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리프트권 최고 50% 할인으로 '중·장년층 고객 잡기' 경쟁

S카드 고객인 김모(48ㆍ 남)씨는 가족들과 모처럼 스키장으로 주말여행을 떠났다.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던 스키장은 사람들로 가득 붐볐다. 스키를 타기 위해 리프트권을 구입했고, 어른 두 명과 아이 두 명 몫으로 총 21만6,000원을 지불했다.

S카드로 결제를 하면 최대 40%까지 할인을 받아 13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카드를 미처 챙기지 못한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제 값을 다 치르고, 손해 보는 기분으로 리프트를 이용해야 했다. 김씨는 할인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더 즐거운 휴가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혜택을 받지 못한 데 아쉬움을 남겼다.

중학생 두 딸을 둔 이진성(43) 씨 역시 “카드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면 리프트 이용비를 할인해 준다는 사실을 모른 채 스키장에 가서 할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손해 본 듯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올 겨울 카드사와 리조트업계의 겨울마케팅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본격적인 스키 시즌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와 특별 할인으로 너나 할 것 없이 겨울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나 이번 시즌은 혜택은 혜택대로 누리면서 저렴한 겨울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카드사와 리조트업계의 어려운 상황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기 있기 때문이다.

대개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카드소비가 줄어드는 편이다. 더욱이 올 겨울에는 카드사들이 최근 정부 방침에 의해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낮추면서 수익성 저하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리조트업계 역시 지구온난화로 강설량이 감소하자 인공눈 사용량을 늘리면서 유지비가 증가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카드사와 리조트업계가 겨울시즌 고객들이 몰리는 스키장 이벤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혜택의 기회가 넓어졌다. 양 업계는 합심해 예년 20~30% 수준이었던 스키장 할인을 올 겨울 최대 50%수준까지 늘리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카드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지정하고 있는 스키장의 리프트권을 롯데카드로 구매하면 현장에서 판매하는 정상가에 비해 최고 40%까지 할인을 해주고 있다.

또 롯데카드 회원이 동반 1~2인 이상의 스키와 보드 장비를 렌탈할 경우 롯데카드로 렌탈비를 결제하면 회원 본인의 렌탈비는 무료로 해주고, 동반자의 렌탈비도 할인이 돼 가족 여행을 계획한 회원이라면 제일 먼저 챙겨야 하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현대카드 회원들은 하이원리조트에서 리프트와 곤돌라를 최고 40%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 내 사우나와 테마파크 및 콘도에서도 30~40% 할인서비스가 제공된다. 겨울 여행을 위해 차량이 필요한 현대카드 회원들은 금호렌터카 30~40% 할인 서비스도 이용이 가능하다.

휘닉스파크 현장에서 삼성카드로 리프트권 구입비와 렌탈비, 초급 강습비를 결제하면 최대 4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수영장, 사우나, 볼링장 등 스키장 내 부대시설도 최대 30%까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삼성카드는 이벤트를 마련해 매주 금요일마다 휘닉스파크 리프트권 구입비의 50%는 포인트로 결제가 가능하게 하고, 사용한 포인트의 60%는 재적립 받는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 회원들은 적립된 포인트로 스키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비발디파크에서는 BC카드 회원들이 최대 40% 할인 가격으로 리프트권을 구입할 수 있고, 장비 렌탈비와 강습비도 30%정도 할인해 준다. 또 장거리 운전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운행하고 있는 스키장 왕복 셔틀버스 역시 BC카드 회원이라면 30%까지 할인된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하고 풍성하게 제공되고 있는 혜택은 누구나 찾아 쓰기 나름이다. 본인에게 해당하는 사항을 꼼꼼히 체크만 잘해도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겨울 여행, 교통체증에 시달릴 필요 없는 편안한 여행, 노부모와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여행 등을 저렴하게 즐길 수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풍성한 혜택이 마련돼 있어도 제대로 수혜를 보지 못하는 계층이 많다는 것이다. 20~30대 젊은 층은 인터넷을 통해 각종 할인 정보 등을 파악해 알토랑 같은 혜택을 챙기지만 중ㆍ장년층은 사실상 그러기 힘든 연령이기 때문이다.

50대 회사원 박모씨는 “업체들이야 전체 회원을 상대로 우대조치를 한다고 하지만, 그 대부분은 젊은 층이 찾아먹기 때문에 우리 같은 중ㆍ장년층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업체들도 안정적인 중ㆍ장년 층 고객들을 유치함으로써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며 “중ㆍ장년 층 고객들은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업계 역시 중ㆍ장년 층 고객 확보를 통해 매출 부진에서 벗어난다면 결과적으로는 상부상조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이벤트 활용이 미흡했던 중ㆍ장년 층 고객들에게는 메일링 서비스 같은 부가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혜택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가 중ㆍ장년 층에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카드 미지참 등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나중에 소급 혜택을 주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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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