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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멈추지 않는 '아름다운 거부'
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





“회사의 창업자와 직원들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 관계다.”



벤처 업계의 대부(代父) 정문술(65) 전 미래산업 대표는 경영 일선에 있을 당시 기업관을 물으면 이렇게 답했다. 아마도 이 시대 다른 창업자와 그를 구분짓게 하는 결정적 요소였을 테다.



물론 다른 창업자들은 이렇게 항변하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오.” 하지만 다음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혀 버리지 않을까. “직원들과 동업 관계이니까 창업자 일가가 경영권을 세습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도 동의할 수 있소?”



2001년1월. 정 전 대표의 은퇴는 잔잔한 화제가 됐다. “기업을 창업할 당시 약속했던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지금이 물러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1983년 설립해 17년간 땀과 피로 일궈 온 미래산업이 연간 매출액 1,400억원의 고공 행진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늘 공언해온 대로 경영권은 그의 혈육이 아니라 부사장이었던 장대훈씨에게 넘겨졌다. 사람들은 그의 은퇴에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다.



기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돈 역시 사회로부터 얻은 혜택이라는 생각은 은퇴 후 기부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몇 개월 뒤. 그는 일생 동안 모은 재산 300억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쾌척했다.



이쯤해서 멈춘다 해도 미담이 퇴색될 리는 없다. 하지만 이것 역시 범인의 잣대일 뿐. 7월 말 이번에는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생체인식 장비 제조업체 테스텍의 지분 20.18%, 시가 50억원 상당을 KAIST에 무상 증여했다. 코스닥 등록 기업인 테스텍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전시켜 국내 생체인식 기술 수준을 높여달라는 취지였다.



벤처 열풍이 드세던 2000년 초. 벤처리더스클럽 회장직을 맡고 있던 그는 후배 벤처기업인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한 적이 있다. “벤처기업인이란 기술 개발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도 재테크를 통해 돈 버는 데만 급급한 듯한 이들의 행태가 안타깝다.” 그는 그 충고를 지금껏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중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입력시간 : 2003-10-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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