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企業)을 한자로 풀이하면 ‘사람(人)이 모여(止) 함께 일(業)하는 곳’이 된다. 즉 일을 이뤄내는 주체인 ‘사람’이 없이는 기업은 존재할 수도, 성과를 낼 수도 없다는 의미다.

회사를 뜻하는 영어 단어 ‘company’의 어원을 따져봐도 흥미롭다. com은 ‘함께’, pan은 라틴어로 ‘빵’을 뜻한다. 다시 말해 함께 먹고 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란 의미가 된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71년 단 4대의 비행기만을 확보하고 출범했지만, 30년도 채 되지 않아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항공사로 성장했다. 그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다른 항공사에 비해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근저에는 직원들의 높은 생산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항공기 1대당 직원수가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고, 임직원 급여 역시 평균에 못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99년부터 이른바 ‘일하기 좋은 기업(GWPㆍGreat Work Place)’에 연속해서 선정되고 있다. 무엇이 이처럼 경쟁력과 생산성이 뛰어난 직원을 만들었던 것일까?

정답은 허브 캘러허 회장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웃기는 경영자’로 불릴 만큼 ‘펀(Fun)경영’을 중시했다. 경영자의 근엄한 권위를 벗어 던지고 직원들을 편안하게 웃겨주고자 노력한 그가 얻으려 한 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었다.

그런 덕분에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은 “우리가 처리하는 업무량은 다른 항공사보다 많지만 동료들과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도 웃으면서 할 수 있다”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리더가 조직 구성원에게 헌신적으로 봉사할 때 그 영향력은 놀라울 정도로 크다. 또한 직원은 리더로부터 인간적 대우와 사랑을 받을 때 고객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풀게 된다. 직원이 느끼는 행복감이 고객과 회사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 고객감동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경영자를 포함한 모든 기업 구성원의 목적과 사명이 고객을 위한 가치창출, 고객의 성공과 만족에 맞춰져 있음을 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등의 경영자들은 주주나 고객보다 직원들의 행복을 먼저 추구하는 ‘직원 최우선주의’ 경영원칙을 표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회사에 바치는 직원, 하루의 2/3 가량을 직장에 투자하는 직원들의 행복을 먼저 챙겨주는 것이 경영자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또한 고객만족과 감동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의 만족과 행복 수준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믿는다. 직원만족 없이 고객만족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조직 구성원에게 보이는 애정은 고스란히 회사에 대한 충성과 열정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러한 신뢰관계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는 금전적인 보상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경영진에게 감동한 직원은 상사와 경영진을 신뢰하고, 자신의 일과 조직에 자부심을 느끼게 마련이다.

“종업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 직원이 고객을 잘 대하면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바로 이것이 사업 수익의 진정한 원천이다.” 샘 월튼 월마트 창업자의 말이다.

직원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회사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지를 고민하는 회사는 고객 서비스 정신의 가장 튼튼한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 직원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단지 감성적인 경영철학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기업경영의 핵심 키워드이다.

■ 조영탁 약력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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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