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란 무엇일까?

필립 코틀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임의의 경영활동과 내부 자원의 기부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의무”라고 했고, 세계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적 개발, 직원과 그들의 가족 및 해당 지역사회가 함께 일하며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데 기여하는 기업의 의무”라고 정의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성공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이 필수조건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경영을 잘하는 것과 선행을 하는 것은 별개로 추구해야 할 대상이라고 여기던 때가 있었다. 기업의 사명은 오로지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만 하면 된다는 사고가 과거에는 지배적이었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사회적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기업에 대한 사회의 요구도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기업의 선행이란 사회단체 등에 기부를 하면서 생색내는 겉치레에 불과했다. 비즈니스상의 목표와는 관련 없는 단순한 자선활동에 불과했으며 큰 의미나 영향력을 갖지도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를 넘어서면서부터 많은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방식의 사회참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것이 일회성 생색내기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중요한 경영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 성공적인 기업은 주변 사회와 동떨어져서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 시장, 직원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은 사회참여를 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전략과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사회공헌 활동 자체를 하나의 ‘경영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CSR은 ‘존경받는 기업’의 선정 기준이 될 뿐 아니라 매출, 호감도, 브랜드 파워 등 유ㆍ무형자산 가치 증대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는 CSR 활동을 잘하는 기업을 선정해 투자하는 사회적책임투자(SRI) 펀드의 규모에서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SRI 시장 규모는 2005년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SRI 투자펀드가 점차 확대되면서 CSR 활동이 투자분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2년 콘 로퍼의 <기업시민 정신에 관한 보고>에 의하면 응답자의 약 84%가 “가격이 비슷한 경우, 사회문제와 연관된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수록 곧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설사 기업의 사회참여가 당장의 수익 증가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이는 장기간에 걸쳐 기업의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충분한 요인이 된다.

맥도날드의 ‘로널드 맥도날드 하우스 재단’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결국은 기업 이익으로 귀결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재단은 지역사회 발전과 취업기회 제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긍정적인 평판을 얻어 왔다. 그 덕분에 1992년 LA폭동이 발생했을 때도 인근지역의 30개 맥도날드 매장은 어떠한 약탈도 당하지 않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한때의 유행에 그치는 현상이 아니다. 사회적 책임의 실천은 늘 맥도날드의 일부였고, 앞으로도 맥도날드가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짐 캔탈루포 맥도날드 CEO의 메시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활동과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이제 CSR을 어떻게 ‘경영’해 나가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지우지되는 시대가 왔다. 바야흐로 ‘착한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조영탁은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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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