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忍자를 가슴에 새겨라불안요인- 개인투자 비중 높아 수급 불안…인플레 억제 위한 긴축정책 악재긍정요인- 최근 주식형 펀드 2개 허용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 기대조정국면 단기 반전 어렵지만 성장 잠재력 믿고 느긋하게 기다려야

작년에는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사 1순위는 단연 중국관련 펀드였다. 심지어 다른 펀드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중국 펀드에만 “올인”하려는 사람도 많았다.

중국 증시는 2007년에 거의 두 배 가량 오르는 수직 상승세를 나타내었던 터. 그런데다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 증시의 전망은 상당히 양호해 보였다. 중국의 주식은 사두기만 하면 당연히 오를 것처럼 여겨졌고, 중국 펀드는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간주되었다.

하지만 이런 시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중국 펀드에 가입하기만 하면 무조건 수익이 나리라는 환상은 작년 10월 이후 중국의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은 것이다. 물론 작년 10월 이후 중국 증시만 조정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작년 10월 이후 뚜렷한 조정국면을 나타내고 있으며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여 중국 증시의 하락세가 더 가파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는 작년 11월1일에 2,085의 정점에 오른 이후 조정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지난주 초 1,700선을 유지하면서 고점대비 18% 정도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작년 10월의 고점 14,198에 대비할 때 지난주 초에 12,570을 기록하였으니 대략 11.5% 정도 뒷걸음질한 셈이다.

그러나 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상하이 종합지수는 작년 10월의 고점 6,124에서 지난주 초 4,182까지 주저앉으면서 31.7%나 내려선 상태이고, 또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입한 대다수 중국 펀드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홍콩의 H지수는 작년 11월의 고점이 20,609였으나 지난주 초에는 13,202까지 물러섰으니 고점대비 무려 36%나 추락한 상태이다.

숫자로 보더라도 중국 증시의 가파른 하락세가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중국 펀드는 작년에 워낙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탓에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도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작년 10월 이후 중국 펀드는 수익은커녕 되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원금손실이 벌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실망감과 허탈감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다 현 상황에서 중국 증시를 자신 있게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중국 증시의 장기적인 전망마저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증시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중국의 증권사 중 90%는 중국의 주가가 작년에 기록한 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누구나 쉽게 수긍하듯이 중국 경제의 잠재력, 성장 가능성, 막강한 천연자원을 비롯한 인적자원 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장기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증시가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되찾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실적으로 중국 증시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나 제반 여건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락 장세에서는 항상 나쁜 뉴스만 부각되기 마련. 하지만 이런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중국 증시에는 악재가 훨씬 더 많다. 무엇보다도 중국증시의 가장 큰 문제는 수급불안이다.

중국 증시는 선진국 증시와는 달리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75%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안전판의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의 기능이 약하니 수급이 흔들릴 위험이 높다. 그런데 올해 약 3조6천억 위안, 다시 말해 중국 시가총액의 10% 정도 되는 엄청난 물량의 비유통주가 쏟아질 예정이다. 특히 2월에서 3월에 걸쳐 매물이 집중된다.

거기에다 상장기업들이 잇달아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보험회사인 중국핑안이 1천600억 위안(약 21조원)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상하이푸둥은행(400억 위안), 중국석유화공(600억 위안) 등도 유상증자를 실시할 공산이 높다. 공급물량도 많은데다, 기관투자자의 비중도 낮으니 악조건을 극복하고 주가가 오르기는 당장에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중국의 물가가 나날이 치솟고 있어, 인플레 억제를 위한 정부의 긴축정책도 증시에는 부담이다.

중국 전역을 휩쓴 폭설과 한파로 말미암아 1월중 소비자물가는 11년래 최고치인 7.1%나 치솟았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서 물가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2월, 3월 물가도 더 악화되리라 우려된다.

중국 정부로서는 긴축의 고삐를 죄어야 하는 형편이다. 금리인상이 가장 확실한 긴축정책이지만 미국의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니 중국으로서는 금리를 선뜻 인상하기는 어렵다. 결국 지급준비율을 또 인상하거나 아니면 직접적으로 대출을 규제함으로써 시중의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증시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세계 경기침체 우려감도 중국의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물론 중국만이 서브프라임 부실의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중국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라는 측면에서 영향은 심각할 것이다. 이는 당장에 통계로도 나타난다. 중국의 무역흑자는 작년 10월을 고점으로 뚜렷한 감소 추세이다. 여기에는 위안화가 꾸준히 절상된 것도 영향을 미쳤으나, 미국의 경기둔화에 따르는 소비위축의 탓도 크다.

다만 온통 악재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호재도 있다. 중국 정부의 “역할론”이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의 몰락을 가만히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다.

예컨대 최근 중국 당국이 2개의 주식형 펀드를 허용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당국으로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이로 인하여 민심이 흔들리는 상황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인 셈.

현 시점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그렇듯 선택이 어렵다. 지금이라도 중국 펀드를 환매하고 빠져나와야 할까? 아니면 더 두고 보아야 할까? 결정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길게 보라고 충고한다.

물론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가 상승할 공산은 낮은 반면에 하락할 공산이 높은 상황이다.

공격적으로 중국 펀드에 가입하는 일은 좀 늦추어도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느긋하게 보는 도리 밖에는 없지 않을까 한다. 중국 경제의 잠재력을 믿는다면 당장의 수급불안이나 긴축에 따르는 조정 장세를 딛고 중국 증시가 다시 일어설 때를 기다려야 할 터.

아무래도 당분간은 인내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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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