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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당신은 진정한 '현대맨'입니다
김윤규 사장, 가족이상의 신뢰로 현대 대북사업 견인





고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회장을 떠나 보낸 김윤규 현대아산사장의 심정은 그 누구보다 비통하다. 그는 정 회장이 숨지기 전 가족과 함께 유서를 남긴 사람 중 하나였다. 그만큼 김 사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물론 정몽헌 회장도 가장 믿고 의지한 '현대맨'이었다.



정 회장과 김 사장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였는 지는 정 회장이 자살 직전 남긴 유서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정 회장은 유서에서 '명예회장님께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님을 모실 때 저희는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라고 적어 그에게 가족 이상의 정을 표시했다.



김 사장은 1969년 1월 입사한 이래 30여년 동안 매일 오전 5시 전에 현대 계동 사동에 출근, 정주영 명예회장의 명을 받들었다. 현대가 최초로 대북 사업 물꼬를 텄던 1989년부터는 정 명예회장을 수행, 정 명예회장의 방북전 평양에 급파돼 세세한 일정을 조율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정몽헌 회장과 직접 인연을 맺은 것은 정 회장이 현대건설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지난 96년 1월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김 사장이 지난 98년 1월부터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단장을 맡으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김 사장은 현대그룹이 금강산관광사업 등 대북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99년 2월 설립한 현대아산 초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정 회장과 본격적인 파트너가 됐다. 그리고 대북사업을 위해 정 회장과 최근까지 북한을 40여차례, 중국을 20여차례를 동행했다.



김 사장은 대북사업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2000년 3월 현대가의 대권 암투인 ‘왕자의 난’ 이후 현대그룹이 3개로 분리되고 정 회장이 맡았던 금융ㆍ전자 등의 사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정 회장 옆을 지켰다.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사장과 박세용 현대상선사장과 함께 대북사업 트로이카를 형성한 가운데서도 그는 마지막까지 남았다.



김 사장이 돋보이는 것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회장과 극적으로 비교되는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전 회장은 현대의 분열과 쇠락을 가져온 ‘변절자’라는 게 현대가의 시각이다.



정 회장은 유서에서 대북경협이 계속 추진되길 기대했다. 김 사장은 주군의 뜻을 받들겠다고 했지만 고용사장이란 신분과 대북사업을 주관해온 현대아산이 자본금 4,500억원이 전액 잠식되는 파산 직전이어서 비관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김 사장의 행보가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시점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3-10-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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