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사일 미 서부까지 갈 수 있다"

[인터뷰] 천용택 민주당 의원
"북미사일 미 서부까지 갈 수 있다"

"북이 핵 개발을 고수하면 미국이 공격을 받을 게 자명하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 전역이 전쟁의 위기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 천용택 위원은 2월 28일 주간 한국과의 인터뷰에서 "1994년의 상황과 비교해 볼때 북한은 군부의 입김에 세졌고 미국도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가 실권을 쥐고 있어 지금의 북핵 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겨 "대화의 테이블로 미국과 북한을 끌어들인 뒤 북측에 핵 개발 포기를 보다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DJ 정권에서 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천 의원은 "김일성 체제 때부터 핵 개발을 시도했던 것으로 미궈 북측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대포동 미사일의 실험 결과를 보면 미국 서부 해안까지 발사할 수 있는 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강조했다.

육사 16기 출신의 천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편에서 적극적인 선거활동을 해 구체제 인사 중 대표적인 '친조(親盧)' 계열로 분류된다.


북한, 핵포기 안하면 미 공격 받을 수도


- '벼랑 끝 외교'로 불려지는 북한의 핵정책 진의는.

"김일성 생존 시에는 당가 군이 한 체제로 묶여 있었지만 소련 및 동구권의 공산체제 붕괴후 당의 권력은 느슨해지념서 군이 모든 것을 장악하는 상황이 ?磯? 상대적으로 통치력이 약한 김정일 위원장은 군 우대 정책을 펴야했고 군부도 생존을 위해 핵무기 개발 등 강군(强軍) 정책을 고수하게 된 것이다. 북핵 문제는 김 위원장 단독으로 해결하기도 어려운 내무 문제가 얽혀 있다"


-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인가.

"북한은 핵을 보유하는 길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보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94년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때는 클린턴 정권이고 지금은 보수파인 부시 정권이다. 더구나 9·11 테러 이후 미국민의 인식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세계 초강대국 유지가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자국 보호가 우선이다. 북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국은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하게 될 것이다."


- 전쟁 가능성이 높다는 말인데 …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면 미국과의 공존이 어렵다. 경제원조는 커녕 미국이 자국민 보호를 내세워 한반도를 포기하면서까지 공격을 감행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미국의 변화상에 대해 우리는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등도 나서 북측을 이해시키고 핵 포기를 보다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


- 상상하기 싫지만 북이 핵개발을 계속해서 미국의 선제공격이 이뤄지면 그 다음 예상되는 결과는.

"북측은 남측에 주둔하는 미군부대를 겨냥한 반격이라며 서울에 재래식 무기를 쏟아부을 것이고 전쟁이라는 결과가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러면 남측도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고 북측은 지구상에서 소멸회는 수준의 보복을 당하게 된다. 북축도 그걸 잘 알고 있기에 섣부른 도발이야 않겠지만 점점 더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북핵 문제의 해법은 무엇이고 노무현 정부의 역할은.

"다자간 대화 채널을 통해 북한과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이 중재해 양국을 대화창구로 끌어들인 뒤 그 속에서 북미간 협상을 별도로 진행시키면 된다. 북미 대화를 고집하는 북한이나, 선 핵포기를 주문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가 양쪽으 오가면서 이런 심각한 상황을 인식시키며 대화를 재개하도록 유독해야 한다"


새로운 패턴의 대북정책 필요한 때


- 북한의 핵 개발을 고수해도 햇볕정책과 같은 정부 지원은 계속돼야 하는건지.

"지금 무조건 북한과의 접촉을 끊는다면 파국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끝내 핵 개발을 고집한다면 우리 정부도 새로운 패턴으로 북한을 대해야 할 것이다. 민간교류까지야 막지 못하더라도 정부 지원은 단절돼야 한다"


- 젊은 층 일부에서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등 반미감정이 심각한데.

"서울의 중심부에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장갑자 여중생 사망사건 등이 터져 국민감정 문제로 비화된 측명이 있다. 불순세력의 선동 운운은 낡은 사고이거 젊은 층의 민족 자존 정서에서 촉발된 것으로 봐야 한다. 장갑차 사건은 양국 책임자가 조기에 수습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이 필요한 문제였는데 이를 간과한 게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다. 그런 젊은층의 생각은 이해하지만 미군 철수는 절대 안된다. 국가 경제와 대외적인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미군 철수는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게 국가안보 아닌가"


- 노 정부에 대해 미국 측에서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내 반미감정보다 걱정되는 것이 미국내 반한(反韓) 감정이다. 그런 정서가 누적되면 안보를 해치는 결과가 된다. 민족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안보가 유지되야 하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현 정부가 꾸준히 미국과의 대화를 지속해 한미 동맹관계를 공고히 유지시켜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대미특사의 활동에 대해 일부 실패작이란 혹평도 있지만 노무현 정권의 기조와 노선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온 데에 대해서는 성고했다고 본다"


- 노무현 정권을 바라보는 군의 입장은.

"군 관계자들 중에는 노 대통령의 후보시절에 우려를 표명했던 이도 있었다. 하지만 선거기간 여러 군 부대를 방문하며 군의 처우개선 및 복지향상 등을 약속하면서 군이 보는 노 후보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다. 또 당선자 시절에 보여준 행보에서도 상당수의 군 출신들이 불안감을 씻은 것으로 본다. YS에서 DJ로 바뀔때가 더 불안해 했지 지금은 전혀 아니다."


- 결론적으로 북핵 문제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게 주 과제다. 그것을 미국은 물론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이라크 문제가 끝나면 미국이 북측의 태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 심들겠지만 북한이 멸망의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호남민심, 섭섭한 기류 사실


- 정치 얘기인데, 민주당 한화갑 의원의 대표직 사퇴이후 호남 민심은.

"김대중 대통령이 퇴임하고 한 대표가 모양새 좋지 않게 물러나자 호남에서 섭섭한 기류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구 주류로 나뉜 듯한 양상보다는 화합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지지를 얻을 수 있다."


- 새 국정원자잉 아직 임명되지 않았는데.

"국재정보 담당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케 할 것이라고 노 대통령이 밝힌바 있으니 실무형으로 인선이 이뤄지지 않겠는가. 나는 내년 총선에 대비한 준비만을 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3-10-01 10:02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