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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북한-어느 딴 나라


베이징 2차 6자 회담은 연내에 열릴까. 이에 대해 중국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고 13일 귀국한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말했다. “현재 문안을 협의 중이기 때문에 문안이 타결돼야 날짜를 협의할 수 있다. 날짜에 연연하면 문안 협의가 안 될 수 있다. 며칠간 더 지켜봐야 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워싱턴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우리의 목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동결이 아니다. 목표는 핵 프로그램을 입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 하는 것이다”고 못 박았다.

이 때 엉뚱한 충고가 떠 올랐다. 세계적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닷컴에서 500대 서평자인 프노트리(pnotley@hotmail)의 부시에 대한 것이다. ‘한국 전쟁의 기원’, ‘한국 현대사’의 작가며 시카고대학 역사학부 교수인 브루스 커밍스가 지난 11월 1일에 낸 ‘북한-어느 딴 나라’라는 책을 읽고서 였다.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이 아니라 ‘평등과 계급’을 서로 다르게 주장하는 한반도 내 두 세력 간의 내전이라는 수정주의적 입장을 편 커밍스. 그는 ‘한국 현대사’와 ‘기원’의 관점을 발전시켜 새로운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이 책에서 부시 대통령,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주류언론의 평자들이 북한을 정형적인 ‘악의 축’국가로 보지 말 것을 바라고 있다.

커밍스는 미국의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부, CIA, 펜타곤의 북한 관측자들의 인식을 정형적이고 선입견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인민들은 김일성 부자를 신처럼 받들고 있다. 김일성 부자는 어린애 다루듯 인민들을 다루고 있다. 북한은 영웅숭배 사회이며, 거대한 것을 과장하는 곳이다.”등등이다. 이런 인식은 ‘동양적 폭정’의 나라라는 틀을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심어주었다는 것이 커밍스의 분석이다.

커밍스는 김일성이 ‘수령’이란 칭호를 사용한 것과 쓰는 모자를 바꾼 것 등을 통해 그를 관찰하면 그가 주장한 ‘주체’, ‘자주’, ‘자립’은 1930년대 빨치산에서 수령이 되기까지 그의 철학이었다고 칭찬한다.

김일성은 1948년 2월 8일 인민군을 창설할 때까지는 ‘지도자’로 불렸다. ‘수령’이란 칭호는 국제공산주의 사회에서 스탈린에게만 향하는 칭호였다. 1950년 건군 2주년을 앞두고 김일성은 ‘수령’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소련군이 북한을 떠난 1949년 12월 이후였다. 스탈린이 죽고 난 뒤에야 ‘수령’에게 보내는 편지는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서 활발해졌다.

김일성은 ‘충성’, ‘장자 우대’라는 유교를 공산주의에 우선하면서도 ‘주체’적인 나라임을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그가 한반도의 반쪽인 북쪽만 차지하고 있다는 한계는 그의 ‘주체’를 주책스럽게 보이게 했다, 그는 흐루시초프 시대에는 그가 중절모자를 즐겨썼다. 60년대 주체 외교를 내세우고 마오쩌둥에 기울 때는 마오 모자를 쓰고 다녔다. 그 후 남북회담, 일본, 미국과의 접촉이 이뤄질 때는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언제고 조인트벤처를 할 용의가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

커밍스의 책은 한국인을 위한 것도, 북한인의 자유 신장을 노린 것도 아니다. 그건 미국 대통령, 미국의 북한 연구학자, 북한에 관계된 정부관료, 경제인을 위한 것이다. 그는 미국과 북한의 핵 문제는 1950년 10월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여 하기 전, 그 해 7월에 북한의 공세가 기승을 부릴 때부터 생긴 오래된 미국의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사전폭격에 대해 그 무용성을 설명하고 있다. 주한 미 1군단장이었던 존 쿠스만 중장의 분석을 통해서다.

“사전공격, 폭격이란 미국의 과거 역사에 기본적으로 어긋나는 것이다. 어느 지휘관도 적이 공격 할 것을 안다면 기다리지 않는다. 북한과의 대결에는 서로의 계산이 다른 미묘한 문제가 있다. 내 생각에는 미국이 먼저 공격하는쪽이 아니다는 확신을 북한에 주어야 한다.” 커밍스는 덧붙였다. “미ㆍ북 다자회담이건 전쟁을 통하지 않는 외교이건 쌍방이 서로 자기 주장을 양보하고, 어떤 부문은 포기해야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의 책을 읽은 앞서의 프노트리는 권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책에서 보면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누군가 내년에 일어날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냈으면 한다.”

커밍스는 북한을 ‘어느 딴 나라’로 이름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에서의 자유주의 전통’이라는 책을 쓴 루이 하르츠는 “미국이 상상하는 것과는 다른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충격적인 철학’을 발견 할 때야 미국의 자유주의 전통이 산다”고 했다.

“북한은 나쁘든 좋든 그들(인민의) 나라며 어느 딴 나라다. 미국은 최소한 현재의 병영국가인 북한의 비극은 1950년 6월 이후 미국이 쏟아부은 폭격에서 시작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읽어볼 책이다.



박용배 언론인


입력시간 : 2003-12-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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