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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방폐장 야심작, 마무리 못하고 하차
윤진식 산업지원부 장관



부안 원전 센터 부지 선정을 놓고 집단적인 주민 반발로 5개여 월간 대혼란을 빚어 온 부안 사태. ‘참여 정부 들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던 부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이 12월 12일 기자 회견을 통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가 최근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힘으로써 촉발된 이번 사퇴의 변은 명확했다. “원전 센터 건설이 주민 의사를 수렴하는 절차를 보완해 새롭게 출발하게 된 만큼 모든 책임을 지고 산자부 장관직을 사임하겠다”는 것. 윤 장관의 사임은 부안 갈등이 폭력 사태로 치달으면서 이미 예견된 일로 원전센터 부지 선정 재검토 발표와 함께 기정사실화 됐다.

윤 장관은 올 2월 재임 직후부터 9개월 동안 원전수거물 부지 선정에 주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600억원 규모의 양성자 가속기 사업을 과기부로부터 이관해 온 것을 비롯, 사내 공모를 통해 전담 팀인 방사성 폐기물팀을 구성하고 전국의 신청 지역을 돌며 부지 선정을 직접 진두지휘 해왔다.

특히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원전수거물관리시설 대책회의에서는 “8월말까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사표를 쓰겠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센터 사업은 정부가 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채 부지 선정을 강행, 주민들과 시민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로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윤 장관은 “위도가 지역적으로 섬이라는 특성이 있고 지질적으로도 좋아 위치상으로 적지라고 생각했다”며 “부안 사태와 관련, 어린 학생들이 70여일 동안 등교하지 못한데 대해 번민을 느끼며 특히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사과한다”고 말끝을 흐렸다.

윤 장관이 사임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원전 센터 부지 선정 사업은 당분간 표류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부안 부지 선정 건은 사실상 윤 장관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진두지휘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안에 이어 다른 지방 자치 단체의 유치 신청을 받아 최종 부지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뚜렷한 사업 추진 주체가 사라진 만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지 선정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고, 폭력 사태까지 불러 왔던 부안의 격렬한 시위를 감안할 때 유치 신청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

다만 부안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 온 윤 장관의 사임을 계기로 주민 투표 실시와 토론 등의 절차를 통해 정부가 부안 주민과의 타협을 다시 한번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결과는 다소 비관적이다.

확실한 것은 윤 장관의 사임으로 주요 국책 사업에 대한 정부의 문제 해결 능력과 추진력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는 점이다. 앞으로 첨예한 이해 관계가 걸린 국책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3-12-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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