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브랜드 국내 진출에 토종업체들 긴장SNS최강자 마이스페이스도 상반기 한국 입성판도라TV는 해외 공략… 국경없는 인터넷 전쟁

유튜브(Youtube)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지난 23일 유튜브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튜브코리아(www.youtube.co.kr)의 서비스 개시를 공식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동영상 UCC 사이트의 한글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유튜브는 동영상 UCC 열풍을 전세계로 확산시킨 주역이자, 개방과 공유 그리고 참여로 대변되는 웹2.0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5,600만 개의 동영상 UCC가 올라와있는 세계 최대의 UCC 사이트이기도 하다.

유튜브의 한글판 서비스가 시작됨으로써 국내 사용자들은 국내에서 올라오는 추천동영상, 프로모션 동영상 및 홈페이지 광고 등 현지화 동영상들을 별도로 볼 수 있으며, 동시에 전세계에서 시시각각으로 올라오는 수천만 개의 동영상도 쉽고 빠르게 검색하고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국내 사용자들이 제작한 동영상은 유튜브 한글사이트의 ‘즐겨찾기 동영상’ 또는 ‘추천 동영상’ 코너를 통해 더 많이, 더 자주 볼 수 있게 된다.

동영상 UCC 사이트는 국내 토종 서비스 기업들의 마당이었다. 판도라TV를 필두로 다음과 엠군, 엠엔캐스트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토종 기업들은 이제 세계 최대의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유튜브와 직접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사실 유튜브같은 인터넷 서비스는 국경의 의미가 없다. 국내 사용자들이 한글판 서비스가 없어 유튜브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발빠른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동영상 UCC를 유튜브에 올려 세계 네티즌들과 공유해왔다. 이같은 이유로 유튜브의 한글 서비스가 국내 시장 판도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크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은 분명 존재한다는 점에서 국내 사용자들에게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동영상 UCC 제작자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이 만든 영상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배포망을 갖춘 유튜브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공식적으로는 유튜브 한글서비스의 파급력을 애써 낮게 평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튜브 한글서비스 발표 기자회견

유튜브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인 스티브 첸(Steve Chen)도 이같은 점을 강조한다. 그는 “한국의 천재 기타리스트 임정현씨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됐 듯이 앞으로 유튜브 한글사이트는 한국 사용자들이 동영상을 매개로 전세계와 소통하고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창(窓)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강조한 것이다.

블로고스피어를 살펴보면 동영상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사용하는 블로거들이 많다.

이는 국내 동영상 UCC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이 광고가 따라 붙기 때문인데, 블로거들이 선호하는 동영상 플랫폼으로 유튜브가 주목받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다. 블로고스피어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경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역시 컨텐츠에 있는데, 컨텐츠는 문화와 밀접히 결합돼 있다.

이런 점에서 유튜브의 성공여부는 한국형 컨텐츠의 조기 구축이 관건이다.

유튜브가 한글서비스 개시에 앞서 국내 동영상 관련 업체인 엠군미디어, SM온라인, CJ미디어, 중앙방송, (주)DDH, TU미디어, 캐스트넷, JYP, (주)아이토닉 등과 컨텐츠 제휴를 맺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단순 한글 서비스가 아니라 한국형 UCC 서비스에 신경쓰고 있다는 얘기다.

유튜브에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최강자인 미국의 마이스페이스가 올 상반기내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이미 진출한 세컨드라이프와 플릭커까지 포함하면 웹2.0 시대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행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국내 웹2.0 서비스 기업들의 분발이 촉구된다.

그래서일까. 유튜브의 국내 진출에 맞서 국내 동영상 UCC 서비스의 대표주자 판도라TV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판도라TV는 미국·중국·호주·유럽 등 해외망 구축사업을 끝내고 오는 4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동영상 UCC 서비스 경쟁이 이제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영상은 다른 컨텐츠에 비해 언어의 장벽이 낮다. 이 때문에 국내 서비스도 글로벌 시장 경쟁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여지가 크다. 물론 글로벌 시장은 브랜드 파워가 변수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로 향하며 무한 경쟁시대가 열리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