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이라도 뉴욕타임스 1면에 나오게 되었을 때 부끄럼 없이 떳떳할 수 있어야 한다.” 비윤리적인 기업활동을 스스로 경계하는 이 말은 P&G의 행동규칙 중 하나다.

최근 ‘윤리경영’이라는 화두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중시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에너지 회사였던 엔론(Enron), 장거리통신 업계 2위 회사였던 월드컴(WorldCom)이 회계부정으로 결국 파산하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윤리경영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가 당장 눈앞의 이익은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수많은 이해관계자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을 깨우치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의 윤리와 도덕성이 기업성과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존경받는 10대 기업’에 속한 기업들의 1995~2000년 평균 주가상승률은 41.4%로, S&P 500대 기업의 16.5%를 크게 앞서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01년 조사결과를 보면, 기업윤리를 제정한 기업은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간의 영업이익률이 평균 7.71%로, 그렇지 않은 기업의 평균치인 5.54%보다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과 후지제록스의 사례 역시 기업의 도덕성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신세계백화점이 복사기와 프린터 등 문서관리 시스템을 후지제록스 제품으로 대거 교체하게 되자, 후지제록스에서는 명절을 맞아 배 한 상자를 신세계의 영업지원팀장에게 보냈다.

영업팀장은 사내 윤리규범에 따라 그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고 “성의는 감사하지만 사내 윤리규범에 따라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며 돌려보냈다. 이에 후지제록스 측은 “우리도 윤리경영을 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간곡히 반송을 거절했다. 할 수 없이 신세계 측은 배 한 상자 선물 처리를 놓고 고심한 끝에 노부모를 모시고 어렵게 살고 있는 사원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한국 후지제록스 다카스기 노부야 회장은 “한국에서도 반드시 물질적 접대를 하거나 선물을 줘야만 영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사실을 전 직원에게 알리고 윤리경영의 모범으로 삼도록 지시했다. 이 일이 있은 후 한국 후지제록스는 백화점 상품권이 필요한 일이 생기자 신세계로부터 3억 원 어치를 구입했다. 5만 원짜리 배 한 상자가 3억 원의 매출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페덱스의 ‘1:10:100의 법칙’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법칙은 불량이 생길 경우 즉각 고치는 데는 1의 원가가 들지만, 책임 소재나 문책 등을 이유로 이를 숨기고 그대로 회사 문을 나서면 10의 원가가 들며, 이것이 고객의 손에 들어가 불평불만이 제기되면 100의 원가가 든다는 법칙이다.

‘정직’은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공을 가져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지금까지가 물질 중심의 사회였다면, 이제는 물질적인 가치 숭상 풍조는 크게 퇴조하고 점차적으로 정신, 영혼의 중요성이 커져 갈 것이다. 앞으로 도덕성을 갖춘 기업가와 기업에 대한 신뢰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와 종업원의 것이다. 그러기에 정성껏 좋은 제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봉사하고, 양심적이며 정직하고 성실한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해야 한다.”

윤리경영에 대한 솔선수범으로 오늘날까지도 존경받는 유한양행 설립자 고 유일한 선생의 말이다. 이제 CEO는 윤리경영을 위해 스스로 도덕성을 갖추고 회사 구성원 모두가 윤리의식으로 똘똘 뭉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윤리는 법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언제 어디서든 꼭 기억해야 한다.

■ 조영탁 약력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