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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브레인 10인을 알면 MB노믹스가 보인다
성장·실용·시장주의로 중무장한 핵심 참모들 집중 조명
사공일 필두로 개발시대 엘리트와 신진학자 그룹 팀워크 이뤄
차기정부 요직에 전진배치 유력…새 경제정책 마련 키 쥘 듯



대통령직인수위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특위위원장 등이 구랍 29일 서울 삼청동 교육과정평가원에 마련된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3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강만수 인수위 간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성이나 이니셜 뒤에는 으레 ‘노믹스’(nomics)라는 단어가 붙어 그의 경제철학과 정책을 아우르는 간판용어로 쓰이곤 했다. 이런 관행은 1980년대 미국 경제부흥을 이끈 레이건 대통령에서 비롯된 ‘레이거노믹스’가 원조쯤 된다.

하지만 최고 지도자의 가치관과 성향을 짙게 반영하는 ‘노믹스’가 그만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를 둘러싼 핵심 경제참모의 철학과 신념이 상당 부분 녹아 든 상호소통의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짚어보려면 권력자의 경제브레인을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곧 정책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당선인이 꾸려나갈 다음 정부의 경제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브레인은 누구일까. 또 그들의 철학과 신념은 어떤 것일까. 이 당선인의 경제참모 가운데서도 ‘키맨’ 구실을 할 것으로 관측되는 인물들을 통해 ‘MB노믹스’의 향배를 점쳐본다.

이 당선인이 경제정책과 관련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은 물론 광범위하다. 최고 지도자로서 뜻에 맞는 인재를 얼마든지 등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핵심 참모급 역할이 예상되는 인사는 그와 지근 거리에서 행보를 함께 해왔거나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볼 수 있다.

가장 주목할 그룹은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참여해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직접 그려나가는 인수위 사람들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주요 경제전문가, 이 당선인의 측근 경제참모 등을 빼놓을 수 없다. 이 범주 안에서 중량감, 전문성, 당선인과의 ‘거리’ 등 가중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핵심 경제브레인은 대략 10명 선으로 압축된다는 게 중론이다.

사공일

첫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인물은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사공일 공동위원장이다. 사공 위원장은 경력이나 이름값에서 단연 두드러지며, 연륜을 따져도 MB 경제브레인의 좌장으로 손색이 없다.

그는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학위를 딴 뒤 뉴욕대에서 교수를 수 년간 역임한 지미(知美)파 경제학자다. 70년대 초 귀국한 뒤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발전의 싱크탱크로 애지중지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재정금융실장, 부원장 등을 지냈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에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장관 등에 오르며 공직생활의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1993년 세계경제연구원을 설립하면서 학자로 돌아간 뒤로는 연구활동에 매진해 왔다.

사공 위원장은 경력에서도 드러나듯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의 한가운데서 경제엘리트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5, 6공 시절 정치자금 불법모금에 연루되는 등 다소 구(舊)시대적 이미지가 남아 있음에도 화려하게 전면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능력 덕분이다.

특히 이 당선인은 “과거는 문제되지 않는다. 뛰어난 분”이라며 그를 각별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지고 보면 ‘개발연대’를 함께 헤쳐 나온 동년배 엘리트라는 점에서 이 당선인과 사공 위원장은 ‘코드’가 맞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관치경제 시대에 고위관료로 일한 경력을 들어 시장경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세계화, 정보화라는 거대한 물결을 주목해 국가발전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외치는 등 세계경제 흐름을 잘 파악해온 그의 안목을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공 위원장의 역할은 그 연장선에서 큰 틀의 국가전략을 짜는 데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승준

사공일 위원장이 원로급 경제브레인의 중추라면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곽승준 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은 소장파 브레인 중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인수위 7개 분과위를 총괄 조정하는 기획조정분과위에서 정책 분야를 책임지는 점도 그의 높은 위상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곽 위원은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2002년부터 MB캠프에 합류한 후 그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에서 정책실장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정책기획팀장을 맡아 각종 공약을 개발하고 갈무리하는 중책을 수행했다. 특히 이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대운하’ 프로젝트 개발에서는 사실상 선봉장 노릇을 했다. 당내 경선 때부터 외부에서 쏟아진 비판 공세도 특유의 논리로 막아내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의 새 분야인 ‘환경경제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90년대 중반 모교인 고려대 교수로 부임했다. 주변에서는 그를 활달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로 평가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일찌감치부터 캠퍼스를 넘어 다양한 대외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꿈’을 읽을 수 있는 단서다. 이 당선인도 그를 요직에 발탁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다.

