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기준금리 인하 1월 30일 결정… 0.5P 내리면 경기침체 뚜렷한 징후수출·환율 등에 큰 영향… 이명박 정부 7% 성장 목표에 제동 걸릴 수도
그러나 치열했던 선거도 마무리되고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서 살펴볼 때 상황은 당초 선거 때와는 달라져있다. 아직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이지만 벌써부터 “연간 7% 경제성장 공약은 무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2월 출범하는 새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가 아닌 6%로 당초 공약한 것보다 약간 내려서 설정한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목표 역시 과도하게 높다는 의견이 많다.
예컨대 경기예측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신력이 높은 기관인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7%로 잡고 있다. 새 정부의 목표치와는 차이가 꽤 나는 숫자이다.
더구나 경제성장률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정책의 유연성을 발휘하여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무한정 상향할 수는 없을 터. 특히 글로벌 경제 시대인데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히 큰데, 올해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는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오히려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부진하다는 정도가 아니라, 경기침체 혹은 경기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고, 일각에서는 이미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판국이다.
만일 올해 미국의 경기가 예사롭지 않다면, 새롭게 출발하는 새 정부로서도 경제성장률은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기전망이 관심이 가는 이유이다.
미국의 경제는 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미국의 경제동향을 확인하려면 당장 오는 1월30일에 개최되는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에서 달러 금리를 인하할지 어떨지, 그리고 만일 달러의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얼마나 인하할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해답이 숨어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가 미국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할 것이다.
연방준비위원회는 작년 12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4.25%로, 그리고 상업은행에 대한 재할인율을 4.75%로 결정하여 각각 0.25% 포인트씩 인하하였다.
이로서 달러 금리는 작년 9월 이후 3개월 만에 1.0% 포인트나 하락하였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시장의 경색에 대처하기 위하여 미 중앙은행으로서는 발 빠르게 금리인하라는 조치를 취한 셈.
당시만 하더라도 이제 달러금리가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금리를 더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므로 달러 금리의 인하는 한계에 도달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시장의 분위기는 상당히 바뀌어있다. 금리인하가 마무리되었다는 인식에서 180도 전환되어 금리의 추가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인 것이다.
오는 1월30일 연방준비위원회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여 금리를 결정한다. 그런데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1월말의 FOMC 회의에서 0.25% 포인트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은 분명하고, 자칫 0.50% 포인트까지도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만일 경기가 정상적인 사이클을 지나고 있다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더 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라는 것은, 거꾸로 말하여 그만큼 미국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 현 금리는 그린스펀 시절보다 훨씬 높아
금리인하를 결정한 지난 12월의 FOMC 회의록을 살펴보면 중앙은행의 위원들은 미국의 경제활동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오히려 경기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금리를 “상당한 수준으로 더 내려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달러 금리의 하락추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사실 절대적인 금리수준으로 본다면 여전히 추가 인하의 여지는 있다. 과거 그린스펀 의장이 재임하던 시절, 미국의 기준금리는 1.25%에 불과하였으니 지금보다 한참 차이가 난다.
■ 백악관·민간 경제전문가 등 경기침체 우려
이제까지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의 경제는 괜찮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백악관에서도 드디어 “미국의 경제가 좋지 않다”는 시각을 드러내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1월7일 시카고에서 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면서 "많은 미국인이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경기 지표들이 갈수록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폴슨 재무장관도 주식 애널리스트협회 회의에서 "가까운 장래에 성장이 더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며“ 또한 ”모기지 위기로 초래된 신용 경색의 타격을 단번에 해결할 묘책은 없다"고 밝혔다.
이미 민간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가 침체상태, 혹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뒷걸음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다 미 정부에서조차 경기가 어렵다고 고백하였다면 미국의 경기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금리가 또 인하된다면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장 금리 인하폭에 관심이 쏠린다. 만일 금리 인하폭이 0.25% 포인트로 결정된다면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므로 새삼스럽게 주가가 오를 일은 없다.
미국의 경기흐름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만일 달러금리가 0.50% 포인트나 인하된다면 다소 심각하다.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가 “정말로” 미국의 경기에 대하여 우려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셈이다.
금리를 0.50% 포인트나 또 인하할 정도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으며, 또한 그렇게 금리를 내리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므로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예컨대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거기에다 달러 금리가 그렇게 큰 폭으로 인하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의 약세 추세도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미 달러는 엔화에 대하여 110엔대를 일찌감치 무너뜨리고 108엔대로 내려와 있는 상태인데, 추가적인 달러금리 인하폭이 크다면 달러는 105엔대 혹은 그 이하로도 추락할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달러원 환율도 하락압력을 받을 공산이 높다.
단 한 차례의 달러 금리인하로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이다. 결국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미국의 경기침체라는 외부 변수로 인하여 새 정부의 목표치를 밑돌 공산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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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1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