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모바일로… MS는 인터넷으로구글- 무료 개방형 플랫폼 '안드로이드' 발표로 휴대폰 시장 대격변 예고MS- '차세대 윈도우 라이브' 등장… SW- 인터넷 결합시킨 서비스 대폭 강화

블로거들이 소개한 구글형 모형.
세계 정보기술 업계의 양대 거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의 동시에 차세대 전략 상품을 내놨다. 구글은 11월6일 ‘안드로이드’를 발표했고 다음날인 11월7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라이브를 선보였다.

웹으로 성장해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노리는 구글은 모바일 시장까지 발빠르게 내달렸고, 소프트웨어로 정보기술 시장을 제패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의 텃밭인 인터넷으로 발길을 내디뎠다.

‘구글폰 루머’의 종식을 알리는 ‘안드로이드’의 발표는 세계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전망이다. 거대한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제 휴대폰에도 PC의 윈도우같은 표준 플랫폼이 등장한 것이다. 휴대폰은 PC와 달리 표준 운영체제가 없다. 그래서 휴대폰마다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다시 개발해야 한다. 어차피 사용자들은 휴대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사가 만들어 탑재한 기능만을 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구글이 이걸 바꿔놓겠다고 나섰다. 11월6일 구글이 발표한 ‘안드로이드’가 그러한 야심의 결과물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는 구글을 비롯해 T-모바일, HTC, 퀄컴, 모토로라와 우리나라의 LG전자, 삼성전자 등 전세계 30여개 기업들이 참여했다.

세계 휴대폰 사용자 수는 30억명에 이른다. 휴대폰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개인 통신기기가 됐지만, 공통된 모바일 플랫폼이 없어서 개발자들이나 무선서비스 제공업체, 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높은 요구 수준에 신속하게 부응하기가 어려웠다.

안드로이드라는 무료 개방형 플랫폼 채용을 통해 개발자나 무선 서비스 제공업체, 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은 혁신적인 신제품을 더 빨리, 더 저렴하게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모바일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안드로이드는 운영 시스템, 미들웨어, 사용자 편의 인터페이스,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집합체’로서, 2008년 하반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최초의 휴대폰이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안드로이드에서 작동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도구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개발자들은 소프트웨어를 하나 개발해 어느 PC에나 설치해 사용할 수 있 듯,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휴대폰에 각종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글의 거대한 야심이 막 시작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발걸음도 의미심장하다.

이미 2000년부터 인터넷에 주목했던 마이크로소프트였지만, 그 행보가 더뎠다. 그 사이 구글이라는 검색황제의 등극을 지켜봐야 했고, 구글이 자신의 텃밭인 소프트웨어마저 인터넷을 통해 값싸게 제공하고 나서면서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돈받고 팔아 온 소프트웨어를 구글이 인터넷에 올려놓고 사용자들에게 거의 무료로 사용해도 좋다고 뿌려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구글에 맞서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신의 소프트웨어군을 인터넷 서비스화한 ‘차세대 윈도우 라이브’를 11월7일 공식 발표했다. 윈도우 라이브는 원래 2005년에 첫 발표된 제품이자 서비스였지만, 이번에 한층 강화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실상 데뷔전이라고 할 만한 기능을 갖췄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갖고 있던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 결합시켜 인터넷 서비스화한 것이 윈도우 라이브다.

이날 발표된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는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 ‘윈도우 라이브 핫메일’, ‘윈도우 라이브 포토갤러리’, ‘윈도우 라이브 라이터’, ‘윈도우 라이브 툴바’, ‘윈도우 라이브 원케어’, ‘윈도우 라이브 이벤트’, ‘윈도우 라이브 커스텀 도메인’, ‘윈도우 라이브 스카이드라이브’ 등 모두 9가지다.

5GB의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이메일 서비스 ‘핫메일’, 사진과 동영상을 보관하고 공유하는 서비스인 ‘갤러리’, 무료 파일저장 공간 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 등이다.

여기에 블로그에 원격으로 글을 작성해 전송할 수 있는 ‘라이브 라이터’, 행사나 모임을 공지하고 초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이벤트’ 등.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별개의 서비스로 제공되던 것들을 하나로 통합해 윈도우 라이브란 이름의 통합브랜드로 내놓았다. 각 서비스의 기능과 용량도 대폭 향상시켜 제공한다.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는 개인사용자들에게는 거의 무료로 모든 것이 제공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두 거인의 행보는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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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