다만 대운하 공약의 향배에 따라 곽 위원도 부침을 겪을 공산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대운하 건설 공약은 대다수 경제학자와 환경단체가 ‘부적절’ 판정을 내린 상태다. 만약 대운하 사업 타당성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 무대에서 이명박 정부가 굴복하는 상황이 온다면 곽 위원도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만수

경제1분과위 강만수 간사 역시 MB 경제브레인 가운데 최중량급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70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외환위기 직후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0년 가까이 정통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다. 재무부 보험국장,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관세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등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쳐 경제정책 실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 출간한 저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부가세에서 IMF사태까지’(삼성경제연구소)는 70년대에서 90년대까지 입안되고 시행된 경제정책의 산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해 경제인, 기업인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 당선인과 소망교회에서 만나 20년 이상 인연을 쌓아온 각별한 사이다.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에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조언자 역할을 했고, 지난 대선에서는 일류국가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공약개발의 최종 코디네이터 임무를 깔끔하게 수행했다. 특히 이 당선인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7ㆍ4ㆍ7’(연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강국 달성) 공약도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차기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또는 청와대 정책실장 후보로 유력시될 만큼 이 당선인의 신임이 크다. 오랜 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부처 장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이 부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시대의 주역인 만큼 그의 경제철학은 ‘성장주의’로 요약된다. 아울러 평소 기업규제 완화를 강하게 주장하는 등 친기업적, 친시장적 성향을 보여왔다. 이 당선인과 찰떡궁합인 셈이다. 하지만 그 역시 MB의 최대 공약인 경제성장을 가시적으로 달성하지 못할 경우 궁지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백용호, 유우익 양 날개 싱크탱크

경제1분과위에서 강만수 간사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백용호 위원(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도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그는 이 당선인이 한나라당 미래경쟁력분과위원장을 맡았던 1997년 분과위원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줄곧 MB맨으로 기여해 왔다.

특히 2006년부터는 이 당선인의 양대 싱크탱크 중 하나인 바른정책연구원(BPI) 원장으로 학계의 MB맨들을 규합해 정책개발을 주도해왔다. 대선 승리 직후 이 당선인이 모처럼 테니스를 즐길 때 초청받았을 만큼 최측근 브레인으로 분류된다.

이 당선인의 또 다른 싱크탱크인 국가전략연구원(GSI) 원장을 맡고 있는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도 정통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MB의 오랜 핵심 두뇌다. 한반도대운하 공약 개발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당초 인수위 참여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지만 뜻밖에 2선으로 후퇴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차기 정부 어느 시점에는 그가 분명 요직에 발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주목할 5인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산하 투자유치TF팀의 윤진식 팀장(참여정부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과 황영기 자문위원(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눈여겨볼 인사들이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선거대책위원회에 전격

가담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두 사람은 이 당선인과 깊은 인연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 MB맨’.

윤 팀장은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요직을 두루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특히 조세분야에 매우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또는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기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황 자문위원은 삼성그룹 고위임원 출신으로 부실 투성이던 우리은행 최고경영자로 부임해 우량 금융그룹으로 탈바꿈시킨 스타 금융인이다. 그는 철저한 시장주의자로 알려져 있어 국내 금융환경과 제도를 바꾸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금융ㆍ산업분리 완화 정책에도 깊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2분과위 간사라는 중임을 맡은 최경환 의원도 주목할 인물이다.

그는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대선 때 선대위 경제살리기특위 총괄간사로 능력을 인정받아 인수위에도 발탁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정부 경제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이력으로 미뤄 그가 내놓을 정책 청사진은 그 대척점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한나라당의 대표적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도 MB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대우경제연구소장을 거쳐 이론과 현실감각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 그는 당 정책위원장으로 오래 활약해 왔다. 이 의원도 차기 정부 경제부처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밖에 경제1분과위 위원으로 강만수 간사, 백용호 위원과 ‘쓰리톱’을 구축하고 있는 이창용 MB 경제브레인으로 평가된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그는 곽승준 기획조정분과위원과 함께 이 당선인의 경제정책 구상을 도와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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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1/11 15:53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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