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체 매출실적 38년 만에 최악… 신용카드 사용금액도 크게 줄어 '빨간불'언론매체 전망도 비관적… '하반기 경기회복'낙관론도 있지만 문제는 불확실성

연초부터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추락하다보니 여러모로 작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머쓱해졌다.

이들은 작년 말에 내놓은 올해 증시 전망을 통해 올해 코스피지수의 바닥을 대체로 1,650에서 1,700 수준으로 점쳤던 터. 그러나 투자전망 보고서의 ‘잉크도 채 마르기도 전에’ 코스피지수는 이들이 예상하였던 저점을 지나 1,600선마저 무너뜨렸다. 1년 앞을 내다보고 내놓은 전망이었건만 단 한 달도 되지 못하여 예측은 틀린 결과가 되었다.

이들은 새롭게 입장을 바꾸어 코스피지수의 저점을 더 낮추느라 야단법석을 떨고 있으나, 전망이랍시고 내놓은 것이 단 며칠 만에 틀리는 형편인지라 새로운 수정전망에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투자자들의 신뢰가 되살아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그거야 또 그렇다고 치자. 증권사들의 전망이 틀렸어도 그건 어차피 전망일 따름이다. 하지만 정작 그걸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혹은 홍콩, 중국 등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세인지라 작년 하반기 이후 주가가 끝없이 오를 줄 알고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였던 투자자들의 시름은 늘어나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거의 대부분 원금에서 손실이 난 상태.

이처럼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하거나 아예 원금마저 까먹고 있는 양상은 차이나 펀드이거나 혹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한때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브릭스 펀드라고 하여 예외는 아니다.

중국 증시의 과열 논쟁이 불거지면서 중국의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던 지난해 11월 브릭스 펀드는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부상하였다.

중국 증시에만 ‘몰빵’하는 차이나 펀드와는 달리 브릭스 펀드는 이름 그대로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이 낮다고 알려졌고, 더구나 중국을 대신하여 떠오르는 러시아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컸기에 상당한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지금, 브릭스 펀드 역시 예외 없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로 전반적인 경제와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판국인지라 지구 상의 그 어느 나라라고 하여 파장에서 비켜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나름대로 괜찮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를 걸기보다는 차라리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기에 올해는 금리가 하락할 공산이 높은지라 상대적으로 채권의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자금을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리 인하의 바람은 이미 불고 있다. 미국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월22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하여 각국의 증시가 거의 패닉 상태로 폭락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긴급하게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0.75% 포인트나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의 변경은 1년에 10차례 열리는 연방준비위원회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 정기회의에서 다루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이번은 정기회의를 바로 1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하여 금리를 인하하였다는 점에서 미 당국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FOMC의 정례회의가 아닌 긴급회의에서 금리를 변경한 것은 80년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더구나 긴급 금리인하로만 끝난 것이 아니다. 미 연방준비위원회는 1월30일의 정례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도 또 단행하였다.

이런 상황이니 우리나라라고 하여 금리를 내리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직 한국은행은 국내 물가상승 압력을 우려하여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어차피 우리나라의 금리도 인하될 수밖에 없다고 믿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연초 주식시장이 미국에서 불어온 서브 프라임 부실의 광풍으로 인하여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을 때, 채권시장은 아연 활황세를 나타내었다.

주식에서 빠져 나온 기관들의 자금이 채권으로 몰린데다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채권의 매수 대열에 참여하면서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덕택에 한동안 하늘 높이 치솟기만 하던 CD금리도 크게 하락하면서 서민들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도 다소 낮아지는 결과도 낳았다.

그런데 그게 끝은 아니라는 것이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초에 채권가격이 한 바탕 급등하였지만 여전히 상승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역시 금리 때문이다.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금리도 미국을 따라 상반기 중에 0.75% 포인트 정도 인하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면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0.75%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배경이다. 물론 금리를 대폭 인하한다면 물가를 자극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도 있으니만큼 정책당국으로서도 신중한 행보를 나타내리라 믿어진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리가 동결되거나 인하되면 인하되었지 세계적인 조류나 우리나라의 경기 흐름으로 판단할 때 금리가 여기서 오를 리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채권을 매수하더라도 가격이 하락할 위험은 대단히 낮다.

주식의 경우는 작년까지의 상승폭이 워낙 강력하여 상승에 따르는 피로감이 느껴지는데다 미국의 금융시장이 서브 프라임 부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내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감돈다.

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채권시장이 올해 다시 한 번 활황을 나타낼 공산은 그만큼 크다. 주식 혹은 주식형 펀드에 대한 대안으로 채권투자나 채권펀드가 부상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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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