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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조지부시와 마이클 무어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의 국민 궐기대회에는 6,000여명이 모였다. 참여연대, 환경연합 등 351개 시민단체가 참가,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카드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파병 압력을 거부하고 테러 위협에 놓인 서희, 제마 부대 역시 철수시켜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정부가 파병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쟁 참여’로 규정하고 대통령 재신임의 가장 주된 기준으로 삼겠다. 파병에 동의한 국회의원도 17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냉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부터 영국을 공식 방문하는 것에 대해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고 흥분했다. 부시는 미국과 영국의 반 부시, 반전ㆍ반미 여론이 부담스러운지 지난 12일 영국 기자들을 특별히 백악관에 초청해 인터뷰를 했다.

“민주주의의 성전(聖殿)인 백악관을 먼저 보여 드리겠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준다는 차원입니다.”그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불멸의 영혼으로 소명을 다하리라”라는 성가를 주제로 그린 그림 앞에서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 그림은 늘 나의 영혼과 속삭입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인들의 50%가 이라크 재건 노력이 잘 안 될 것이다고 전망하고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22%로 지난 달보다 두 배로 증가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의 흉상을 가까이에 둔 이유를 설명했다.

“나를 비난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쓰다가는 일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다. 그래서 처칠 흉상을 여기에 두었다. 내가 아는 역사적 상식에 따르면 처칠은 그가 생각한 것을 당당히 얘기하고, 그가 옳다고 판단한 일을 철저히 수행했다. 리더는 그렇게 긍정적이고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길게 부연했다.

확증이 있는 상정은 아니다. 그를 ‘미국 대법원이 지명한 대통령’이라고 비꼬았던 마이클 무어의 ‘신사 양반(부시 대통령을 지칭), 우리 나라는 어디에 있소’라는 새 책이 발간 5주째에 NYT와 WP, LA타임스의 베스트 셀러 1~2위를 차지한 점은 신경쓰게 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지난 4월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특별상을 받은 영화감독 및 제작자인 무어는 “이라크 전쟁은 ‘가짜 대통령’이 벌인 ‘허위의 전쟁’”이라고 연설했다. 그의 작년 베스트셀러인 ‘백인 바보들’(2002년 8월 15일자 ‘어제와 오늘’ 게재)은 52쇄가 나왔고, 200만부나 팔렸다. 그는 이 책에서 부시는 2000년 대선에서 아버지 부시가 지명한 대법원의 판사들에 의해 당선된 ‘가짜 대통령’임을 풍자와 파격의 필체로 썼다.

그는 이 책이 나온 이후 사실성이 약하다는 일부 비평을 감안해 이번 책에서는 주(註)를 다는 등 애를 썼다. 그는 새 책에서 부시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텍사스 석유업자에서 대통령이 된 부시가의 2세로서, 그의 호칭은 앞으로 ‘아라비아의 조지’라고 불러야 한다고 첫 포문을 열었다.

부시에 대해 그는 어느 면도 좋은 점을 발견 못하는 편집성도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9ㆍ11 테러와 관련된 내용. 그는 당시 부시가 플로리다에 있는 잭슨 초등학교에서 읽기 연습을 지도하고 있다가 “미국이 공격 받고 있다”는 귓속말 보고를 받고 적어도 5분간은 망연자실 했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부시가 다음에 한 일은 그때 미국에 있던 빈 라덴가 인사를 포함, 18명의 사우디 귀족에게 비행이 금지된 상황에서 개인 비행기의 비행 허가를 내줘 결국 파리로 가게 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라크와의 전쟁은 이라크의 석유을 장악하기 위해 부시 가문과 사우디 왕가와 결합한 전쟁이며 민주주의나 자유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허위에 찬 대통령을 2005년 대선에서는 떨어뜨려 체제 변화(Regime change)를 이루어야 한다고 열을 내고 있다.

그의 이런 ‘열’과 ‘냉소’는 첫 발행 때 100만부를 내게 하는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발간일인 10월 7일 이후 미국 39개 도시를 23일간 돌아다녔다. 강연과 서명 행사가 열릴 때마다 5,000명에서 1만여명의 청중이 몰려들었다.

그는 “부시는 다시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내가 ‘마이클 군대’의 최고사령관이 되어 부시를 공격하겠다. 나의 군대에게 하루 10분씩 주위의 사람에게 ‘허위 대통령’, ‘허위 전쟁’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라고 지휘하겠다”고 했다. 그의 웹사이트에는 하루 100만명이 접속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영국에 가 도서소개 및 강연회를 개최, 부시의 영국방문에 김을 빼기도 했다. 영국의 소설가 패리니는 그의 책을 읽고 코멘트 했다. “이 책을 읽어보고 그가 대통령에 나온다면 나는 표를 찍겠다. 그러나 그는 당선 될 수 있을까?”

그러나 NYT의 서평가 자네트 매스린은 “그는 열정과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공화당에 기운 하층 계급을 민주당이 되도록 공략하고 있다. 이 책이 제안한 범퍼 스티커 붙이기 운동은 판매를 배가 시킬 것이다”고 평했다. 아직도 부시는 무어가 상대하기에는 벅차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박용배 언론인


입력시간 : 2003-11-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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