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를 단련하고, 레포츠를 즐기고, 취미 혹은 여가선용으로 활용하고, 생활의 일정 사이사이에 남는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하는 것들이 공을 이용한 놀이다. 축구, 농구, 탁구, 배구, 족구, 테니스, 당구, 볼링, 투포환(투포환을 취미로 즐기는 분들은 거의 없겠지만) 등등 우리가 공을 갖고 하는 놀이는 다양한 편이다.
그런데 공들은 종목마다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왜 각각의 공들은 다른 모습으로 만들었을까? 몇 가지 공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 골프공
골프공의 구조를 살펴보려면 골프공을 잘라보면 되는데, 사실 골프공이 단단해서 자르기가 쉽지 않으므로 잘라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골프공은 만든 회사에 따라서 구조가 다른데, 내가 잘라본 종류들은 크게 3가지 구조를 갖고 있었다.
① 액체 플라스틱이 들어 있는 경우 : 골프공을 자르다 보면 골프공 안에 고압으로 들어있는 액체 플라스틱을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작은 구멍이 나면 이 플라스틱은 지구에서 화산이 분출하듯 밖으로 솟구쳐 흘러나온다.
② 얌생이공이 들어있는 경우 : 얌생이공이라 하면 매우 탄성이 좋은 통통 튀는 고무공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시중에서 판매하는 얌생이공과는 약간 다른 모습이지만, 아무튼 얌생이공이 들어있고, 이 공을 가는 고무줄로 두텁게 칭칭 감싸서 골프공을 만든다.
③ 그냥 플라스틱으로 충전된 경우 : 별 특징 없이 플라스틱으로만 채워진 골프공이다. 플라스틱은 물론 탄성이 매우 좋은 플라스틱이다. 간혹 중심부에 쇠공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골프공을 이렇게 만드는 이유는 탄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딱딱한 골프채와 만났을 때 순간적인 반발력을 강하게 하여 조금이라도 더 멀리 날아가게 하기 위해 내부에 탄성이 좋은 물질들을 넣어놓은 것이다.
물론 그린 위에서는 균일한 속도로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 적당히 무거운 무게와 작은 충격으론 잘 찌그러지지 않는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싸여있다.
과거의 골프공은 되도록 멀리 날아가게 하기 위해 공기저항이 가장 적을 것으로 생각되는 완전히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같은 힘으로 골프공을 더 멀리 날아가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선수들은 골프를 치다가 골프공에 상처가 나면 새 공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작은 홈은 공기의 맴돌이를 형성시키고, 맴돌이가 일어나는 부분에서는 공과 바람이 직접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마찰이 적어지게 된다. 물론 공 전체크기와 홈의 모양과 크기는 매우 중요하다.
골프공 제조회사에서는 이러한 정보를 갖고 골프공 겉에 작은 홈을 만들어 오목오목한 골프공을 탄생시켰다. 골프공에 홈이 만들어진 뒤에 대부분 선수들의 비거리가 30야드 이상 늘었다고 한다.
골프공을 맨손으로 만져보면 그 홈 때문에 쉽게 미끄러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골프공과 유사한 공으로는 하키공이 있다.
■ 농구공
농구는 손으로 공을 잡아서 바구니에 집어넣는 경기다. 공은 항상 땅에 튀겨져야 하며, 경기 중에 몸의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선수들은 땀을 많이 흘리는 경기다. 그래서 공은 항상 잘 튀겨야 하고, 땀을 흘리더라도 손에서 농구공이 잘 미끄러지지 않아야 한다. 더군다나 공이 몸에 맞을 확률이 높아서 골프공처럼 딱딱하면 안 된다.
그래서 농구공은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표면에는 작은 돌기가 잔뜩 쏟아나 있다. 이 돌기는 골프공의 홈과 정반대의 모양을 하고 있다. 틈새로 땀이 빠져나가면서 공이 잘 미끄러지지 않게끔 만든 것이다.
더군다나 농구공은 특이하게도 천편일률적으로 주황색을 띄고 있다. 많고 많은 색 중에서 왜 주황색일까? 그것은 농구공을 넣어야 하는 바구니가 항상 키보다 높게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농구공을 보기 위해서는 항상 하늘을 배경으로 보게 된다. 하늘은 전 세계 어디서나 항상 파란 색이므로 보색인 주황색을 사용하여 눈에 잘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에는 농구공이 다양한 색으로 제작되고 있는데, 그만큼 실내농구장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실외농구장이 많으므로 농구공은 주황색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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