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은 기본·디자인은 필수… 패션·액세서리 아이템으로 깜짝진화목걸이·선글라스·손목시계 등 MP3 플레이어의 대변신초소형 USB도 산뜻한 색상·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 유혹

작고 깜찍한 캐릭터형 MP3, 목걸이로도 손색이 없는 USB, 화려한 색깔의 외장하드 등등...

IT기기의 패션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들어 젊은 소비자들이 디지털 제품을 고를 때 기능만큼이나 디자인이나 색상 등을 중요시하면서 액세서리형 IT기기가 디지털 제품 시장의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있다.

휴대전화의 화려한 변신은 이미 오래 전에 이루어졌다. 요즘에는 MP3 플레이어나 USB 등 컴퓨터 주변 기기들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무장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회사원 김지연(27세.여)씨는 MP3플레이어를 구입하기 위해 전자 상가에 들렀다. 매장을 둘러본 김 씨는 하트 디자인에 크리스탈 전문업체 스왈로브스키의 정품 크리스탈이 부착돼 있는 MP3 ‘Kiss’를 구입했다.

쥬얼리 같은 느낌을 주는데다 크기도 동전만큼 작아 목걸이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주저 없이 구매를 한 것이다.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MP3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기존에는 업체들이 MP3 플레이어의 디자인 보다 기능을 개발하는데 더 치중했지만 소비자들의 기호가 변화함에 따라 업체들도 이제는 디자인 개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MP3 플레이어가 IT기기이면서 또 액세서리 기능도 하고있는 셈이다.

무자년 쥐띠 해이자 디즈니 캐릭터 미키 마우스가 탄생 80주년을 맞는 해인 올해 특히 주목을 받는 제품이 있다. 레인콤의 M플레이어다. M플레이어는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닮은 디자인으로 젊은 층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 해 6월 출시된 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약 25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양쪽 귀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볼륨 조절과 음악 선택 등 모든 기능 조작이 가능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10여가지 다양한 색상에 초경량 사이즈로 평상시에는 목걸이, 휴대전화 줄 등으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M플레이어는 전자 제품이라기보다 패션 액세서리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연말연시 선물 등으로도 각광 받아 MP3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조사인 레인콤 측은 “M플레이어는 가볍게 목에 걸 수 있어서 나만의 색다른 멋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인 패션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MP3 플레이어 ‘바비(B2)’ 역시 특유의 핑크 컬러와 반짝이는 실버가 어우러져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거기에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기기 조작도 편리하게 돼 있어 인기를 더하고 있다. 화면 상단에는 거울이 장착돼 있어 마치 여성들의 파우더 콤팩트 같은 느낌을 준다.

바비(B2)를 출시한 이노맨 관계자는 “각 메뉴가 바비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깜찍한 아이콘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며 “바비(B2)는 기존 MP3플레이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성을 위한 디자인과 감각을 적용한 제품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MP3와 편광렌즈가 결합한 ‘MP3선글라스’는 운동 시 지루함을 달래주고 음악과 함께 스포츠레저를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음악은 물론 동영상, 디지털 앨범, 보이스레코더 등 다양한 기능이 패션 손목시계 하나에 담겨 있는 ‘MP3 패션 손목시계’ 역시 다양한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패션 액세서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휴대용 저장장치 USB메모리 드라이브 역시 액세서리형 IT기기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대만 PQI의 ‘Mini Stick i810’은 엄지 손톱만한 크기로 초소형 USB다. 휴대전화 고리가 기본적으로 제공돼 휴대전화 용 IT액세서리로 안성맞춤이다.

핑크와 블랙 두 가지 컬러로 각각 핑크레이디와 블랙러시안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기도 한 Mini Stick i810 시리즈는 USB인지 액세서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디자인이 돋보이고, 성능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USB2.0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작은 크기지만 빠른 속도로 파일 전송과 기록을 할 수 있고, 윈도우XP는 물론 윈도우비스타까지 지원한다.

국내에서 Mini Stick i810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이케이메모리는 “블랙러시안과 핑크레이디는 단순한 USB 드라이브가 아니라 하나의 액세서리다”며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동시키기 위한 디스크 개념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제품으로 USB 드라이브에 패션의 개념을 적용해 휴대폰 주변기기 시장까지 공략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USB의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USB메모리에 실버 주얼리를 결합한 IT액세서리도 등장했다. 패션 주얼리 브랜드 미니골드가 최근 출시한 ‘카이엘’이 바로 그것이다.

카이엘은 IT산업과 패션이 크로스 오버된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신선한 반응을 얻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수산업디자인(Good Design) 산업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이엘은 전체적으로 블랙 큐빅을 부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메모리 칩은 회전형 펜던트 부분에 장착돼 있어 패션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살리고 있다. 카이엘은 목걸이, 키홀더, 휴대폰고리 등으로 출시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셀픽의 ‘Swing Mini’도 새끼 손가락 만큼 작고 귀여운 모양에 스윙 스타일의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USB드라이브다. 금색 도금이 돼 있는 목걸이를 황금색 본체와 함께 제공해 목걸이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MP3플레이어나 USB드라이브의 변신을 시작으로 IT기기 패션시대가 도래했다. 단순한 전자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하기 십상이다.

한 쇼핑몰이 지난 해 IT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조사한 결과 ‘액세서리형 멀티미디어’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IT기기 관계자들은 “기존에는 이처럼 독특한 IT기기가 일부 동호회나 마니아층을 위주로 판매됐지만 IT기기가 점차 대중화하면서부터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소비자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개성을 중시하면서 보다 감각적이고 편리한 IT기기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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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