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고수들의 승부수 날리기, 덕분에 '차떼기' 시들?


○…대선 제2 라운드? 휴일인 14일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가 쓴 불법 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고 깜짝 발언을 하더니, 다음날 아침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기자 회견을 한 뒤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이번에는 ‘10억 짜리 도둑, 100억 짜리 도둑’을 떠올리게 만드는 노 대통령의 승부수 보다는 감옥행을 택한 이 전 총재의 승부수가 더 잘 통할 듯 한데….

○…“희정이도 가고, 광재도 가고….”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이었던 두 사람이 불법 대선 자금과 관련, 검찰의 칼을 맞았다. 안희정씨는 구속 직전 “현실 정치와 선거라는 진흙탕 싸움을 헤치고 나왔으니 어찌 바짓가랑이에 진흙이 묻어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는데, 과연 ‘그’의 바지에만 진흙이 묻었을까?

○…삼성은 뭘 해도 다르다! LG와 현대자동차가 한나라당에 불법 자금을 가져다 주면서 돈다발을 채운 트럭과 승합차를 넘기는 이른바 ‘차떼기’라는 무지막지한 방법을 쓴 반면, 삼성은 100억원의 국민주택채권을 2열로 쌓아 두꺼운 책처럼 보이게 포장해 넘겼다고. 자금 전달 방법이 투박하던 세련됐던, 공분을 사기는 매한가지.

○…한국은행에 따르면 3.4분기 해외 소비가 무려 3조89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7%나 늘어난 셈. 반면 국내 소비 증가율은 3.4분기에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면 “IMF 때보다 더 경기가 안 좋다”며 어깨가 축 처져있는 사람 밖에 안 보이던데, 그게 다 지갑 두둑한 사람들이 모두 해외에 나가 있어서 그렇구만.

입력시간 : 2003-12-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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