전히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경력개발을 고민 중인 직장인들, 취업을 앞둔 학생들로부터 경력개발과 관련된 상담 요청을 종종 받는다. 취업의 문이 좁아져 경쟁이 치열해 지고, 노동 유연화로 이직의 기회가 많아진 탓인 것 같다.

불안과 염려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편이 좋겠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비록 지금 자신의 관심 영역이 아닌 다른 어떤 직업이나 경력을 선택한다 할지라도 자신의 관심과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자신만의 경력 닻에 정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직업이 본의의 꿈을 실현하는 직업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축하해 드릴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바로 지금부터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떨까? 먼저 꿈을 상세히 그려보자.

10년 뒤의 나의 모습, 5년 뒤, 3년 뒤의 나의 모습을 정리해 나가다 보면, 지금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월간, 주간으로 무엇을 구체적으로 할 것인지가 뚜렷해야 한다.

주위를 유심히 살펴보자. 경영학석사(MBA) 과정이 여기저기 개설되고 있으며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한 직무 역량교육 강좌가 수강생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누구든지 경력지향성이 생길 때까지 스스로의 재능을 발견하고 학습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각자의 꿈에 근접하게 될 것이다. 무대 위의 가수를 희망했던 필자가 경영컨설턴트로 사는 것처럼 100% 일치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속성은 유사한 경로를 걷게 되듯이 말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지용 휴먼컨설팅그룹 상무 jycho@e-hc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