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열풍 원년 2007년을 돌아본다네트워킹·독립화 동시 진행… 대기업 참여·전업화 바람도 눈길

웹2.0과 UCC 열풍이 불어 닥친 이후, 그 틈새에서 끊임없이 주목을 받았던 블로그(Blog).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한해가 저물어간다.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에서는 올해 어떤 일이 있었나. 그리고 새해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블로고스피어의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전망해보자.

블로그는 웹로그라는 말에서 시작됐다. 웹에 기록한다는 뜻의 웹로그가 세상에 처음 탄생한 것이 올해로 10년째다. 뭔가 터닝포인트가 있을 법한 시기다.

세계적인 웹2.0 열풍이 지난해초부터 국내에서도 뜨겁게 달아올랐고, 웹2.0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동영상 UCC’가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웹2.0의 가장 토대가 되는 UCC(User Created Contenets)의 원조는 블로그다.

UCC라고 하면 동영상을 떠올리지만, UCC는 컨텐츠의 종류에 상관없이, 소비자였던 네티즌이 직접 컨텐츠의 생산자로 탈바꿈한 현상의 종합적인 표현이다. 또 UCC의 핵심 주체는 블로그다. 정보의 소비자였던 네티즌이 정보의 생산자로 거듭나면서 블로거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 블로그, 나 이제 독립할래… 설치형 블로그 확산

국내에서도 이미 1천만개가 넘는 블로그가 개설될만큼 양적인 확대가 본격화했고, 그동안 포털이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로 블로그를 이용하던 블로거들이 독립적으로 자신만의 블로그 서비스를 구축하는, 이른바 설치형 블로그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한 것도 주목할 현상이다.

아직도 블로그는 네이버나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주요 포털이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개설하기도 쉽고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른바 파워블로거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나만의 미디어 공간을 운영하고자 하는 욕구도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에 직접 블로그 툴을 설치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르게는 2~3년전부터 시작된 현상이지만 특히 올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덕분에 설치형 블로그툴인 ‘태터툴즈’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해이기도 하다.

이런 설치형 블로그의 욕구가 커지면서, 설치형 블로그툴을 기반으로 무료 호스팅 서비스를 해주는 곳도 생겨났다. 바로 티스토리(www.tistory.com)다.

지난해 태터앤컴퍼니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공동으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티스토리는 올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완전히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설치형 블로그는 나만의 독립성을 맘껏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로거들의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이를 설치하고 운영하기까지는 상당한 수준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또 크지는 않지만 운영비용도 든다. 티스토리는 설치형 블로그의 어려운 설치과정과 운영비용을 모두 제공해주는 설치형 블로그 호스팅 서비스로 블로거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 우리 블로그 함께 하자… 팀블로그의 약진

블로거들의 포털, 이른바 메타 블로그 서비스 업체인 올블로그가 올 상반기 조사 발표한 ‘대한민국 톱 100 블로거’에서 상위 10에 든 블로그 가운데 3개가 팀블로그였다. ‘무브온21’ ‘익스트림무비’, ‘스마트플레이스’가 주인공이다.

유례가 없는 결과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혼자서 운영하는 독립적인 1인미디어다. 여럿이 함께 만들어 운영하는 팀블로그가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또 주목을 받았다는 점은 올해 블로고스피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팀블로그는 올 하반기에는 더욱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공통의 주제와 관심사를 가진 블로거들이 사실상 미디어로서의 기능을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에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인 형태, 예를 들어 전업블로거 집단이 꾸리는 팀블로그 미디어도 더욱 눈에 띌 전망이다.

■ "내 직업, 블로거야"

최근 한 블로거가 블로그 운영을 통해 올해 약 1천만원이 넘는 수입을 얻었다는 글을 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구글의 애드센스와 다음의 애드클릭스 등 광고수입을 기본으로 얻은 수익으로 꽤 큰 규모다.

이는 블로거 전반의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전업 블로거가 탄생할 수도 있는 상황은 조금씩 무르익었던 한해였다. 전업블로거가 되겠다고 선언한 한 유명 블로거도 이미 나왔고, 제2, 제3의 전업블로거가 내년에는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팀블로그 확산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혼자서 가야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팀블로그는 그 자체로서 강력한 미디어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팀블로그의 경쟁력이 일정 수준 올라가면 팀블로그에 참여하는 블로거들이 자연스럽게 전업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블로그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수익모델들이 제시되고 있고, 또 이같은 수익모델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마케팅 전문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팀블로그와 전업블로거의 탄생을 앞당길 전망이다.

■ 기업도 블로그 한다

블로그에 제일 주목하는 것은 기업들이다. 거대한 소비자 그룹이 블로거라는 이름으로 프로슈머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소문 마케팅의 가장 강력한 진원지로 부상하고 있는 블로그를 기업들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들은 이 같은 이유로 스스로 블로거가 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LG와 기아자동차가 대기업 가운데 발빠르게 시도하고 나섰다. 네이버 블로그에는 기업들이 운영하는 20여개의 공식 비즈니스 블로그가 활동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블로그 운영 바람은 내년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블로그 자체가 거대한 소비자 집단인데다가, 제품 구매를 결정짓게 하는 쇼핑 가이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블로거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고, 그들과 소통을 위해 직접 블로그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전망이다.

블로그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컨텐츠 생산자이자, 미디어로 떠올랐다. 점차 다변화하고 세분화하는 사회 변화와 맞물려 더욱 확산될 것이다. 2008년이 그래서 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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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