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DS라이트
전세계 게임계의 주류 시장은 비디오게임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PC베이스의 온라인게임 시장만이 존재해왔다.

수년 전 일본의 소니사는 전세계에서 대히트한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를 한국 내에 보급하기 시작하였고, 비디오게임기 시장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수량인 100만대를 넘게 보급하였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중고 거래와 불법복제물 유통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만이 비디오 게임기 판매에 도전해 왔지만,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지역과 달리 저조한 실적만을 올리고 있는 상태이다. 북미측이 일본을 성공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보고 있듯이 일본기업에게도 한국 시장은 성공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은 상황.

이러한 한국시장에 전세계적으로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닌텐도가 2007년 1월 공식적으로 닌텐도 코리아를 설립하고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를 판매하고 있다.

닌텐도의 진출은 한국의 기형적인 게임시장 다변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닌텐도 코리아가 9월말 발표한 판매 자료에는 한국내 판매 대수가 58만대를 넘었다고 한다. 과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PS2)가 100만대를 달성하는데 2년이 걸린 것을 생각하면 기록적인 수치이다.

서울시내에서는 초등학생들이나 지하철에서 닌텐도DS를 즐기는 여성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성공적인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닌텐도DS의 히트는 닌텐도 코리아의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과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그리고 15만원이란 판매 가격 등이 중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온라인 RPG를 중심으로 한 PC 온라인 게임에 대한 싫증도 요인으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닌텐도 코리아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닌텐도 DS의 성공을 기쁘게 받아들일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닌텐도 코리아의 9월말 발표에 따르면 ‘뇌트레이닝’ ‘뉴 슈퍼마리오’가 각각 20만개, ‘닌텐독스’ 14만개, ‘마리오카트 DS’가 11만개로 10만개 이상 팔린 타이틀이 5개에 이른다고 한다. 판매량만 본다면 판매량이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하드웨어의 판매량에 비해 소프트웨어의 판매량은 역시 적은 상황이다.

원인은 역시 한국시장에 만연한 불법복제 문제이다. 한국 내에서 PC기반의 온라인 게임이 전세계 최초로 산업화될 수 있었던 요인도, 불법복제를 로그인 인증 방법으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닌텐도 DS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것은, 해킹에 의해 시큐리티를 해제한 하드웨어가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PC를 사용하여 해킹된 하드웨어에 데이터를 복사해 통상의 타이틀 카드 대신에 닌텐도 DS에 설치하는 것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손쉽게 해킹된 하드웨어를 구입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카피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P2P 소프트를 통해서 유저간 교환을 하거나 인터넷상의 교환 커뮤니티가 존재하며 복수의 타이틀 데이터를 정리해 패키지화해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도 있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닌텐도 DS 하드웨어만이 팔린다고 하는 사태가 계속 되면 머지않아 게임 타이틀 자체에 돈을 지불하는 습관이 사라질 것이고, 그로 인해 한글화 타이틀 출시 부재 등으로 이어져 즐길 것은 PC의 온라인 게임 밖에 없어 온라인 게임에 편중된 시장이 될지도 모른다. 한국의 게임 산업에 있어서, 제한되고 편중된 PC기반의 온라인 게임 시장만 존재한다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도 무료화되고 있는 상황, 언제쯤 소프트 웨어에 대한 적절한 지출을 하는 이용자의 마인드가 성립될 수 있을까? 소프트 웨어는 무료로 이용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점차 한글화된 게임을 볼 수 없는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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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상 전설의 에로팬더 블로그 운영자 (http://2ndfing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