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ission To Mars'에 숨은 과학

ⓒ우주공간에서 이동할 때 연료를 계속 분사해야 하는가? 우주선의 진동이나 연료의 움직임보다 더 큰 오류들이 숨어있다.

사고로 망가진 우주선을 뒤로 하고 화성 상공에 떠 있는 보급용 우주선으로 옮겨 타는 장면은 주인공 테리가 죽는 영화의 중요한 장면이다. 그런데 이런 장면에서 어떤 오류가 있는 것일까?

여자 주인공은 멀리 날아가고 있는 남편을 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애를 쓴다. 그런데 연료가 51% 남는 지점까지 이동해 갔을 때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멈춰버린다. 얼핏 보면 맞는 모습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오류가 있다는 것을 금방 발견할 수 있다. <그림3>

우주에서 이동할 때는 사실 연료를 분사할 필요가 없다. 비행기가 대기권을 날아갈 때 연료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손실되는 운동에너지를 보충해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우주에서는 공기가 없으므로 한번 날아가기 시작한 물체는 멈출 줄을 모른다. 계속 날아가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테리가 보급용 우주선을 잡지 못하고 지나쳤을 때 계속 날아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테리를 구하기 위해 ?아가는 사람은 연료를 써야 하는 불평등한 상황을 겪게 된다. 테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테리에게로 곧장 날아가서 테리를 잡고 다시 곧바로 우주선으로 날아올 수 있을 정도의 연료만 있으면 된다.

물론 처음 테리에게 처음 날아가기 위해 사용하는 연료는 테리와 몸무게가 같다는 가정 하에 총 연료의 1/3 이상을 사용하면 안 된다. 되돌아올 때 테리가 갖고 있는 운동량까지 모두 상쇄시킨 뒤에 되돌아오는 운동량을 만들 정도의 연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두 배 이상의 연료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51%가 남는 지점까지 날아갔다면 어차피 테리를 잡았어도 되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우주에서 인체가 진공에 노출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 진공에 인체가 노출된다면 어떻게 될까? 숨을 쉴 수 없게 되는 것처럼 뻔한 이야기는 제외하고 좀 더 폭넓게 생각해보자.

어떠한 화합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주에서는 물질 자체가 없기 때문에 온도도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압력 또한 0이다. 압력이 크게 다른 환경에서는 인체를 구성하는 일부 유기물들은 쉽게 다른 물질로 변화한다.

그래서 압력이 크게 다른 곳에서는 사람이 살 수가 없다. 너무 고도가 높은 지대나 너무 깊은 물속에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이유는 숨을 쉬기도 힘들 뿐더러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50m 이상 깊은 해저로 사람이 들어가면 정신착란 등이 와서 살 수 없다고 하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이와 같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압에 훌륭하게 견디는 생물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생물은 해저의 열수 분출구에 살고 있는 게 무리나 향유고래, 개복치들이다. 이 게들은 수백기압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적응하여 살 수 있다.) 우주에서 인간이 살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일부 유기물들이 변질되기 때문이다.<그림4>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인체를 이루고 있는 물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압력이 낮아지면 물의 끓는점이 낮아져서 우리의 눈과 입과 코 등지에서 물이 끓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 우리 몸속에 있는 물은 차가워져서 얼음으로 얼게 될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 몸이 진공상태에 노출되는 영화로는 《Sunshine》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우주에 노출된 사람들은 바로 꽁꽁 얼어서 다른 물체에 부딪히면 부서진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몸은 열량이 결코 작지 않으므로 부서질 정도로 꽁꽁 어는데 꽤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Mission to Mars》는 이 부분을 훨씬 더 적절히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5월의 작은 선인장블로그운영자


황춘성 may@minicact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