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인기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사랑의 힘’ 편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결론은 장수의 제1 조건이 ‘친밀한 관계 유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4가지 사항을 체크해 보라고 권했다.

“진정으로 나를 배려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기꺼이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만약 이 4가지 사항에 전부 해당되지 않는다면 조기 사망 위험이 평균보다 5배 이상 높다고 했다.

위의 4가지 질문을 잘 살펴보면, 모두 ‘사람’과 ‘관계’에 관한 것이다. 즉, 인간이라는 존재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적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욕구의 만족은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업 내에서도 이러한 ‘관계’에 대한 욕구는 그대로 나타난다. 의 저자이자 갤럽 연구원인 톰 래스의 조사에 따르면 “조직 내 절친한 친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구성원은 30% 정도였고, 이들이 업무에 충실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그룹에 비해 7배나 높았으며 회사에 대한 만족도 역시 50%나 높았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지 포춘은 매년 1월호에서 ‘미국에서 일하기에 훌륭한 일터’(GWP:Great Workplace) 100개 기업을 선정하고 있는데, ‘컨테이너 스토어’, ‘사우스웨스트항공’, ‘시노버스 파이낸셜’ 등이 매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구성원 사이에 인간관계 중심의 사고와 행동이 보편화되어 있고, 직장 내 타인과의 관계를 매우 소중히 여긴다는 점이다.

시노버스 파이낸셜의 관리자들은 부하 직원과의 신뢰를 최선의 덕목으로 삼는다. 그들은 성과가 나쁜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노력한다. 또한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해당 직원을 그냥 해고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직무교육을 3개월 가량 시켜 부서를 이동하거나 회사를 옮기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모든 구성원들에게 관리자가 자신들을 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상사와 부하간에 지속적인 신뢰를 구축하게 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직원들은 동료와의 관계를 친밀하게 하기 위해 틈만 나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천한다. 항공기에 구성원들의 이름을 새겨 넣거나 고객들에게 깜짝 파티를 열어주는 등 크고 작은 행사들이 끊임없이 이뤄진다.

이 회사 직원들은 “이곳에서 일을 하면 항상 저절로 웃음과 유머가 나온다. 그래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 우리가 처리하는 업무량은 다른 항공사보다 훨씬 많지만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상당수 직장인들은 월요일 아침마다 ‘월요병’에 시달리는가 하면, 직장은 힘든 곳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일과 나와의 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사와 동료 등 타인과 나와의 관계가 얽혀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일을 통한 만족도 물론 중요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의 질’ 역시 일터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종종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 관계를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가끔은 사소한 일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행복한 관계는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도록 하자.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거창한 행동을 요하는 것이 아니다.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행동, 회사 내에서 즐거움과 웃음을 나누려는 태도, 동료를 존중하고 긍정적인 면을 칭찬하는 실천, 부하 직원에게 신뢰와 자부심을 주려는 노력 등 관계의 질을 높이려는 작은 실천은 사소해 보일지는 몰라도 결국 기업 구성원 모두에게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 조영탁 약력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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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