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나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돈을 번다고 말한다. 물론 보통 사람들도 머리로는 이해를 하겠는데 도대체 가슴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뭘까?

지난 주에 소개한 황 사장은 부자가 많지 않고 돈 버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장기투자의 즐거움’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런 비유를 들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흔히 군대시절 이야기를 자주 한다.

특히 엊그제 입대한 것 같은데 어느덧 제대할 때가 됐더라면서 세월 참 빠르다고 말하곤 한다. 또 군복무 당시에는 시간이 더디 가는 것도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가도 간다며 위안을 삼는다.” 즉, 아무리 많은 시간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 정도로 어려운 고비가 수 차례 있었다. IMF위기, 미국 9ㆍ11 테러,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이 그것이다. 이런 사건이 터지면 대개 투자자들은 “아, 이제 주식시장은 끝났구나”라며 비관적인 생각으로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지금 주식시장이 그때 생각처럼 폭락했는가.

황 사장은 이 대목에서 약간 흥분하며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밝혔다. 나라 안팎의 위기를 맞아 코스피 지수가 폭락할 때 일반 사람들은 주식을 팔기에 급급하지만 부자들은 오히려 우량주식을 싸게 사는 시기로 활용한다. 그런 후 짧게는 1주일, 길게는 몇 달이 지나면 폭락한 주가가 회복되면서 200~300%에 달하는 수익을 얻게 되기도 한다. 이게 바로 부자들이 장기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걸쳐 미국 뮤추얼펀드의 신화를 만들었던 피터 린치(Peter Lynch)는 자서전이자 주식투자교과서인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서 자신의 투자실패와 성공담을 솔직하게 고백한 바 있다.

그는 1977년 2,000만 달러로 시작한 ‘마젤란펀드’를 1990년 46세에 은퇴할 때까지 660배인 132억 달러로 키워내는 신화를 만들었다.

피터 린치는 책에서 주가는 단순히 회사의 기초체력일 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등 다양한 현상을 반영하며 투자심리에도 수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투자자가 아무리 특정 가격대가 바닥 혹은 꼭대기라고 추측한다 하더라도 1~2년의 짧은 기간만으로 주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세계적인 주식거부 워런 버핏의 투자법칙 가운데 “때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린다. 그래서 10년 동안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단 10분간이라도 보유해서는 안 된다”라는 대목이 있다. 그런 장기투자 철학으로 초지일관한 결과 워런 버핏은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주식 한 주 가격이 1억 원이나 되는 초우량 회사로 만들었다.

그런 그에게도 스승이 있었다. 이른바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이다. 버핏은 젊은 시절에 그레이엄의 저서 ‘증권분석’을 12번 이상 읽지 않고는 절대로 주식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을 만큼 스승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이란 글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가장 필요한 사람은,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라고 묻고는 스스로 이렇게 답을 한 바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다.”

이를 투자에 결부시키면 어떨까. 황 사장은 부자가 되기 위해서 일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부자들의 ‘베스트 프랙티스’(최상의 투자습관)를 제대로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울러 직접 경험도 중요하지만 부자들의 가치와 신념, 그리고 경험을 간접적으로 익힐 수 있는 책을 읽는 것도 투자철학의 중요한 원천임을 강조했다.

■ 문승렬 약력

부자특성연구소 회장

'한국부자의 부자일지', '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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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렬 국민은행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