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입점으로 창업 성공한 인생역전 3인방 스토리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서민경제의 그늘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그에 따라 생계형 창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무자본 창업으로 성공한 이들이 있다. 이들의 성공스토리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노하우만 있으면 자본 없이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적지 않은 초기투자비와 운영자금이 필요한 온라인쇼핑몰을 구축하는 대신, 물품의 판매량에 따라 수수료만 내면 되는 온라인 오픈마켓에 입점해 대박을 터뜨린 3인 방을 소개한다.

■ 처음엔 혼자서 제작·모델·촬영·기획… 이젠 한달 매출 2~3억
취업난 대신 창업 택해 대박 /여성의류 '비이심플' 신민정 대표

여성의류 브랜드 ‘비이심플’ 신민정 대표(27)는 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취업의 문을 두드렸으나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어 1년 동안 많은 직장에 이력서를 넣었고, 면접도 봤어요. 열심히 구직활동을 했지만 원하는 직장에 취직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주변에 취업난으로 고생하는 친구들도 워낙 많고요. 그래서 과감히 창업을 결심했죠.”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1년만인 지난 2005년 온라인 의류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 그의 전 재산은 컴퓨터 1대가 고작이었다.

‘심플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브랜드 모토로 내걸고, 혼자서 물건 제작에서부터 모델, 촬영, 쇼핑몰 기획까지 모든 것을 담당했다. 또, 살고 있던 원룸을 사무실 겸용으로 사용했고, 디지털카메라는 중고제품을 구입했기 때문에 사실상 무일푼으로 창업한 셈이다.

이처럼 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시작한 사업이 쇼핑몰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는 지금 직원 두 명과 아르바이트생 4명을 거느린 어엿한 사장님이다. 하루 평균 500건 이상 판매하고, 성수기에는 하루 800건 이상 주문이 쏟아진다. 한달 매출액은 200억이 넘을 정도.

“자본 없이 시작한 것이 성공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봐요. 상품기획과 가격정책, 소비자심리 그리고 트렌드 파악까지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기획을 잘 하면 자본력이 없어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해요.”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하루 1시간 30분씩 잤다. 지금도 밤샘작업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매출증대에 만족하고 싶지 않아요. 사업을 보다 체계화 시켜서 벤처기업 등록을 하고 싶어요.”

■ 직접 농사 지은질좋은 농산물 중간마진 없이 싸게 판매
새로운 판로 개척한 농부 / '월출농원' 최정인 대표

오픈마켓인 G마켓의 과일/농산물 카테고리에 베스트셀러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월출농원 최정인(35)대표.

평범한 농민이었던 그는 외환위기 이후 다른 농부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 과일 값이 폭락했고, 출하를 해도 소득은커녕 빚을 져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때부터 최 대표는 새로운 판로개척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품질 좋은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속이 새카맣게 타 들어갔죠. 인터넷을 하면서 직거래에 눈을 떴어요. 농산물 유통이 보통 다섯 단계를 거치니, 중간마진이 많이 붙지요. 직거래를 하면 소비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고, 판매자는 보다 나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2002년부터 농장에서 출하한 과일을 오픈마켓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물론 초기자본은 한 푼도 들이지 않았다.

“컴퓨터는 원래 가지고 있었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상품을 찍지 않고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과일사진을 내려 받아 사용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직접 농사지은 과일들을 팔았는데, 품질은 좋고 가격은 싸니 판매가 쑥쑥 늘더군요.”

농사만 짓던 그였지만 매출이 상승하면서 사진촬영법도 배우고, 온라인마케팅도 배웠다. 월출농원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로고작업도 직접하며 수확한 상품을 팔았다.

현재 월출농원은 하루 판매건수가 4,000건을 육박한다. 수요가 늘자 자체 생산한 농산물 만으로는 물량공급을 해줄 수 없어 전국적으로 물건을 매입해 팔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명연예인과 1년간 계약을 맺고 브랜드광고도 진행할 만큼 사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성공의 비결로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고르는 노하우와 박리다매 정책을 꼽았다.

“농부들 중에 직거래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데요. 욕심 때문에 공판장과 거래할 때보다 비싸게 팔려고 해서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봐요. 저는 또한 소비자가 원하면 100% 반품해주는 등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 아이에게 먹이던죽·이유식 그대로 정성껏 만드니 '불티'
평범한 주부에서 사장님으로 변신/ '짱죽'박경옥 대표

온라인에서 유명세를 타는 죽 전문점 ‘짱죽’ 박경옥(38)대표는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사장님이 된 사례다. 아이들에게 죽과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였던 그는 우연히 주변 사람들에게 죽을 선보였다가 “팔아도 될 만큼 맛있다”는 칭찬을 들었다.

이를 계기로 몇 년 전 자택에서 작은 죽 가게를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매출이 많지 않았다.

궁리 끝에 그는 오픈마켓에 내다 팔기로 했다. 창업비용은 따로 들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껏 만든 죽과 이유식은 하루 판매건수 350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흔히 인터넷에서 파는 죽은 냉동식품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당일에 만든 죽을 찬물에 담갔다 배송합니다. 방부제도 넣지 않고요.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써서 만들고, 가격도 저렴하게 받으니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군요.”

혼자 시작했던 사업이 날로 번성해 지금은 직원 6명을 거느리게 됐다. 오픈마켓에 팔기 전에는 하루 매출이 10만~2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00만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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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