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풍경] 아이만 남겨둘 수 없는 험난한 세상


○…집권 여당 대표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검찰이 권력의 핵에까지 거침없이 칼을 들이댔다. 민주당이 ‘여론 재판’운운하며 검찰총장 국회 출석제도를 추진하는 등 압박에 나섰지만 검찰은 요지부동이다. 국민은 아직까지 “비리가 있다면 누구도 칼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검찰의 논리에 더 솔깃한 듯 한데. 과연 검찰이 자신의 결연함을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 ‘삶이 고해(苦海)’라더니 인천의 한 30대 주부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어린 자식 세 명과 함께 아파트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 “살려 달라”고 매달리는 아이들의 손을 뿌리칠 때는 가슴이 수 만 갈래 찢어졌을 텐데, 아마도 이 엄마는 자신의 아이들을 이토록 험한 세상에 남겨둔 채 자신만 편한 길을 떠나는 게 더 못할 짓이라고 여겼던 모양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골프 여행객수가 5만3,087명으로 사상 최대였다는데. 반면 택시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한 모 언론사의 경기 체감 조사에 따르면 “지금이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가 90%를 넘었다고 한다. 경기라는 게 둘이 아니고 하나임에 분명한 데 어찌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에게 각각 따로 노는지.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더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들이 기말 시험지를 훔친 것이 발각돼 퇴학 등 무더기 징계를 당했다. 비뚤어진 교육열이 빚어낸 국제적인 망신이다. 도대체 무슨 약을 써야 이 고질병을 고칠 수 있을까?

입력시간 : 2003-10-05 14:45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